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실종2' 포스터
영화 '실종2' 포스터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긴장감 없는 스릴러가 산 속을 헤매고 다닌다.

‘실종2’는 전신마비인 언니를 부양하기 위해 사채를 쓰게 된 취업준비생 선영(함은정 분)이 절박한 마음으로 산에서 회사 최종면접을 보게 되고 그날 그곳에서 우연히 송헌(이원종 분)과 아진(서준영 분)을 만나 서로의 범행을 목격하면서 쫓고 쫓기는 생존 게임을 벌이는 스릴러.

월타산 속에 모여드는 인물들은 분명한 제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사채에 허덕이는 선영은 한 아웃도어 의류 회사의 최종면접을 위해 산을 오르고, 유학을 간 딸에게 부칠 돈이 급한 비리 형사 송헌은 범죄현장에서 취득한 돈을 들고 도망간 정보원을 쫓고 있다. 배우 아진은 자신을 욕정의 도구로 이용하는 여사장에 이끌려 산을 찾는다. 그렇게 저마다의 간절한 이야기가 모인 월타산. 그리고 산은 간절함 속에 이루어지는 폭력과 범죄의 장으로 바뀐다.

영화 '실종2' 스틸
영화 '실종2' 스틸

잔혹한 일들의 연속이다. 산에서는 제각각의 욕망들이 들끓으며 인물들의 추악한 민낯을 잡아낸다. 하지만 그 민낯들에 새로움은 없다. 인물들은 그저 원초적인 감정만 가지고 소리치고 서로를 윽박지르고 쫓고 쫓긴다. 물론 쫓고 쫓는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사연들은 영화의 초반부 아주 친절하게 설명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갑작스럽게 변하는 행동들을 설명하기는 힘들다. 갑자기 이들이 이성을 잃고 서로에게 으르렁거리는 이유가 서로의 범죄를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설정하는 것은 단순하다. 그렇기에 이들이 취하는 행동들은 너무나 쉽게 예상 가능하다.

특히 선영은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행동을 납득시키기 힘들게 한다. 또한 선영과 함께 등장하는 취업준비생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취업을 위해 악전고투한다고 하지만 최종면접으로 진행되는 산행을 함께하는 회사 대표이사 앞에서 불만만 드러낸다. 그 상황에서도 대표이사는 이들의 행동에 크게 개의치 않아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이런 인물들의 역설적인 행동들은 관객들에게 의뭉스러움만 남길 뿐이다.

영화 '실종2' 스틸
영화 '실종2' 스틸

오히려 캐릭터가 명확한 것은 송헌과 아진이다. 두 인물은 극 초반부터 드러나는 욕망의 이유가 정확하게 설명이 된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오히려 쫓기는 아진보다 쫓는 송헌과 아진의 이유를 더 수긍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스릴러 영화를 표방하는 작품의 성격과 달리 스릴감은 잘 찾아보기 힘들다. 서사는 그저 인물이 위험에 처한 상황에만 집중한다. 그저 상황을 소비하고만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게 만든다.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매력도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함은정이 맡은 선영은 항상 행동의 이유를 만들지 못한다. 그렇기에 선영은 관객에게서 초반부터 공감을 끌어내지 못한다. 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전작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의 보여줬던 매력을 조금이나마 더 끌어낼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원종과 서준영 역시 마찬가지다.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매력적인 연기들은 캐릭터의 의뭉스러운 행동 탓에 무뎌진다.

순간순간의 선택으로 인해 극단적인 폭력의 현장으로 향하게 되는 인물들. 곳곳에 배치된 웃음 포인트로 극의 활력은 충분히 마련되지만 스릴러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산을 헤매는 인물들을 따라 스토리까지 산을 헤매서는 안 된다.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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