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를 기억해' 포스터
영화 '나를 기억해' 포스터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단순히 즐기는 스릴러가 아니다. 현실을 심도 있게 녹여내며 사회문제를 되돌아보게 한다.

영화 ‘나를 기억해’는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같은 수법으로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 범죄에 휘말린 여교사와 전직 형사가 사건의 실체와 정체불명의 범인인 ‘마스터’를 추적하는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 실제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청소년 범죄와 음란물 유포 등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사회문제를 범죄 스릴러 형식을 통해 풀어냄으로써 영화적 재미와 사회문제 꼬집기를 동시에 잡고자 시도했다. 이한욱 감독이 제안 받은 시나리오 원안을 자신이 당시 관심을 갖고 있던 청소년 문제와 접목시킨 것.

영화 '나를 기억해' 스틸
영화 '나를 기억해' 스틸

14년 전 전국을 충격에 빠뜨린 한 여고생 동영상, 일명 ‘마리오네트’ 영상을 온라인에 퍼트린 가해자들은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다. 그리고 14년 후 동일한 수법의 범죄가 다시 벌어지면서 이 영화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몰카를 촬영해 유포하고 협박하는 ‘마스터’라는 인물이 누구인지, 14년 전 사건과 연관된 인물인지 그 실체를 추적해나가면서 확 빠져들게 만든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도가니’, ‘방황하는 칼날’, ‘한공주’에 이어 청소년 성범죄를 사실감 있게 다뤘다. 성범죄 부분에서는 실제 유사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의 수기를 참고한 만큼 리얼하다.

또 이유영, 김희원의 생동감 넘치는 연기력이 현실감을 한층 더 부여, 몰입도를 높인다. 이유영은 성범죄 피해자 역을 맡은 만큼 책임감이 투철했다. 추위에도 불구 추격신과 액션신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더욱이 미스터리한 사건의 중심에서 불안에 떨면서도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캐릭터의 내면 연기까지 디테일하게 그려냈다.

영화 '나를 기억해' 스틸
영화 '나를 기억해' 스틸

김희원은 기존과 달리 범죄 스릴러 장르에서 피해자를 괴롭히는 악역이 아닌 오히려 돕는 조력자로 활약, 인간적인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그의 찰진 욕설 연기와 센스 있는 애드리브는 웃음을 선사, 칙칙한 분위기에서 환기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오하늬, 이학주 역시 크지 않은 비중에도 중요한 키포인트로서의 몫을 해낸다.

하지만 현실감에만 너무 집중하다 보니 스릴이라는 장치를 통해 사회문제를 녹여내려고 했음에도 불구 장르적인 긴장감은 덜하다. 전개에 있어서도 개연성이 떨어져 영화적인 재미는 덜하다. 극에 다다를수록 조여오는 긴장감이 느슨해지다 결말에 이르러서는 허탈함까지 느껴진다. 사회문제를 다루면서도 또렷한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거운 소재 중심으로 극이 흘러가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답답함이 팽배해있기도.

그럼에도 우리 모두 남 일이라고 생각하고 외면했던 사회문제를 수면으로 끄집어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건 분명하다. 연출을 맡은 이한욱 감독은 “스릴러의 매력은 정보를 얼마만큼 보여주고, 얼마만큼 감추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도 관객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갖고 볼 수 있을지에 대해 중점을 많이 뒀다”고 설명하며 “상처의 봉합이 아닌 극복에 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화보단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의 ‘나를 기억해’가 새로운 범죄 스릴러로 각광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개봉은 오늘(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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