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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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소담 기자]이동우, 임재신 두 남자의 기묘한 여행이 공개됐다. 감동은 배가 됐고, 그 의미는 더욱 커졌다. 서로의 눈과 몸이 되어준 두 남자의 이야기가 전하는 이야기가 참으로 따뜻하게만 다가온다.

영화 ‘시소’(감독 고희영/제작 SM C&C 에스엠컬처앤콘텐츠)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31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이동우, 임재신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시소’는 볼 수 없는 사람과 볼 수만 있는 사람, 두 친구의 운명같은 만남과 우정 그리고 특별한 여행을 그린 감동 다큐멘터리다.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어 앞을 못 보는 남자 이동우와 근육병 장애로 앞만 보는 남자 임재신이 제주 여행을 떠나 아버지와 가장이라는 삶의 무게와 아픔을 공감하며 진정한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담았다.

이날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소감을 묻자 이동우는 “기쁘다. 다큐멘터리 영화는 처음이다. 어떤 촬영을 하게 되는지, 촬영 마친 후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지, 일반 극영화와 어떻게 다른지 잘 몰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동우는 “언제쯤 개봉하게 될까, 언제쯤 많은 이들과 영화를 볼 수 있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시간을 보냈는데 그 날이 왔네요”라며 “난 임재신과 여행을 하는 게 소원이었는데, 겸사겸사 여행을 하면서 많은 걸 누렸다. 또 개봉을 하게 돼 이 순간이 정말 기쁘다. 개봉을 앞둔 이 시점에 마음 속에 설레는 꿈을 품게 된 것 같아 여러모로 기쁘다”고 재차 설렘을 드러냈다.

임재신은 “보다시피 처음이라 떨린다. 내 삶이 화면에 나와서 누군가 본다는 게 많이 쑥스럽다. 그저 다 찍은 작품을 보고 난 후 느낀 건, 내가 이동우 형에게 던진 건 음계였는데 그게 멋진 재즈곡이 돼서 내게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임재신과 이동우의 첫 인연은 어떻게 시작된 걸까? 이동우는 “라디오 생방송을 가는 길이었는데 매니저가 차에서 울고 있더라. 왜 그러냐고 했더니 전화 한 통을 받았는데 어떤 사람이 내게 눈을 주겠다고 했다더라”고 임재신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이동우는 “처음이었다. 정말 많이 울었다. 숨을 못 쉬겠더라. 이런 일이 있을 수 없잖아요. 그래서 방송국에 도착하자마자 조금 전 있었던 내 사연을 이야기를 했다. 라디오를 들으시는 분들에게 세상이 이렇게 따뜻하네요 하는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동우는 “어떻게 하다 보니 그 이야기를 많은 이들이 알게 됐다. 자연스럽게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이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의견이 생겼다. 어떻게 하면 될까 하는 고민과 논의도 많이 있었는데, 여행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임재신과 여행을 하게 됐다”고 다큐멘터리 영화 ‘시소’ 탄생 뒷이야기를 전했다.

“개인적으로 난 출연 안할 이유가 없었다”고 강조한 이동우는 “처음으로 임재신으로부터 (눈을 주겠단)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 바로 라디오로 그 사연을 전했듯이, 내가 감동 받았던 사연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세상이 놀이터 같았으면 좋겠단 마음이었다. 그리고 마침 만나게 된 고희영 감독을 비롯한 모든 이들이 고운 분들이었다. 이들을 믿고 따라가면 되겠다 싶었다. 임재신도 나도 다큐멘터리 영화가 처음이라 설레고 호기심도 있었다. 더구나 여행이라고 해서 함께 놀러가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동우와 함께 한 임재신은 “다큐멘터리니까 연기력이 필요한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형, 동생으로 날 도와주는 사람들과 함께 만난다고 하니까 수락했다. 제주도에서의 열흘이란 시간을 선뜻 받아들였다. 영화를 찍고 나서 후폭풍이 있네요. 이렇게 기자간담회도 하게 되고”라고 남다른 소감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동우는 "'둘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세상'이란 카피가 좋더라. 임재신과 난 그런 관계다"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은 바로 무인도에 가져갈 세 가지를 이야기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다. 영화에선 임재신의 답은 공개됐지만 이동우의 대답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이동우는 "무인도에 가면 뭘 가져갈까 생각을 해봤는데, 마땅한 게 없더라. 단 하루라도 날 살게 할 수 있는 도구라면 그걸 골라서 가겠죠. 불이 될 수도, 물이 될 수도 있다. 아마 하루라도 더 살고 싶지 않을까요? 임재신은 무인도에서 담배 피우면서 영화를 보고 히터를 틀고 있겠다고 멋있게 대답했잖나. 그런데 난 날 한 시간이라도 더 살게 할 수 있는 물건을 챙겨가서, 하루라도 더 살기 위해 발악하지 않을까 싶다"고 고백했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도 제주도라는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 임재신은 "장애인이 되고 나서는 여행에 있어서 자동차를 타거나 비행기를 타거나 하는 건 정말 작은 고려사항이다. 날 도와줄 누군가와 가느냐, 내가 머물 편의시설이 어느 곳인가가 고려 대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도가 아니었다면, 소위 말하는 유럽 이런 곳에 가고 싶었다"고 오히려 장소는 큰 문제가 아니었음을 말했다.

