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이태란이 불륜을 다룬 작품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배우 이태란은 최근 서울 광진구 자양동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영화 ‘두 번째 스물’(감독 박흥식/제작 민영화사) 인터뷰를 갖고 중년의 멜로 혹은 불륜을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두 번째 스물’은 다시 찾아온 스무 살의 설렘, 이탈리아에서 펼쳐지는 첫사랑과의 재회를 그린 리턴 로맨스 영화다. 잊지 못한 첫사랑 민구(김승우)와 운명처럼 재회한 민하(이태란)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90% 이상 이탈리아 로케이션으로 촬영됐다.
이날 이태란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중년의 두 남녀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사랑을 나누는 그런 잔잔한 내용이라서 예술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 예술영화 찍는 느낌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내가 제대로 된 멜로 연기를 많이 보여주지 못해서 멜로연기를 보여주기엔 좋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민하는 안과 의사이고, 지성미가 있는 캐릭터잖나. 지적이고 커리어우먼 같은 느낌이 어울려서 박흥식 감독이 내가 연상됐다고 하더라. 내 입으로 말하긴 쑥스럽지만, 내 자랑이 돼버렸네요.(웃음) 민하와 내 나이대도 우연찮게 너무 똑같이 맞아떨어졌다. 민하는 자신감이 넘친다. 어릴 때부터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고, 안과의사인데다 미모도 대단한 인물이다. 민구(김승우)와는 정말 반대되는 성향을 가진 캐릭터였다. 그런 부분에서 민구가 민하를 사랑함에도 약간의 자격지심과 열등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사촌오빠와 만남을 오해하고 헤어졌을 것이다. 열등감이 없었다면 대화로 풀어갈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중년의 로맨스 혹은 불륜을 그린 ‘두 번째 스물’에 대해 어떤 부분에서 공감했는지 물었다. 이에 이태란은 “되게 애매한 부분인데, 공감했다고 하면 내 윤리적인 잣대가 안 좋게 보일까봐 말하기 애매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공항 가는 길’도 그렇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불륜 소재를 놓고 말들이 많잖나. 사랑이냐, 왜곡된 사랑이냐 이야기가 많은데 ‘두 번째 스물’은 그런 걸 떠나서 각자의 느낌, 사랑에만 중점을 두고 봐줬으면 좋겠다.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풍경과 잘 어우러졌으니 말이다. 사실 ‘두 번째 스물’이 대놓고 드러난 불륜 이야기였다면 나도 선택하기 힘들었을 것이고, 보는 분들도 불편했을 것인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고 해명하는 이태란이었다.
“나이가 들다 보니, 상대방을 이해하는 관점이나 마인드가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렸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냥 이해하도록 노력하게 되는 것 같다. 그 사람과 어떤 상황에서 사랑을 했던지 간에, 그냥 각자의 사랑이란 느낌과 감정에 충실해서 촬영을 했다. 가장 공감됐던 부분은 민하의 결정이었다. 마지막에 그렇게 아름답게 정리를 했기 때문에 잘 마무리 됐던 것 같다.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 ‘세 번째 스물’이 나오는 것 아닌가.(웃음)” ‘두 번째 스물’은 90% 이상을 이탈리아에서 촬영했다. 유명 관광지의 경우 촬영 시간이 제한돼 있었는데, 롱테이크에 대사량이 무척 많았던 작품이기도. 여기에 민하는 굉장히 당차고 솔직한 화법을 구사하는 인물이다.
이에 “민구는 민하가 사랑했던 과거의 연인이고, 허물없는 사이이기 때문에 말도 그렇게 한 것 같다”며 “대사량이 많고 전문용어가 많다고 해서 어렵진 않았다. 대신 카라바조(Caravaggio)라는 화가에 대해서 미술적으로 잘 알지 못해서 힘들더라. 더구나 한국 사람에겐 생소한 화가인데 이태리에선 유명하다더라. 그런 미술적인 지식이 담긴 대사를 민구와 풀어나가는 게 힘들었다. 대신 자연스러운 대화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고 엄청난 대사량 쯤이야 괜찮았다고 말하는 이태란이었다.
“걸으면서 대화하는 장면들이 신선하고 좋았다. 그런데 시간은 촉박하죠, 빨리 찍어야하지. 그래서 NG가 날까봐 긴장하고 미리 대사 외우고 그랬다. NG를 낼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미술관 앞에서 쭉 걸어 나오는 신이 있었는데, 굉장히 긴 대사였다. 박흥식 감독이 끊어서 촬영할 줄 알았는데 안 끊더라. 김승우와 내가 연기를 잘해서 그랬다고는 하는데, 그때도 정해진 시간이 있었다.(웃음) 정해진 시간을 미술관에서 다 써버려서, 밖에 나와서는 시간이 촉박하니까 그랬던 듯 하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정말 아련하다. 영화는 조금 기다리면서 광고 찍듯이 여유 있게 만들어가면서 찍는데, ‘두 번째 스물’은 드라마보다 더한 현장이었다. 정신없이 찍었다. 그래서 더 생동감 있었고, 더 많이 기대된다.”
한편 ‘두 번째 스물’은 오는 11월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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