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황수연 기자]요즘 아이돌에게 연기란 한 번쯤 거쳐가는 필수코스가 됐다. 뛰어난 연기력으로 관객들에게 인정 받는 경우도 있지만, 놀라울 정도로 발연기를 보여주는 아이돌도 심심찮게 만난다.
하지만 브라운관에서는 자주 볼 수 있더라도 충무로의 문턱을 넘기란 쉽지 않은 법. 늦은 가을 영화 한 편으로 관객을 만나는 배우돌 4명이 있다. 주연부터 우정출연까지 다양하다. '럭키' 이준, '형' 도경수, '어떻게 헤어질까' 박규리, '걷기왕' 이재진이다. ■'럭키' 이준 이준은 '연기돌'로 이름을 알렸지만, 시작은 할리우드 영화 '닌자 어쌔씬'에 출연한 배우였다. 그룹 엠블랙에서 나오며 탈 아이돌을 선언한지 2년, 이제 이준은 연기력과 흥행까지 성공하며 진짜 배우로 거듭났다.
이준이 출연한 영화 '럭키'(감독 이계벽/제작 용필름)는 개봉 9일 만인 지난 21일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 코미디 영화 사상 최단 기간(9일) 300만 돌파라는 신기록을 썼다. 지난 13일 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준은 '럭키'에서 찌질함의 끝을 보여주는 무명배우 '재성'으로 분해 색다른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올 누드 촬영을 위해 탄탄한 복근은 매일 라면을 먹으며 살을 찌웠고, 나흘 동안 씻지 않고 런닝을 입고 선탠을 하는 등 연기 열정을 보였다.
'럭키' 이계벽 감독은 이준을 '헐크 반바지처럼 영화에 그가 없으면 안되는 존재'라고 표현하며 이준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전작 '손님'의 흥행 참패는 잊혀졌다. '럭키'라는 행운을 만났다.
■'형' 도경수 가수로서는 엑소 디오지만, 연기를 할 때는 배우 도경수다. 영화 '카트'로 첫 충무로에서 발을 내딛더니, 영화 '순정'으로 주연 자리까지 꿰차는 대세 배우가 됐다. 오는 11월 30일 개봉하는 영화 '형'(감독 권수경/제작 초이스컷픽쳐스)에서는 조정석과 투톱 주연을 맡았다.
'형'은 잘 나가던 유도 국가대표 동생 고두영(도경수)이 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되고, 이 소식을 들은 사기전과 10범 형 고두식(조정석)이 눈물의 석방 사기극을 펼치면서 남보다 못한 두 형제가 동거에 돌입하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도경수는 짧은 연기 경력에도 매 작품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이며 차세대 연기돌로 자리 잡았다. 엑소 보컬을 맡고 있는 그가 연기까지 잘하니, 그야말로 '사기캐'가 아닐 수 없다.
이번엔 흥행까지 성공할 수 있을까. 전작 '카트'와 주연을 맡은 '순정'은 각각 81만 명과 24만 명 관객을 동원,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이번엔 코미디 장르에 도전, 조정석과 브로맨스 케미를 뽐낸다.
■'어떻게 헤어질까' 박규리 카라 박규리가 감성 영화 '어떻게 헤어질까'로 충무로를 찾는다. 지난 7월 전 소속사와 계약이 종료와 동시에 본격적인 연기자 전업에 나섰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지난 4월 영화 '두 개의 연애'로 이미 스크린 데뷔를 마쳤다.
영화 '어떻게 헤어질까'(감독 조성규/제작 하준사)는 인간의 영혼이 들어간 수상한 고양이 얌마와 함께하는 독특한 감성의 판타지 드라마다.
박규리는 고양이 얌마의 주인 이정 역을 연기한다. 고양이 안에 들어간 영혼을 보고 대화할 수 있는 능력자 나비(서준영)의 이웃으로 얌마로 가족이 돼 서로 사랑하고 이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11월 3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어떻게 헤어질까'는 제 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부문 초청작으로 선정됐다. 흥행 대박을 예감하는 대작은 아니다. 하지만 꾸준히 충무로를 찾으며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박규리의 소신있는 행보가 눈길을 끈다. 다.
■'걷기왕' 이재진 FT아일랜드 이재진도 특별출연이지만 스크린에 얼굴을 비췄다. 지난 20일 개봉한 영화 '걷기왕'(감독 백승화/제작 인디스토리)이다. 이재진은 주연 심은경이 짝사랑하 배달부 효길 역을 맡았다.
이재진은 예상을 뛰어넘는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난 슬플 땐 힙합을 춰"라는 명대사와 짝사랑하는 상대에게 바치는 자작곡 랩은 폭소를 자아낸다. 진지한 힙합 청년의 허세는 이재진의 본 모습일까 싶을정도로 자연스럽다.
'걷기왕'은 소소한 재미와 감동이 있는 영화다.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랭크되는 화제작은 아니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은 그의 예상 외의 연기력에 놀라움을 표했다. 이재진은 첫 영화 도전에 의미있는 발자국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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