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성선해 기자] 배우 김향기(16)가 위안부 피해자 역을 맡게 된 비하인드가 공개됐다.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마음이 그를 움직였다.
영화 '눈길'(감독 이나정/제작 KBS 한국방송공사)에 출연한 김향기의 홍보 인터뷰가 21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진행됐다. 1944년 일제강점기 말이 배경으로,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2003년 모 제과브랜드 CF를 시작으로 얼굴을 알린 김향기. 특유의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은 첫 스크린 데뷔작 '마음이'(2006)로 이어졌다. 이후 MBC '여왕의 교실'(2013) 영화 '방울토마토'(2008) '웨딩드레스'(2010) '오빠생각(2016)'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눈길'에서 김향기는 가난하지만 씩씩한 소녀 종분 역을 맡았다. 쌀을 구하러 나간 어머니를 동생과 함께 기다리다가 한밤중 납치돼 위안부에 끌려가게 되는 인물이다. 그는 "종분은 밝고 어쩌면 철이 없을 수도 있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아이다. 동생을 아끼고 착하다. 나랑 비슷한 점은 힘든 상황에서 밝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민감한 사실을 그리기에 조심스럽기도 했다고. 김향기는 "그만큼 중요한 이야기라고 본다. 한 분이라도 더 많은 분들이 '눈길'을 보셨으면 한다. 처음에 고민을 많이 했었다. 내가 이걸 고스란히 작품에 표현할 수 있을까 싶더라"며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어봤을 때 와 닿는 게 많았다. 자극적인 장면 없이 소녀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써주셨다. 그게 물론 아프지만 아름답게 표현돼서 좋았다. 가슴에 깊이 남을 것 같았다"라고 했다.
"내 또래 아이들은 학교에서 관련 역사를 배운다.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심각하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깊이 찾아볼 기회는 많이 없었다. 구체적으로 자료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더 충격을 받았다. 사실 피해자들이 그 사실을 밝힌 사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실제로는 많게는 40여만명이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 싶었다."
극 중 종분이는 일제강점기를 살던 소녀다. 드라마틱한 삶을 산 소수를 다루던 기존 영화나 드라마와는 달리, '눈길'은 그 지옥 같던 시절을 살아가는 평범한 조선인의 이야기를 종분을 통해 그린다. 김향기는 "종분이는 끝까지 살아남아서 엄마와 동생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가겠다고 늘 말한다. 영애에게도 그렇게 다짐한다. 대사 중 '남의 상처를 핥아주는 사람이 어디 있냐'란 말이 있다. 종분이가 그런 아이다"라며 캐릭터에 대한 애착을 표현했다.
"'눈길'은 실제 우리 역사를 다룬 작품이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이걸 내가 고스란히 표현할 수 있을까' 싶더라. 와 닿는 부분은 많았다. 특히 자극적인 장면없이 소녀들이 중심인 게 가슴 깊이 남을 것 같았다. 내가 종분을 연기함으로써 실제 사건을 알릴 수 있다고 본다. 그런 희망이자 기회가 아닐까. 나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다."
'눈길'은 일제 강점기 서로 다른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같은 비극을 살아야 했던 종분(김향기)과 영애(김새론 분) 두 소녀의 가슴 시린 우정을 다룬 드라마다. 지난해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제18회 상하이 국제영화제, 중국 금계백화장 시상식 등에 초청되었으며, 금계백화장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김새론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오는 3월 1일 개봉.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