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스터' 스틸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마스터' 스틸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본분을 다하고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환상종이 되어버린 사회다. 조의석(40) 감독과 강동원의 합작 프로젝트 '마스터'는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마스터'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조 단위 사기 사건을 둘러싸고 속고 속이는 추격을 그린 범죄오락액션영화다. 희대의 사기범과 그의 브레인, 그리고 이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의 이야기다. '감시자들'(2013) 조의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금융 사기꾼 진현필 역 이병헌,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 역 강동원, 타고난 브레인 박장군 역 김우빈이 나섰다. 여기에 엄지원, 오달수, 진경 등이 출연한다.

특히나 강동원은 정의감이 넘치는 형사 김재명 역을 연기했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부패한 대한민국의 1%를 쓸어버리기 위해 판을 짜는 인물이다. 세금값 제대로 하는 공무원인 셈. 언뜻 보면 특이할 게 없다. 하지만 그간 범죄물에서 올곧은 형사가 주인공이었던 경우는 손에 꼽는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평면적이기에 드라마틱한 설정이 힘들다.

조 감독 역시 이를 인정했다. 그럼에도 김재명을 앞뒤가 똑같은 인물로 설정한 이유는 분명하다. 그가 '마스터'의 핵심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만약 반전이 있었다면 김재명은 누가 해도 상관없는 배역이었을 것이다. 나는 기존 한국 영화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캐릭터를 그리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마스터' 스틸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마스터' 스틸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강동원 역시 나와 같은 의견이었기에 김재명 역을 흔쾌히 O.K 했다. 김재명은 자신이 처음에 선언한 걸 지키는 강직한 사람이니까. 거기에 반전이 있었다면 그 역시 'NO'라고 했겠지. 강동원이 연기했기에 김재명의 결이 살아났다. 또 그의 타고난 외모적 스펙이 있지 않나. 솔직히 그 부분이 도움이 많이 되더라."

실제로도 강동원은 할 말은 하는 성격의 소유자라고. 조 감독은 "나는 강동원이 김재명을 만족스럽게 소화했다고 본다"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강동원이 현장에서는 다소 힘들어하기도 했다. '욕이라도 한마디 하고 싶은데 김재명이니까 못하잖아요'라고 하소연하더라"며 웃었다.

"내가 관찰한 강동원은 판을 크게 보는 스타일이다. 젊어서 그런지 이해도 빠르고, 시나리오 전체의 흐름을 보더라. 김재명과도 닮은 부분이다. 반면 이병헌은 연기 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돈이 어쩌고 세금이 어쩌고 이런 건 잘 모른다. 진현필과는 완전히 다르다."

'마스터' 조의석 감독 / 서보형 기자
'마스터' 조의석 감독 / 서보형 기자

'마스터'의 중심축이자 메시지 그 자체인 김재명. 덕분에 조 감독은 촬영 중 강동원의 대사에 감정 이입을 하기도 했다고. 스스로 "무미 건조한 사람"이라고 밝힌 그이지만, 정의구현을 위해 몸을 던지는 김재명의 행보는 그가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핵심이었다. 자연스럽게 마음이 움직일 수밖에.

"감독이 자기 영화 보면서 '감동했어' '울었어'라고 말하는 건 미친 짓이다. 근데 강동원이 결말에 해당하는 대사를 쳤을 때 울컥하더라. 세월호 희생자들과 (모티브가 된)조희팔 사기 사건 피해자들이 생각났다. 강동원이 그걸 잘 소화해줘서 고맙더라. 그래서 '나 방금 울뻔했어'라고 했지. 근데 강동원이 쿨하게 '네?'라고 하고 지나가더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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