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임지연 기자]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10년이 됐다. ‘막영애’ 현장은 놀러 가는데 일찍 부르는 그런 느낌이다.”
배우 윤서현은 2007년 4월 처음 시작한 국내 최장수 드라마 tvN '막돼먹은 영애씨‘에 9년, 15시즌째 출연 중인 드라마의 주역이다. 구박을 당하고 회사의 천덕꾸러기였던 그는 시즌을 거듭하면서 평범한 40대 가장을 대표하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10년 동안 ‘막돼먹은 영애씨’를 지킨 윤서현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오래 해 먹었다”라고 웃은 뒤 “우리 드라마가 오랜 시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특별하지 않아서 인 것 같다. 집에 기둥이 있으면 사람들은 잘 눈에 띄지 않아서 모르지만 오래 살아남지 않나. 독한 사람들은 빨리 반응이 오지만 그만큼 빨리 식을 수도 있는 것 같다. 우리 드라마는 공감 가는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는 게 매력인 것 같다”라며 웃었다.
시즌이 끝나면 흩어졌다가 “이제 할 때 되지 않았어?”라며 다시 모인다. 그렇게 호흡을 맞춘 게 벌써 10년. 윤서현은 ‘막돼먹은 영애씨’ 현장을 두고 “놀러가는 데 일찍 부르는 느낌? 노는데 밤을 새서 노는 느낌의 현장”이라고 표현했다.
“다른 현장 가는 거보다 훨씬 재밌다. 놀러 가는 데 왜 아침 일찍 부르지? 왜 늦게 집에 보내주지? 이런 느낌이다. 생방송으로 촬영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힘든 건 있는데 스태프를 보면 힘을 낼 수밖에 없다. 스태프들도 10년 동안 한 사람들이 있다. 다 형동생이다. 배우 따로 제작진 따로가 없다 중간 중간 캠핑을 가도 다 같이 간다. 라미란 좋아해서 같이 가고 이승준은 싫어하는 데 쫓아왔다.”
“만약 이번 시즌이 1월 3일에 끝나면 아마 자연스럽게 다음 시즌을 기다릴 것이다. 아무래도 배우는 불안한 직업이지 않나. 그런 면에서 ‘막영애’는 기다려지고 설레는 작품이다. 사람을 덜 늙게 해주는 작품이랄까(하하).”
윤서현이 연기하는 윤과장 캐릭터는 다른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과거의 색깔이 조금 옅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캐릭터가 없어진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물었다.
“개인적으로는 아쉽긴 해도 극중에서 내가 가지고 가야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보다 눈에 조금 덜 비추더라도 누군가는 내가 할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 내가 생각하는 드라마의 인물을 보면..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가 보이지만 김상경, ‘친구’의 서태화 같은 극을 이끌어 가는 인물들이 있지 않나. ‘막영애’에서 윤과장은 사람들이 놀 수 있게 만드는 데 캐릭터.”
윤과장은 시즌15에서도 ‘동네북’이다. 사장 조덕제와 이승준 그리고 라미란에게 구박을 받는다. 연기하는 입장에서 윤과장표 통쾌한 복수를 기대하진 않을까.
“나는 늘 윤과장이 폭발하는 걸 기대한다(웃음). 이번 대본에는 그런 장면이 있지 않을까하면서 대본을 넘긴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내가 당하는 게 재미있는 거 같다(웃음) 이게 계속되면 지루해지지 않을까. 매일 당하는 사람이 한 번 이기면 재밌지 않을까? 시원한 모습을 보이는 순간이 있을 거라 믿는다. 다음 시즌에도 안 드러나면 작가님을 졸라볼 것이다. 그래도 윤과장 입장에서 미란에게 당하고 조덕제, 지순, 승준에게 당하지 않나. 사람들이 착하게 봐준다(웃음). 한번은 이승준이 착하게 연기할 거냐고 촬영 때 이야기하더라. 가만히 있는데 도움을 많이 받는 입장이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대한민국 평균 30대 여성의 일과 사랑을 현실적으로 담으며 공감대를 형성,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시즌이 거듭되면서 과도한 삼각 로맨스를 그려내면서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초심을 잃었다 혹 작가 교체로 인한 결과라는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윤서현은 “작가들은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제작진에게 힘을 실어줬다.
“사실 시청자들의 반응에 무덤덤하고 신경을 많이 안 쓰는 편이다. 배우들이 재밌게 촬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본을 처음 보면 재미없다는 생각을 전혀 안하고 본다. 나의 기준으로 볼 때 재미없지 않다. 오히려 연기자, 연출이 그런 반응을 많이 신경 쓰는 게 안쓰럽다.
우리 작가들은 모든 걸 공유하고 회의해서 작품을 완성한다. 이번 시즌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나는 작가 탓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제작진은 정말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마지막회 대본 초고가 나왔는데, 계속 회의를 하고 수정 작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배우들에게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결말에 대해서는 연출도 뒤늦게 알았을 것이다. 작가들을 믿으니까 회의에 들어가지 않는다. 보통 다른 드라마는 연출이 개입해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 드라마는 서로를 믿는다. 그래서 이번 시즌도 유종의 미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10년 동안 출연했지만, 윤서현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막돼먹은 영애씨’와 함께하길 바랐다.
“오래 갔으면 좋겠다. 다음 시즌을 기대하지만 막연할 뿐 어떻게 될지 모른다. 다만 작품이 좋아서 오래갔으면 좋겠다. 오래하니까 정형화된 이미지가 생기지 않나.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아서 좋다. 캐릭터가 잘 만들어진다."
언젠가 ‘막돼먹은 영애씨’가 없어진다면?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아쉬운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에 답하던 윤시현의 눈가가 촉촉했다. “만약 시즌이 없어지면 허할 거 같다. 누구 하나 울 것이다. 내가 제일 울지도 몰라서 울컥한다. 내색은 안 하는데 살짝 사명감 부담감이 있다. 내가 조금 잘해서 우리 작품이 꾸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하는 데 우리 드라마에 출연하는 사람들은 다들 이 프로그램을 사랑한다. 그 바쁜 라미란에게도 ‘막영애’는 첫 번째인 작품이다. 이 프로그램이 잘 되는 게 100명을 편하게 해주는 일이 때문에. 힘은 없지만 일조를 하고 싶다. 즐겁게 하고 싶어서 미치게 좋아서 하는 작품이다. 언제가 끝은 있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이보다 더 좋은 작품을 어디서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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