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짤막한 다리와 뭉툭한 손을 지닌 4cm짜리 히어로가 탄생했다. 레고로 만들어진 새로운 배트맨이 온다. 시니컬한 유머감각은 덤이다.
영화 '레고 배트맨 무비'(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가 2일 오전 서울시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로 베일을 벗었다. 모난 성격 때문에 외톨이로 지내던 배트맨(윌 아넷)이 고아 소년 로빈(마이클 세라)을 입양하고, 고담시 경찰청장 바바라 고든(로사리오 도슨)을 만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레고 배트맨 무비'는 DC 코믹스에 등장하는 슈퍼히어로 영화의 세계관, 즉 DCEU(Extended Universe DC)의 확장판에 해당한다. DC 히어로 무비를 배급해왔던 워너브러더스의 애니메이션 전문 제작사 WAG(Warner Animation Group)이 제작한 3D 레고 블록버스터다. 간단히 말해 레고로 표현한 배트맨의 이야기다.
기본 설정과 세계관은 그대로다. 고담시를 배경으로 그의 숙적 리들러, 스캘 크로우, 베인, 투 페이스, 캣우먼 등이 등장한다. 여기에 고든 청장의 딸 바바라 고든과 배트맨의 사이드킥 로빈도 빼놓을 수 없다. 배트맨과 조커의 한판승부가 주요 줄거리다.
영화는 시작부터 발칙하다. 'DC는 배트맨이 먹어살리는 회사'라고 하거나, '아이언맨 재수 없어'를 비밀의 문 암호로 쓰는 자의식과잉의 다소 쪼잔한 배트맨이 주인공이다. 세상의 고민은 다 짊어진 엄숙함과는 거리가 멀다. '레고 무비' 속 배트맨은 히어로이자 헤비메탈 랩 가수다. 고뇌에 찬 브루스 웨인은 없다. 히어로물의 뻔한 공식과는 거리가 멀다. 여전히 배트 시그널은 켜지고, 악당들과의 전투는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레고로 표현되었기에 총격전도 귀여울 지경이다. 살벌하지만 무해하다.
게다가 셀프 디스까지 한다. 집사 알프레도는 80여 년이 다 되어가는 배트맨의 유구한 역사는 '도련님의 철없는 행동들'이라 일축한다. 실제로 배트맨은 메트로폴리스에서 영웅으로 칭송받는 슈퍼맨을 질투하는 등 다소 유치한 행동을 거침없이 한다.
이 영화의 발칙함은 DC 유니버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해리포터' '닥터후' '반지의 제왕' '오즈의 마법사' '킹콩' 등 유명 프랜차이즈 무비의 빌런들을 소환해 성역 없는 패러디를 펼친다. "윙가르디움 레비오우사(Wingardium Leviosa)"와 "말살하라!(Exterminate)" 등 이들의 유행어까지 등장한다. 아는 만큼 웃고 즐길 수 있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DC 유니버스의 캐릭터들을 한데 모아 레고 세계를 구축한 '레고 배트맨 무비'는 어린이들만을 위한 이벤트가 아니다. DC 슈퍼 히어로들을 사랑하는 '덕후'들을 위한 외전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쉴새없이 웃기면서 슈퍼히어로의 고뇌까지 탐구했다. 이 독특한 시도가 원작 팬들은 물론, 일반 관객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러닝타임 106분, 오는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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