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호연 기자] 알다가도 모를 뻔 했다. 배우 공유가 아니었다면 '도깨비' 김신의 전무후무한 900년은 제대로 설명이 안 됐을지 모른다. 공유는 '도깨비'를 통해 또 한 번의 인생작을 경신, 2017년에도 공유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서 21일 종영된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에서 공유는 969살을 넘게 산 도깨비 김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고려 때부터 이어져온 주변 사람들과의 이별을 여전히 반복했지만, 그래도 도깨비 신부가 다시 돌아왔기에 김신은 외롭지 않았다. 찬란한 해피엔딩이었다.
전체적인 배경은 현재였지만, 김신에게는 고려 때부터 30년 뒤 미래까지 모두 같은 세계관이었다. 일례로 김신은 고려 왕 왕여(이동욱 분)부터 저승사자 왕여와 강력계 형사 이혁까지 세 명의 다른 친구를 봤다. 첫 번째 환생에서 김신과 재회했고, 앞으로도 두 번의 환생을 더 예고한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 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신은 다양한 인물을 만나고 소멸까지 겪으며 그 누구보다 감정의 변화를 느꼈다. 공유는 900년 넘게 이어진 김신의 무료할 수 있는 삶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때론 댄디한 웃음으로, 때론 사극 톤 내레이션으로 김신의 감정들을 표현한 것. 덕분에 짐작조차 하기 힘든 900대 도깨비의 쓸쓸함이 시청자들에게도 이해됐다.
지난해 영화 '부산행'과 '밀정'의 흥행을 선두에서 이끈 공유는 자타공인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그런 공유가 차기작으로 케이블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가 분명했다. KBS 2TV '태양의 후예'의 주역이던 김은숙 작가, 이응복 PD와의 호흡도 최고의 시너지로 나타났다. 공유는 '도깨비' 김신을 자신의 인생 캐릭터로 만들고 표현해냈다.
김은숙 작가가 수년 간 공유에게 러브콜을 보냈던 이유도 이번 '도깨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혹자는 오글거린다고도 평하는 대사들은 공유와 찰떡궁합이었다. 김신은 왕여와 유덕화(육성재 분) 앞에선 코믹한 느낌으로, 지은탁과 김선(유인나 분)에게는 아련한 모습으로 변신했다. 원조 '로코킹'다운 공유의 소화력이 돋보였다.
'도깨비' 하면 생각나는 우락부락한 이미지 역시 공유가 완전히 바꿨다. 공유는 코트가 잘 어울리고 여러 방면에서 능력치를 발휘하는 수호신 도깨비를 보다 매력적으로 살려냈다. 그러면서도 절대신이나 삼신할매(이엘 분)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는 장면에서는 비인간의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지기도 했다. 공유의 복합적인 눈빛 덕분이었다.
소멸의 과제를 마친 김신은 벌 대신 행복한 기다림으로 불멸의 생을 살고 있지 않을까. 또 다른 불멸의 의미로, 김신은 공유와 함께 시청자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전망이다. 김신과 제2, 제3의 지은탁의 사랑, 그리고 배우 공유의 연기가 계속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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