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소담 기자]노역 분장도 문제없다. 아름다운 연기 열정으로 스크린을 빛낸 배우들의 노역 분장 열연을 모아봤다.
과거엔 어설픈 노역 분장으로 논란도 있었다. 때문에 기존 주연배우 대신 노년의 배우가 해당 분량을 대신 연기하기도. 하지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노역 분장은 자연스러워졌고, 주름진 얼굴을 내보이기 꺼려하는 배우도 사라졌다. 누가 여배우는 얼굴에 검댕 묻히기 싫어한다고 말했는가. 연기 열정을 불태운 배우들 덕에 작품도 빛났다.
● ‘사도’ 문근영 사도세자와 영조의 비극을 다룬 영화 ‘사도’(감독 이준익). 송강호, 유아인과 함께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하며 어린 나이에도 압도적 연기력을 뽐낸 이가 있으니 바로 문근영이다. 사도세자의 아내 혜경궁 홍씨 역을 맡은 문근영은 영화 말미 정조의 어머니로 노역 분장을 감행했다. 세자빈이 된 후 50년간 궁궐에서 살아온 혜경궁 홍씨의 애환을 찰나의 표정만으로도 담아내 호평 받았다.
‘사도’의 특수분장 팀은 할리우드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제작진에게 기술을 전수 받았다. 문근영뿐 아니라 송강호, 전혜진, 김해숙도 노역 분장을 해야만 했다. 나이를 먹고 눈꺼풀이 처지고 내려앉은 걸 표현하기 위해 수많은 피스를 눈에 붙이고 연기해야만 했던 문근영이다. 다만 국민여동생 이미지가 강한 문근영이 노역 분장을 하고 등장하자 파격적이란 반응이 쏟아졌고, 한때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 ‘해어화’ 한효주
문근영과 동갑내기인 한효주도 영화 ‘해어화’(감독 박흥식)에서 노역 분장에 도전했다. 일제강점기였던 1944년, 가수가 되고 싶었던 두 여인의 이야기를 담은 ‘해어화’에서 정소율 역을 맡은 한효주. 박흥식 감독은 한효주의 어머니 사진을 참고해 노역 분장을 만들어갔다. 물론 한효주는 자신의 노역 분장보다 어머니가 훨씬 곱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효주는 헤럴드POP과 인터뷰서 “노인 분장이 정말 힘들었다. 분장이 아무리 자연스러워도 분장은 분장이지 않나. 하지만 감독님이 그 부분은 처음부터 확고하게 내가 연기하길 원했다. 그래서 촬영 직전까지 고민하다가 배우로서 책임감으로 임했다”며 “요즘 할머니를 생각하면 다들 환갑이 넘어도 여자 느낌이 나고 고운 분들이 많지 않나. 좋은 선택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후회는 없다. 나중에 나이가 들면 분장과 실제 모습을 비교해보려 한다”고 전했다.
● ‘덕혜옹주’ 손예진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의 비극적 삶을 다룬 영화 ‘덕혜옹주’(감독 허진호)는 지난해 여배우 원톱 영화로는 유일하게 여름 흥행대전에 가세, 559만 관객을 동원하며 성공을 거뒀다. 그 중심엔 사비 10억 원을 투자하기까지 하며 영화에 온 힘을 쏟은 손예진의 미친 열연이 있었다. 특히 손예진은 덕혜옹주의 생애를 연기해내며 노역 분장까지 소화했다.
손의 주름과 핏줄 그리고 흰머리까지 모든 분장을 직접 해낸 손예진은 헤럴드POP과 인터뷰서 “원래 50대로 분장을 하려 했는데 애매해서 나이보다 더 늙어 보이게 분장을 했다. 오랫동안 감금돼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실리콘을 붙이는 대신 검버섯 등으로 효과를 줬다. 대신 손에는 특수분장 실리콘을 발랐다. 그걸 바르면 손이 노인처럼 쭈글쭈글해지는데, 뗄 때 솜털이 다 뽑혀서 너무 아프더라”고 밝혔다.
● ‘시간위의 집’ 김윤진 월드스타 김윤진은 오는 4월5일 개봉하는 영화 ‘시간위의 집’(감독 임대웅)에서 분량 절반 이상을 노역 분장을 하고 연기했다. '시간위의 집'은 집안에서 발생한 남편의 죽음과 아들의 실종을 겪은 가정주부 미희(김윤진)가 25년의 수감생활 후 다시 그 집으로 돌아오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에 김윤진은 25년의 세월을 넘나들며 젊은 미희와 60대 미희를 동시에 연기해내야만 했다.
한번에 4시간씩 걸리는 특수 분장만 무려 20회나 감행하며 60대 미희로 완벽 변신한 김윤진은 “이번엔 '국제시장'과 달리 얼굴에 풀을 바르고 드라이기로 말린다. 그걸 한두 번이 아니라 두세 번 한다. 온몸의 수분이 다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그 위에 검버섯을 그렸다”며 “젊은 미희를 연기하다가 하루 만에 늙은 미희를 연기해야 해서 나도 헷갈릴 때가 있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나이 든 미희가 건강한 상태가 아니란 점이었다. 아프기도 하고 수감생활도 했고, 병(후두암)이 있는 캐릭터라서 목소리나 걸음걸이가 나이에 비해 고생한 걸로 나이든 모습을 표현하려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60대처럼 스크린에 녹아든 김윤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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