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뻔하게 느낄 수도 있는 이야기가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내게 남은 사랑을’은 무뚝뚝하지만 그 누구보다 가족을 아끼는 가장 봉용(성지루 분)과 그의 가족이 비로소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려나가는 가족 감동 드라마. 어느 날 갑작스럽게 무너진 일상, 봉용은 그간 아빠와 남편으로서 가족들에게 제대로 못해준 것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함께 가장으로서 느끼는 쓸쓸함을 그린다.
영화는 가족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만큼 보편적이다. 물론 ‘내게 남은 사랑을’이 보편적인 이야기를 새롭게 풀어낸다고는 단언할 수 없다. 그렇기에 영화는 더욱 현실적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려 노력한다. 그리고 현실과 너무 닮아있기에 관객은 이 이야기 속에서 다시 한 번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게 된다. 가족의 의미가 약화되고 있는 현시대에 꼭 필요한 이야기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또한 극 속에서 그려지는 현실의 무게를 떠안은 아버지의 모습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특히나 이런 요소는 봉용 역을 맡은 성지루의 연기 덕분에 더 빛을 발할 수 있었다. 가족을 위해 나이 어린 상사의 뒤치다꺼리를 하거나, 매일 술을 달고 살아야하는 봉용. 가족들 앞에서 약한 모습을 내보이기 싫어하는 봉용은 병이 생기더라도 그 사실을 숨기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그 역시 언제나 강할 수 없는 보통 사람. 평소 잘 가지도 않던 교회에 가 자신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냐며 오열하는 장면은 '보통 사람' 봉용의 모습을 여실히 내보이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성지루는 얽혀있던 감정의 고리를 풀어헤치고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는 봉용의 모습을 연기해내며 관객의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또한 아내 화연 역을 맡은 전미선과 함께 내보이는 현실적인 가정의 모습은 영화가 주는 감정을 더욱 애틋하게 만든다. 하지만 극 후반부 짙게 드러나는 종교적 색채는 일반 관객에게 다소 거부감이 들 수 있게 만들기도. 이 부분에 대해서 진광교 감독은 지난 27일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제작에 CBS가 참여하는 부분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며 "다행이었던 것은 전체적인 이야기가 가족에 대한 이야기였고 종교적인 이야기도 개인적으로 와 닿았던 부분도 있었다. 허나 가족의 이야기를 더 집중적으로 그려내고 싶었고, CBS와 이야기 수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CBS 역시 그 부분을 잘 받아주셨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내게 남은 사랑을'은 그간 CBS 제작의 영화들보다는 확실하게 기독교적 색채를 줄이고 가족의 이야기를 전면으로 배치한다. 이러한 초점 이동은 영화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살리는 기제로 작용하게 된다.
'내게 남은 사랑을'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바로 봉용의 딸 김달님 역을 맡은 권소현의 연기다. 2016년, 걸그룹 포미닛을 떠나 연기자로 전향한 권소현은 '내게 남은 사랑을' 통해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이며 배우로서의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성지루와 전미선, 두 쟁쟁한 연기력의 배우들 사이에서 권소현은 딱 자신이 해야 할 몫을 해내며 배역에 몰입한다. 특히나 음악을 하겠다는 자신의 꿈을 가로막는 아버지와의 다툼과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면서 변하게 되는 인물의 감정흐름을 빠르게 캐치해낸다.
이처럼 영화 '내게 남은 사랑을'은 배우 권소현의 발견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더불어 절로 눈물을 흐르게 만드는 성지루의 표현력까지. 다소 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는 배우들의 호연과 진광교 감독의 담담한 연출을 만나며 가을, 건조해진 눈물샘을 자극한다. 오는 11월 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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