그렇다면 이동우가 인상 깊게 본 장면은 어떤 것일까? 이동우는 "난 영화를 보긴 하지만, 그냥 기억을 하는 것이다. 영화에 담기지 않았던 두 가지 기억이 있다. 임재신이 스킨스쿠버를 할 때 도와줬던 분들이 있다. 임재신이 그걸 마친 뒤 도와줘서 감사하다고 했더니 그 분이 '함께 해줘서 영광이었다'고 하더라. 그걸 들으면서 감동 받아서 눈물이 나더라. 저런 사람을 데리고 바다 속에 들어간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오히려 함께 해서 영광이었단 소감은 나를 굉장히 많이 울렸다"고 털어놨다.

또 이동우는 "여행 중간에 밥을 먹으러 들어가는데, 국수집 사장님이 나가는 나를 안아주더라. 말 한마디도 없었던 분이 나를 푹 안아주면서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세 번 말씀을 해주시더라. 그런데 온몸을 떨더라. 살면서 그런 사랑 고백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 때도 큰 감동이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OST에도 참여한 이동우는 "시각장애인은 소음이 심한 곳에 있으면 공황장애가 온다. 아무리 소음이 있어도 보이는 게 있으면 모르는데, 한번은 도심 속 소음이 심한 곳에서 앉아 있는데 그게 어마어마하더라. 기동성 있게 움직이지 못하니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눈을 떴을 때 이런 모습이 펼쳐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노래를 썼다. 내겐 상상하는 것이 생존의 수단이다. 괴로움을 잊기 위한 수단 말이다. 그걸 가사로 옮겼고, 영화 마지막에 그 곡이 삽입됐다.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어 임재신은 "이동우가 내게 선물이라면서 눈동자 목걸이를 선물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뭔가를 받았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마음이 열리고 새롭게 도전할 힘을 얻게 되잖나. 선물을 따로 안 줘도 되는데 내게 선물을 또 준비한 걸 보면서 고맙고, 참 단순하구나 싶었다"고 감사를 표하면서도 "눈동자 목걸이를 주다니. 내가 집을 준다고 했으면 어쩔 뻔 했나 싶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이동우는 "자식을 대하는 마음은 여느 부모마다 다 마찬가지 아니겠나. 뭐라도 하나 더 주고 싶은 마음인데 뜻대로 되지 않는 불편함이 늘 있다. 그것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게 되고, 그런 일상을 사는 두 남자가 우리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종류가 다를 뿐인데, 아이를 향한 마음은 똑같았다. 부모라고 하는 존재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자식과 꼭 아름다운 이별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리고 그 이별은 아름다워야 하지 않은가 생각한다. 그게 내 숙제이고 무거운 과제이긴 하지만 한 번도 잊지 않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내가 내 삶에 더 충실해야겠죠"라고 전했다.

끝으로 이동우는 "주변에 아픈 사람이 많다. 사람들은 그들을 나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아프다 말하지 않고 멀쩡한 것처럼 돌아다닌다. 이 영화를 보면서 진짜 아픈 분들이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얻길 바란다. 고백을 하면서 고통이 줄어든다는 게 아니라, 내가 아프다고 하면 내 아픈 곳을 들여다보는 또 다른 누군가가 나타나거든요. 꼭 그런 이야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임재신은 "이런 소재가 특별해서 영화화 되는 게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 이 사회에 특별하지 않은 마음이 됐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생각하고, 누군가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마음이 넘쳐나서 이런 소재의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이니까 많이 봤으면 좋겠고, 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에 이동우는 "임재신이 이 영화가 마지막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시소2'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다시금 웃음을 전했다

한편 ‘시소’는 오는 11월1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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