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는 100점, 뒷맛은 씁쓸… ‘모솔연애’의 그림자

평론가 “숙성의 시간 필요… 억지 프레임은 독”

응원이 편견으로… 선 넘은 ‘썸메이커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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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뮤즈=김민지 기자] “시즌1에선 ‘모태솔로’라서 응원해 줬는데, 이번엔 뭐만 하면 ‘모태솔로니까’라며 과하게 반응하니 아쉽긴 하더라고요”

넷플릭스 예능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2’(이하 ‘모솔연애2’)의 열혈 시청자이자 모태솔로인 김모(28) 군은 첫 연애를 위해 늘 고군분투 중이다. 소개팅은 기본에 각종 연애 프로그램까지 섭렵한 김 군에게 ‘모솔연애’는 단순한 예능이 아니었다. 위축됐던 자신을 다독여 주는 가장 강력한 위로이자 거울 치료제였던 것. 하지만 이번 시즌을 지켜보는 김 군의 표정은 어둡다. 인물 간의 섬세한 감정선 대신 오직 커플 성사라는 결과에만 집착한 전개 탓에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청룡시리즈어워즈 최우수작품상 영예에도…사라진 ‘처음’의 의미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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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막을 내린 ‘모솔연애2’는 수치상으로는 여전한 화제성을 과시했다. 지난달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7월 3주 차 TV·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비드라마 화제성 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제5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는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뻔한 짝짓기 형태의 연애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첫 연애’를 위한 한 사람의 성장을 담아낸 점은 시즌1부터 큰 응원을 받았던 비결이었다. 지난달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원승재 PD 역시 “서툰 사랑을 저희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이유로 꼽아주시는데, 이번 시즌에서도 전 출연진들을 응원할 수 있는 지점을 생각했다”며 모솔연애만의 정체성을 강조한 바 있다.

통상 연애 프로그램에서 시즌2 성공은 불문율로 통하기에 ‘모솔연애2’에 걸었던 기대는 더욱 컸던 터.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연 시즌2에서는 핵심 알맹이가 사라졌다.이에 평론가들은 “흔들린 정체성”을 부진의 이유로 꼽았다. ‘처음’이 주는 서툴고 진솔한 감정 대신, 여느 연애 프로그램에서처럼 커플 성사 여부에만 몰두했다는 이유에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날 것 그대로의 서투른 점들을 살려 ‘현미밥’처럼 생각해야 하는데 이를 다 깎아내 ‘단당류 가공품’으로 만들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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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모솔연애2’는 첫 시즌과 달리 눈에 띄게 달라진 구성을 선보였다. 모태솔로들을 한 공간에 가두는 썸하우스, 편지와 선물로 마음을 전하는 모솔 우체국, 개인의 진솔한 마음을 담은 5분 책방, 각종 컨셉의 데이트까지. 모태솔로들이 차분하게 서로의 마음을 알아볼 시간을 주는 대신, 어떻게든 접점을 만들기 위해 촉박하게 판을 돌린 것이다.

이에 김노은 PD는 “출연진을 자연스럽게 두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배워 촘촘한 커리큘럼을 준비했다”고 말하며 마음이 싹 틀 수 있도록 여러 장치를 일부러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이게도 시즌1의 핵심 묘미였던 ‘공감’의 부재를 낳았다. 느리더라도 출연진별 서사와 연애관, 가치관에 집중해 시청자가 다 함께 그들의 ‘첫사랑’을 응원하게 만들었던 주 무기가 사라진 셈이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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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명이나 되는 많은 출연진과 쉴 새 없는 이성 알아보기 스케줄은 지켜보는 패널과 시청자의 정신마저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썸메이커스로 활약한 이은지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모태솔로 출연진들에게 “애들 구내염 걸리겠다”라는 뼈 있는 농담을 던질 정도였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빠른 시간이 아니라 숙성된 만남을 통해 진정한 관계 성숙을 이끌어갈 수 있는 태도도 필요하다”며 “이런 부분은 찰나적인 만남이나 존중감이 없는 현시대에 시청자도 원하는 부분”라고 짚었다.

“모태솔로들은 역시나..” 썸메이커스 역할 향한 아쉬움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이하 모솔연애)시즌2 썸메이커스/민경빈 기자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이하 모솔연애)시즌2 썸메이커스/민경빈 기자

‘모솔연애’의 마스코트 중 하나는 이들의 처음을 응원하는 ‘썸메이커스’다. VCR을 보며 리액션을 하는 패널에서 나아가 모태솔로들의 담당 연애 코치가 되는 것. 이은지, 서인국, 강한나, 카더가든이 두 시즌 연속 활약했다.

이들의 맛깔나는 입담과 재치 있는 티키타카는 또 다른 재미 요소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 썸메이커스는 그 타이틀에 비해 역할이 미미했다. 이들과 모태솔로들과의 만남은 촬영 시작 전 한 번에 그칠 뿐, 이후에는 썸메이커스 또한 시청자처럼 관찰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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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일반 시청자와 이들이 달랐던 건 직접 교류를 나눴던 담당 모태솔로가 있다는 점이다. 썸메이커스들은 마치 ‘지인’의 첫 연애를 응원하듯 팁을 건네고 한마음으로 커플이 되길 바랐지, 담당 모태솔로가 상처받기를 원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즌이 거듭되며 마음이 편해진 탓일까. 이들의 가감 없는 훈수는 되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모태솔로’라서 응원받아야 할 이들이 작은 우스꽝스러운 행동이나 당황한 기색을 보이면, 기다렸다는 듯 “모태솔로라서 그렇다”라며 단정 짓고 쓴소리를 내뱉는 모습이 자주 포착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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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이 부분이 아쉬웠다고 짚었다. 그는 “썸메이커스의 멘토링 과정에서 모태솔로 개인의 성격이나 취향을 문제점 또는 결핍으로 규정하고 이를 고치게 한 점이 오히려 공감을 저해하고, 장애물로 다가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썸메이커스가 절대 답안을 갖고 있는 건 아니”라며 “오히려 시청자도 그들의 답을 보기보다 모태솔로 개인이 존중받길 바라고, 그들의 관점과 처지를 통해 다양한 발전의 과정을 보고 싶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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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 또한 미디어의 낙인이야말로 가장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봤다. 하재근 평론가는 “솔로인 사람들한테는 마치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미디어가 사회적 낙인을 찍는 건 늘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프로그램의 취지가 첫 연애, 솔로 탈출이라는 점은 고려해야 하지만 그와 별개로 용기 내 나온 일반인들과 특정 집단을 과도하게 나무라고, 선입견을 갖도록 유도하는 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핀오프까지 세계관 넓혔지만… 현커 0쌍의 씁쓸한 피날레

와중에 ‘모솔연애’는 세계관 통합이라는 대형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즌 1,2 출연자들의 세계관 통합을 담은 스핀오프 프로그램 ‘모태솔로 애프터서비스’를 통해 다른 시즌 출연진들과 소개팅하거나, 시즌2에서 못다 한 현실 커플 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때 공개된 현실 커플은 한 팀도 없었다. 유력한 현실 커플로 꼽혔던 출연진들은 방송 촬영 당시 빚어진 오해로 결국 행복한 결말엔 이르지 못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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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솔연애’가 청룡시리즈어워즈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던 그날, 썸메이커스로 활약한 이은지는 모태솔로 일반인 출연자들을 향해 “큰 용기를 갖고 여러분의 삶을 내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모태솔로들이 낸 그 귀한 용기에 진정한 위로와 따뜻한 응원이 더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