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최연소 흥행퀸' 심은경은 왜 저예산 영화를 택했을까. '걷기왕' 백승화 감독이 답했다.
20일 개봉한 '걷기왕'(감독 백승화/제작 인디스토리)은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여고생이 경보를 접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영화 '써니'(2011)와 '수상한 그녀'(2014)로 '최연소 흥행퀸'이란 수식어를 갖게 된 심은경은 '걷기왕'에서는 선천적 멀미 증후군에 시달리는 만복 역을 맡았다.
사실 심은경의 출연은 연출을 맡은 백승화 감독 역시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라고. 최근 헤럴드POP과 만난 백승화 감독은 "우린 작은 예산의 영화이지 않나. 심은경처럼 상업영화에서 검증이 된 배우에 쉽게 접근할 수가 없었다"라고 했다.
하지만 만복 역에는 심은경이 제격이란 주변의 말에 따라 시나리오를 보냈고, 이를 심은경이 수락하면서 '걷기왕' 프로젝트는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심은경이 시나리오를 보고 '하고 싶다'고 하더라. 처음에는 '왜?'라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당시 심은경은 자신이 편하게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연기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만복이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본 거다. 그런 상황들이 맞아떨어졌다."
이에 백승화 감독은 만복 역을 실제 심은경과 최대한 비슷하게 맞춰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걸음걸이나 구부정한 느낌, 말투 등 배우에게서 배어 나오는 느낌을 참고했다. '만복이는 이런 사람이니 그렇게 해달라'가 아니라 '심은경은 이런 사람이니 만복이는 이런 감정을 갖는 게 어울리겠다'에 가까웠다"라며 그 과정을 설명했다.
덕분에 '걷기왕' 속 심은경은 그 어느 영화에서보다 자연스럽다. 백승화 감독은 "코미디의 호흡을 잘 알고 있으며, 포인트를 짚을 줄 아는 배우다. 크게 내가 말하지 않아도 먼저 해주더라. 그런 부분들이 편했다"라며 그를 극찬했다.
최대한 심은경을 배려했지만 백승화 감독이 양보하지 않았던 부분도 있다. 영화의 톤 앤 매너다. "'걷기왕'은 일반적인 리얼리티와는 거리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판타지도 아니다. 그 중간에 한 발짝씩 걸쳐져 있다고 할까. 보통 리얼한 연기를 좋은 것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좀 과장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다. 내가 원하는 그림을 최대한 정확하게 이야기했던 이유다."
같은 목표지점을 향해 동고동락한 사이인 백승화 감독과 심은경. 이들의 협업은 재기발랄한 작품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영화에 대해서만큼은 죽이 척척 맞는 두 사람.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란 점까지 비슷하다. 백승화 감독은 "엄청 노력했는데 아직도 별로 안 친하다"라며 웃었다.
"심은경과 나는 둘 다 살가운 것과는 거리가 있는 성격이다. 촬영하면서 늘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 사실 개인적으로 그렇게까지 친해질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고. 그것도 엄청 노력한 거다. 이렇게 말하면 안 되나? 그럼 친한 걸로 써달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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