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순재, 정지훈/민은경 기자
배우 이순재, 정지훈/민은경 기자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평범하지만 진솔하다. 이순재와 정지훈이 나이차를 뛰어넘는 케미를 통해 90분간 온기로 꽉 채운다.

영화 '덕구'(감독 방수인/제작 영화사 두둥) 언론배급시사회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렸다. 방수인 감독과 배우 이순재, 정지훈, 박지윤이 참석했다.

'덕구'는 어린 손자와 살고 있는 할배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 이야기. 방수인 감독은 8년 동안 전국의 산과 바다, 들을 떠돌며 '덕구'를 준비했다.

방수인 감독/민은경 기자
방수인 감독/민은경 기자

방수인 감독은 "어떻게 보면 평범하고 뻔한 영화다. 채워나가는 작업보단 비워나가는 작업이 제일 어려웠다. 삶을 살면서 어린 아이, 외국인, 노인들 등 약한 사람들 입장에서 보호하려고 하는 게 의무인데 요즘 세상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든다. 이 영화가 당연한데도 당연시되지 않고 있는 세상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알고 있지만 실천을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걸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국민배우 이순재는 시나리오에 감동받아 노개런티로 출연했고, '덕구' 역의 아역배우 정지훈은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이순재/민은경 기자
배우 이순재/민은경 기자

이순재는 "얼마 전 누가 자료를 갖다줬다. 내가 이렇게 많이 출연했나 싶었다. 65년부터 영화 시작해서 100여편을 했더라. 별 종류의 영화 다 출연해봤다. 주연도 해보고, 단역도 해보고, 악역도 해보고, 멜로도 해봤는데 배우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작품과 배역이 마음에 들면 무조건이다. 돈보다 작품 욕심이 우선이다"고 작품 선정 기준을 알렸다.

이어 "시나리오만 봤을 때 소박하면서도 진솔한 영화란 생각이 들었다. 요즘 앞뒤가 안 맞는 소품적이고 작위적인 영화들이 많은데 '덕구'는 잔잔하지만 일상적인 정서를 따라 잘 흘러간다. 나름대로 사랑이 담긴 영화다. 요즘 작품들은 사랑이 결핍돼있다면, 이번에 정감 가는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내가 또 90% 담당이니 쉽지 않은 기회라 생각했다. 두 말 없이 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순재는 "안성기 씨 중학교 1학년 때 연극을 한 적이 있다. 이승연은 5살 때, 윤유선은 6살 때 작품을 했다"며 "'덕구' 역은 어려운 역이다. 아역으로 소화해내기 어려운데 화면을 보니 역시 잘했다 싶다. 충분히 이해하고 표현한 것 같다. '덕희'는 몇몇 대사 없지만 사이사이 표현하는 게 적절하다. 깨끗하다. 둘은 진솔하게 잘했다. 보탬이 됐다고 생각한다. 난 특별히 연기한 게 없다. 정서를 따라 흘러갔을 뿐이다"고 아역들을 칭찬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 촬영에 대해서는 "영화 덕에 인도네시아를 가봤다. 할머니는 연기 경력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아역은 처음 하는 아이인데 진솔하게 잘하더라. 애가 인사하고 끌어 안았을 때 감정이 생겼다. 정감이 흐르더라. 그 장면이 잔잔하지만 감동적이었다"며 "장마철인데 우리 촬영할 땐 비가 안 와서 순조롭게 잘하고 왔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배우 정지훈, 박지윤, 이순재/민은경 기자
배우 정지훈, 박지윤, 이순재/민은경 기자

정지훈은 "할아버지와 이별하는 장면이 많이 길고 감정이 어려웠다. 그 전에 즐거운 신이 있었고, 갑자기 슬픈 신도 있어서 감정을 이어가기가 힘들었다. 감독님이 해주신 말씀이 내가 할아버지를 안 잡으면, 할아버지는 결국 쓸쓸히 죽어갈 거라고 하셨다. 그 말에 감정이입이 돼 연기가 잘된 것 같다. 그걸 생각하니까 엄마랑 할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덕구'와 게임, 장난감, 돈까스 좋아하는 점이 닮았다. 노는 것도 좋아한다. 다른 점은 난 활발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한다. 앞에 나서기도 좋아하는데 '덕구'는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엄마가 그리운 아이라고 생각한다. 난 엄마, 아빠 품 속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덕구'는 할아버지와 여동생만 사니깐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게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박지윤은 "'덕희'처럼 나도 김치를 좋아한다. 콧물이 있는데 난 싫어한다는 게 다른 것 같다"고 말해 훈훈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이순재는 "최선을 다했다. 모처럼 따뜻한 소재의 영화이기 때문에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방수인 감독은 "삶에 지치거나 힘들 때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게 가족임을 떠올리면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특정 인물이 아닌 우리 모두의 '그리운 이'를 대변하며, 가족의 의미가 희미해지고 있는 오늘날 그리운 누군가에게 위로 받길 바라는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낸 '덕구'는 오는 4월 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