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이 정도면 연기 신동이라 할만하다. 배우 정준원(12)이 '그래, 가족'으로 돌아온다.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천연덕스럽고 프로페셔널하다.
영화 '그래, 가족'(감독 마대윤/제작 청우필름)에 출연한 정준원의 홍보 인터뷰가 서울시 중구 광화문 모처에서 진행됐다. 극 중 정준원은 어느 날 오 씨 집안 삼 남매 앞에 나타난 막둥이 낙이 역을 맡았다.
낙이는 '그래, 가족' 속 이야기를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는 인물이다. "말만 가족이지 이게 가족이냐?"란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서로에게 무관심한 오 씨 집안을 다시 뭉치게 하는 역할이다. 요리와 청소는 물론 사주팔자까지 줄줄 읊어대는 그를 보면 14세란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다.
지난 2012년 데뷔한 정준원은 14편의 드라마와 12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물론 이는 나이답지 않은 적응력과 캐릭터 이해, 연기력 등이 비결이다. '그래, 가족' 마대윤 감독 역시 본래 훨씬 어린 나이였던 오낙의 기본 설정을 수정하면서까지 그를 영화에 합류시켰다.
"감독님이 내 전작 '오빠 생각'(2016)을 눈여겨보셨다고 하더라. 처음 '그래, 가족' 오디션을 봤을 때는 이 영화 제목이 '막둥이'였다. 오낙의 나이도 8세였다. 그러나 감독님이 내게 연락을 주셨다. 물론 너무 큰 역할이라 부담스럽긴 했지만, 설레기도 했다. 내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오낙은 겉으로는 천연덕스럽고 구김살이 없다. 하지만 한꺼풀 벗겨보면 드문드문 곪은 상처가 있는 아이다. 상당히 입체적인 캐릭터다. 그다지 평지풍파가 없었을 것 같은 14세의 정준원에겐 까다로운 배역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정준원은 "어렵긴 했지만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다"라고 답했다. 그는 "2년 전쯤에 슬럼프가 왔었다. 근데 잘하고 싶어서 남들에게 티를 안내고 웃으면서 했었다. 결국 견디다 못해 터트린 적이 있다"라며 오낙을 연기하며 당시를 떠올렸다고 했다.
"연기와 학업을 병행하는 건 때로는 힘들지만 기본적으로는 재밌다. 연기는 내가 즐거워서 하는 거다. 학교생활도 그렇다. 내가 출연하는 작품이 나오면 친구들이 신기해한다. 평소 같이 놀고 장난치는 애가 TV나 스크린에 나오니까 엄청 놀란다. 다 같이 보러 가자고 한다. '그래, 가족'도 이번 주 토요일에 단체관람하자고 약속했다. 성적? 1학기 때는 잘 봤는데 2학기 때는 좀 떨어졌다.(웃음)"
이렇게 성숙한 중학생이라니. '평소 애늙은이 같다는 소리 듣지 않느냐'라고 묻자 정준원은 "아니다"라며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오히려 지금보다 어릴 때 더 그렇다. 요즘은 친구들이랑 만나서 놀다 보니 내 나이대 같아진 것 같다. 요즘은 되게 즐겁다.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하고 잘 먹고 자고 놀고 있다. 고민이 거의 없다"라며 웃었다.
"낙이는 살림도 잘하고 청소와 요리도 한다. 능청스럽고 못하는 것도 거의 없다. 사실 나는 그렇지는 않다. 그래서 평소 엄마도 도와드리고 설거지와 빨래도 해봤다. 낙이처럼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요리는 잘 못한다. 배워보고 싶다. 좋아하는 음식은? 간장치킨!"
정준원은 자신을 신뢰해준 마대윤 감독에 대한 고마움도 드러냈다. 그는 "감독님이 내게 '어떻게 해봐'라고 주문하신 적이 거의 없다. 단지 내게 오낙이란 캐릭터를 맡기셨다. '준아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며 항상 생각할 기회를 주셨다. 나를 많이 이해해주셨다"라며 연기 신동급 활약의 공을 돌렸다.
'그래, 가족'은 핏줄이고 뭐고 모른 척 살아오던 삼남매에게 막냇동생이 예고 없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치열한 가족 탄생기를 그린다. 이요원이 잘난 척 하지만 결국 빽 없는 흙수저 둘째 수경 역, 정만식이 번듯한 직장 하나 없는 40대 철부지 가장 성호 역, 이솜은 하루 벌어먹고 사는 알바생 주미 역, 정준원이 막내 낙이 역을 맡았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스튜디오의 첫 한국영화 배급작으로 오는 1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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