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피할 곳 없는 운명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영화 ‘공조’ ‘더 킹’이 오는 18일 동시 개봉한다. 과연 관객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오랜만에 흥미진진한 맞대결이 예고돼 충무로가 들썩이고 있다. 서로 지난해 11월 한국영화들이 서로 개봉일을 두고 눈치싸움을 벌였던 상황과는 다르다. 한날, 한 시 동시 개봉이라니. 그것도 톱스타를 내세워 설 연휴 특수를 겨냥한 영화라니. 바로 현빈, 유해진 주연 ‘공조’(감독 김성훈/제작 JK필름)와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주연 ‘더 킹’(감독 한재림/제작 우주필름) 이야기다.
먼저 ‘공조’는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조직 리더 차기성(김주혁)을 잡기 위해 남북 최초 공조수사가 시작되고, 임무를 완수해야만 하는 특수부대 북한형사 림철령(현빈)과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생계형 남한형사 강진태(유해진)의 예측불가 팀플레이를 그린다. 여기에 장영남, 이해영, 이동휘, 소녀시대 임윤아 등이 출연한다.
‘공조’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럭키’가이 유해진이다.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에서 보여준 참바다 씨의 푸근한 매력은 물론이고 그동안 수많은 영화에서 보여준 열연을 ‘공조’에도 고스란히 아니 그 이상으로 담아낸 그다. 대국민 호감 배우답게 생계형 남한 형사라는 캐릭터에 맞는 정겨운 연기로 강진태 캐릭터를 구축한 유해진이다.
여기에 마지막 대표작이 ‘해병대’라 불릴 정도로 전역 후 주춤했던 현빈은 ‘공조’를 통해 부활을 꿈꾼다. 서울 도심을 오가며 대역 없이 액션 연기를 펼친 현빈은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북한 형사 림철령 역을 통해 로코킹 이미지를 모조리 지워냈다. 카리스마에 왠지 모를 허당 같은 느낌도 더해졌으니 금상첨화다.
‘공조’를 통해 극악무도 악역으로 변신한 김주혁도 눈여겨볼만 하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구탱이형으로 불리며 웃음을 책임졌던 김주혁은 프로그램 하차를 결정할 만큼 ‘공조’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분노유발 미친 악역으로 압도적 존재감을 남긴 김주혁이다. 이에 맞서는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조인성)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조인성의 9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김아중 등이 출연한다.
‘쌍화점’(2008) 이후 9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조인성은 어느덧 스타가 아닌 배우라는 수식어가 더욱 잘 어울릴 정도로 농익은 연기력을 보여준다. 10대부터 40대까지,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며 권력의 개 노릇을 하는 박태수의 인생을 굴곡지게 표현해낸 조인성이다. 힘을 얻기 위해,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해 강자의 왼팔로 군림하는 박태수를 통해 조인성은 신념 없는 권력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보여준다.
정우성이 연기한 권력 실세 한강식 검사는 추악하면서도 우아함과 품위를 잃지 않으려 하는 인물. 고상한 척 굴다가도 권력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한강식을 통해 관객의 비웃음을 이끌어내고 싶었다는 정우성. 아마도 그의 의도는 성공한 듯 보인다. 클론의 ‘난’에 맞춰 춤을 추는 정우성, 조인성, 배성우의 엉성한 군무는 ‘더 킹’의 깨알 관람포인트다.
물론 ‘공조’ ‘더 킹’ 모두 약점은 있다. ‘공조’의 경우 90년대 인기를 끌었던 강우석 감독의 ‘투캅스’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이다. 과도하게 설명적인 장면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고, 고작 3일간의 작전 도중 목숨 바쳐 서로를 구하겠다 나서는 주인공들의 관계는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브로맨스로 포장했지만 클라이맥스로 갈수록 남북 형사의 행동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볼거리는 많지만 스토리가 단순하다는 것과 결말이 뻔히 그려진다는 점이 아쉽다.
‘더 킹’은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부터 숨은 사건들을 블랙코미디로 버무려냈는데, 아는 만큼 보인다고 현대사 이슈를 모른다면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단적으로 비교했을 땐, 보고 난 뒤 이야깃거리가 많은 영화가 바로 ‘더 킹’이다. ‘공조’가 한번쯤 웃고 즐길만한 영화라면 ‘더 킹’은 썩은 권력에 돌직구를 날리는 풍자적 요소가 강한 작품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기선제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흥행 왕좌는 누구에게 돌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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