애니 ‘모아나’, 실사로 돌아오다
과도한 PC(정치적 올바름) 논란 대신 자연스러운 싱크로율 택한 디즈니
“무엇보다 캐릭터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
[헤럴드뮤즈=이미지 기자] 디즈니 라이브 액션 영화는 언제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고 출발한다. 원작의 감동과 추억을 충실하게 재현해 흥행에 성공하는 작품이 있는 반면, 캐스팅 논란으로 팬들의 외면을 받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올여름 또 하나의 디즈니 라이브 액션 영화 ‘모아나’가 베일을 벗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작품이 캐스팅 논란에 휩싸였던 ‘인어공주’, ‘백설공주’와는 다른 길을 택했다는 점이다.
오히려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앞세워 전 세계적인 흥행을 거둔 ‘알라딘’의 성공 공식을 이어갈 작품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모아나의 목소리를 맡았던 데 이어 이번 실사 영화에는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아우이 크라발호는 “세계관을 확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사 리메이크에서는 무엇보다 캐릭터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노래할 때 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니고, 태평양 섬 출신이라는 정체성을 지닌 배우를 찾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토마스 카일 감독 역시 “캐서린 라가이아에겐 모아나 같은 기질이 있었다”라며 “용감하고 장난기 넘치면서도 강인하고, 천부적인 카리스마를 가졌다”라고 거들었다.
‘인어공주’·‘백설공주’와는 다른 선택
‘모아나’는 바다가 선택한 소녀 모아나가 전설의 영웅 마우이와 함께 저주에 빠진 섬을 구하기 위해 미지의 바다로 떠나는 올여름 가장 눈부신 오션 어드벤처 영화.
원작 애니메이션은 흥행 면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모아나’는 1편이 국내 231만 관객, 전 세계 약 6억 40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뒀고, 후속편은 국내 355만 관객과 전 세계 약 10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실사화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팬들의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특히 이번 작품은 캐스팅부터 이전과 다른 방향성을 보여준다. 흑인 인어공주(할리 베일리)에 이어 라틴계 백설공주(레이첼 지글러)로 원작 훼손 논란에 휩싸였던 디즈니가 캐릭터의 정체성과 높은 싱크로율 구현에 더욱 공을 들인 모습이다.
모아나 역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영화의 배경인 남태평양 사바이섬과 사모아 제도 출신인 캐서린 라가이아가 3만 2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됐다. 그는 “모아나는 제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 중 하나”라며 “사모아와 폴리네시아 문화를 대표하는 역할을 맡게 돼 큰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모아나’ 관계자는 헤럴드뮤즈에 “실제 폴리네시아 출신인 캐서린 라가이아는 외모뿐 아니라 캐릭터가 지닌 기질까지 모아나와 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라며 “토마스 카일 감독 역시 캐스팅 과정에서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고 이야기할 정도였다”라고 전했다.
마우이 역에는 애니메이션에서 목소리 연기를 맡았던 드웨인 존슨이 실사 영화에서도 같은 캐릭터로 출연한다. 애니메이션에서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가 실사 영화에서도 동일한 배역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드웨인 존슨은 “모든 역경 속에서도 폴리네시아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폴리네시아 문화에 대한 본질적인 사랑과 기쁨이 여전히 남아 있다”라며 “스토리, 개발 등 모든 분야에서 폴리네시아 문화를 제대로 표현하려고 최선을 다했다”라고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모아나’는 보이지 않는 산호초 너머를 바라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인생은 때때로 두려울 때가 있지만, 그럼에도 믿음을 잃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라며 “저는 이 작품에 특별한 애착과 자부심, 감사함을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애니메이션 속 마우이와 실사 영화 속 마우이를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드웨인 존슨 역시 실제 사모아계 혈통으로 폴리네시아 문화에 깊은 애정을 가진 배우인 만큼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이라고 자신했다.
원작에 답이 있었다
원작과 다른 인종의 배우를 주인공으로 기용하며 이른바 과도한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캐스팅 논란을 겪어온 디즈니가 ‘모아나’를 통해서는 관객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분위기다.
실제 영화는 개봉 첫 주말 국내와 북미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으며, 로튼토마토 팝콘 지수도 89%(7월 16일 기준)를 기록하며 높은 관객 만족도를 입증했다.
관객들은 “캐서린 라가이아는 모아나 그 자체”, “원작 성우가 아니어서 아쉬웠는데 캐서린보다 더 모아나 같은 배우는 없을 것 같다”, “최근 디즈니 실사 캐스팅 가운데 최고”, “드웨인 존슨 역시 마우이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다만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있다. 전 세계 10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거둔 ‘알라딘’이 자스민 공주의 서사를 확장하고 신곡 ‘Speechless’를 추가하는 등 실사만의 차별화를 시도했던 것과 달리, ‘모아나’는 원작 애니메이션과의 차별점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물론 린 마누엘 미란다가 실사판을 위해 새롭게 작업한 ‘그 길을 따라’(Along The Way)가 추가됐지만, 원작의 명곡들에 비해 임팩트는 다소 약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모아나’는 원작의 감성과 캐릭터의 정체성을 충실하게 구현했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원작의 정체성과 캐릭터를 얼마나 존중하느냐가 실사 영화의 완성도를 좌우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평가다.
그동안 과도한 PC 캐스팅 논란으로 엇갈린 평가를 받아온 디즈니가 ‘모아나’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호주 배우 티건 크로프트를 주연으로 내세운 차기 실사 프로젝트 ‘라푼젤’에도 기대가 쏠린다.
과연 원작에 충실한 캐스팅 전략이 ‘라이온 킹’(전 세계 흥행 수익 약 16억 6000만 달러), ‘미녀와 야수’(약 12억 7000만 달러), ‘알라딘’(약 10억 5000만 달러)에 이어 또 하나의 흥행 신화를 써 내려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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