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심적 방황 끝나는 터닝포인트가 되길..” 배우 김태훈이 JTBC ‘판타스틱’의 시한부 환자, 영화 ‘설행_눈길을 걷다’의 알코올 중독자에 이어 신작 ‘유리정원’에서는 점점 피폐해지는 소설가로 분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현실적인 인물의 내면까지 심도 있게 그려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김태훈은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다고 토로,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늘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유리정원’ 역시 도전의 의미에서 출연한 작품이다.
“시나리오 글 자체에 감독님 색깔이 있었다. 출연을 결심하는데 글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 그 안에서 어떻게 표현해서 내가 녹아들 수 있을지 궁금했다. 해낼 수 있을지 걱정도, 고민이 되기도 했는데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태훈은 극중 자신의 캐릭터인 ‘지훈’에 대해서는 안쓰럽게 접근했다. “캐릭터에 내가 경험해본 걸 제일 녹여들려고 하지만, 매번 0에서 시작하는 거니 어렵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 ‘재연’(문근영 분)을 곤란하게 만들고,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로 볼 수도 있지만 난 안쓰러웠다.”
이어 “‘재연’을 찾아간 것도 외로운 사람, 상처받은 사람에 대한 호기심일 수도, 그것에 대한 연민일 수도, 동질감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재연’을 곤란하게 만든 뒤 죄책감도 느끼지 않나. 그러니 나쁘게만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리정원’을 위해 문근영이 체중을 감량했다면, 김태훈은 체중을 증량했다. 모든 걸 놔버린 설정을 위해서였다. “살이 막 빠지고, 술과 담배에 찌든 걸 상상할 수 있는데 감독님은 오히려 모든 걸 놔버린 사람이니 배도 늘어질 정도로 막 먹고 그런 인물로 가면 어떻겠냐고 하셨다. 7kg 정도 찌웠다. 금방 찌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뱃살은 쉽지 않더라. 순서대로 찍는 게 아니니 살이 쫌 빠졌을 때는 약간 보형물을 넣기도 했다.”
특히 ‘지훈’이 피폐해지는 과정에는 안면경직도 있다. 연기하는 배우로서 쉽지 않지만, 김태훈은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인터뷰 현장에서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설행_눈길을 걷다’에서는 알코올 중독자라 눈 밑 떨림 정도는 비슷하게 있었다. 하지만 마비는 움직이지 않는 것이지 않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니 되게 고민했다. 한쪽이 굳은 걸 보여주기 위해 한쪽만 움직이는 방식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김태훈은 배우생활이 오래될수록 연기 잘하고 싶은 욕망은 커지고, 만족도는 줄어드는 것 같다며 ‘유리정원’이 터닝 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연기 잘하고 싶은 욕망이 건강하게 됐으면 좋겠는데, 욕망이 날 컨트롤하지 못해 괴롭기도, 외롭기도 하다. 갈수록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예전보다 내 연기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순간이 많더라. 심적으로 방황하는 것 같다. ‘유리정원’이 전환점이 돼 마음이 잘 정리되면 좋겠다. 이제 시작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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