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장우영 기자] 쓸데는 없지만 계속해서 듣게 된다. 잡학박사들의 수다 삼매경에 어느새 중독된 모양새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는 순천으로 떠난 유희열, 유시민, 황교익, 김영하, 정재승의 모습이 그려졌다.
순천으로 향하기 위해 서울역에 모인 잡학박사들은 시작부터 이야기를 풀어냈다. KTX의 약자를 시작으로 해 우리나라 기차의 역사, 유럽 최초 지하철이 생긴 곳이 입에 오르내렸고, 이 이야기는 더 나아가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이어졌다. 계속된 수다에 유희열은 “순천으로 가는데 순천 이야기는 전혀 없다”며 “알아두면 쓸데없는 이야기가 한가득이다”고 말했다.
순천에 도착해서는 선암사를 둘러봤다. 선암사를 방문한 적 있는 황교익이 절의 기본 구조와 절 보는 법 등을 설명했고, 잡학박사들은 매실나무, 돌다리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방대한 지식을 자랑했다.
점심을 먹고 각자 순천을 둘러본 잡학박사들은 보성여관에 모여 수다를 이어갔다. 가장 먼저 나온 주제는 조정래 작가의 소설 ‘태백산맥’이었고, 이는 ‘빨치산’의 어원과 ‘여순사건’으로 이어졌다. 더 나아가 잡학박사들은 직업병으로 수다를 이어가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습관 등을 이야기했다.
이때 잡학박사들은 유시민의 ‘항소이유서’에 큰 호기심을 가졌다. ‘항소이유서’는 1984년 서울대 프락치 사건의 배후 조종자로 몰려 폭력을 쓰지 않았음에도 징역 1년6개월을 받은 유시민이 쓴 것으로 법조인들이 돌려 읽고 전국의 대학생들이 필사했다는 명문장이다.
유시민은 “1심에서 1년6개월을 받은 뒤 변호사가 제안했다. 보름 정도의 시간이 있었고, 순수하게 쓴 시간은 14시간 정도 된다. 퇴고는 없었다. 200자 원고지 100장 정도의 분량이다”라며 “할 말 다 했다. 변호사가 큰 누나를 불러 혼자 보기 아깝다고 돌려 보라고 해서 복사에 복사가 됐다. 그 뒤로 선배들에게 불려 가 글쓰기 무료 하청을 몇 년간 하며 글 쓰는 일로 밥 먹고 살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물리학자 정재승은 “나는 똥을 좋아한다”고 폭탄 고백을 했다. 그는 “화장실 개선으로는 인간의 기대수명이 30년이 늘어난다”며 “결혼 전 소개팅에서 채식주의자 여성에게 ‘네 똥이 물에 뜨는지 보고 싶다’고 말해 차인 적 있다”는 웃픈 에피소드를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이 밖에도 잡학박사들은 소설 ‘무진기행’을 두고 감성적 차이와 다양성, 소설의 가치, 동대문 시장의 역사, 과거 군역제도, 알파고와 알파고의 승부 등을 이야기하며 끝없는 수다를 이어갔다.
분명 알아두면 좋지만 크게 쓸데는 없다. 그러나 ‘알쓸신잡’은 호기심을 끄는 이야기로 채널을 돌릴 수 없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알쓸신잡’에 매력을 느끼는 그대가 바로 ‘사피오 섹슈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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