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작된 도시' 박광현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영화 '조작된 도시' 박광현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이소담 기자]박광현 감독이 ‘조작된 도시’로 12년 만에 돌아왔다.

영화 ‘조작된 도시’(감독 박광현/제작 티피에스컴퍼니)가 지난 9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흥행 순항 중이다. ‘웰컴 투 동막골’ 이후 12년 만에 충무로에 복귀한 박광현 감독이 헤럴드POP과 인터뷰를 갖고 속내를 털어놨다.

박광현 감독은 “‘조작된 도시’를 연출하면서 재밌었고 고통스러웠고 부담도 됐다. 영화를 자주 내놓으면 그 중 하나는 조금 신경 덜 쓰기도 하고 부담이 덜했을 텐데 늘 컨디션이 좋을 순 없잖나. ‘조작된 도시’는 억지로 만들었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만큼 절박한 느낌이었다. 그런데도 역시나 천직인지 모르겠는데 연출하는 동안은 짜릿한 느낌도 있었다”고 운을 뗐다.

영화 '조작된 도시' 박광현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영화 '조작된 도시' 박광현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혹시나 전작 ‘웰컴 투 동막골’에 대한 기대를 가진 분들이 있으면 어쩌나 그게 제일 불편하더라. 그동안 맛이 갔구나 그럴까봐 말이다.(웃음) 그러면 우울하잖나. 적어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성숙해져야 하잖나. 그렇지 않다면 만듦새라도 좋아져야하는데 여러 가지 측면에서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이 됐다. 문제는 똑같은 영화를 만들면 발전한 정도를 보기 편한데 다른 걸 만들었잖나. 젊은 관객을 대상으로 ‘조작된 도시’를 만들자고 마음먹으니까 자칫 가벼워졌다고 할까봐 우려도 됐다.” “그럼에도 나는 ‘조작된 도시’를 통해 지금의 안쓰러운 청년들에게 말하고 싶었다”는 박광현 감독은 “적어도 선배로서 ‘당신들 문제없다. 선배들이 제대로 못해서 이렇게 된 거’라는 솔직한 사과가 필요하지 않나. 그걸 진지하게 하면 꼰대니까, 대신 젊은 친구들이 못난 선배들을 조롱해달라고 짓궂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영화 속 인물들은 사랑스럽고 개구지게 짓궂게 군다. 그래도 그들끼리 손잡고 연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특하고 사랑스럽잖나. 그런 이야기를 요즘 세대에게 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나뉘는 것에 대해서도 박광현 감독은 “타켓을 분류해서 그렇다. 대중영화는 대체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불편함 없게 만들면 된다. 나도 물론 대중영화 감독인데 이번에는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의 한국영화는 대체적으로 영화 주인공이 30~40대다. 배우도 그렇고 이야기도 그 나이 대에서 소비하기 가장 적절한 것들이다. 어느 사이에 그런 리얼한 느낌의 영화가 나오면서 당연히 이래야한다는 느낌으로 굳어져 있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영화 '조작된 도시' 박광현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영화 '조작된 도시' 박광현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이어 박광현 감독은 “10대 20대는 거기 껴서 어른 영화를 소비하는 거다. 젊은 관객 대상의 맞춤형 영화가 나와야 하지 않겠냐 하는 생각이다. 창작물에 대한 주체의식이 중요하다. 요즘 젊은 관객은 어른 감성에 익숙하다. 그러다 보니 욕망이 강렬하고 비열하고 정의를 외면하는 것이 어쩌면 세상을 잘 사는 것 같이 믿게 만드는 어른 영화의 함정에 빠지는 듯 하다. 이게 현실이라고 그러는데 청춘영화는 앞뒤 가리는 건 없지만 아니라고 생각하면 저돌적으로 들이받는 패기가 예전엔 있었잖나. 요즘은 너무 소극적이고 소심해졌다. 경제권이 부모에게 있고, 심각한 취업난이라서 어른들 이야기를 고분고분 잘 듣는 시대다. 과거엔 젊은 사람이 세상 변화를 이끌었는데 지금은 안 그래서 불안하고 안쓰럽다는 연민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나는 20대에 혜택 받고 살았는데 지금 젊은이들은 고통 받고 모든 걸 포기하고 산다. 그런 우리가 연대하고 손잡고 재능을 펼치면 꽤 근사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런 영화를 만들어야 할 것 같더라. 그동안 책임의식이 없었던 것 같아서 한쪽으로 치우치다보니 꼰대감성이 강한 분들은 ‘조작된 도시’를 보면서 ‘열심히 안한 놈들’이라고 말하더라. 우리 때보다 지금 젊은 세대의 실력이 더 좋잖나. 예전엔 어설픈데도 잘나갔다. 한국영화도 기울어져있어서 조금만 주류와 달라도 거부감이 드는 거다. ‘조작된 도시’ 같은 영화가 몇 편만 나오면 금방 익숙해진다. 지금의 어색한 느낌은 당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상한 현상도 아니고 예측했던 부분이다.”

박광현 감독은 “재미난 게 모니터시사를 많이 했는데 확실히 10~20대 반응은 폭발적이다. 아직 세상에 덜 길들여져서 그런지 흡수를 잘하더라. 게임도 많이 하는 세대고 말이다. 반면 기존 영화에 교육된 사람들에게는 어필하기 어려운 게 있다. 젊은 사람들 호흡에 맞추다보니 사건도 빨리 넘겼다. 영화를 깊이 보는 분들은 어설프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영화의 강점은 에너지다. 약간의 비주류라고 하는 그들의 연대감이다. 거기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에 포기하고 간 부분이 있었다. 과거의 유치찬란했지만 소중했던 기억을 소환하는 영화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작된 도시’는 단 3분 16초 만에 살인자로 조작된 남자가 게임 멤버들과 사건 실체를 파헤치는 범죄 액션 영화다. 지창욱이 현실에선 백수이나 게임 상에선 리더로 군림하다 살인자로 몰리는 권유 역, 심은경이 대인기피증 초보 해커 여울 역, 안재홍이 특수효과 말단 스태프 데몰리션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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