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희원/오아시스이엔티 제공
배우 김희원/오아시스이엔티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연기 더 사랑하게 됐고, 재밌어졌다” 영화 ‘아저씨’에서 “이거 방탄유리야”라는 명대사로 대중의 뇌리에 깊숙이 박힌 뒤 ‘미스터 고’, ‘피끓는 청춘’, ‘우는 남자’, ‘계춘할망’, ‘불한당: 나쁜 놈들 전성시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미생’, ‘식샤를 합시다2’, ‘의문의 일승’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면서 감초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사랑받고 있는 배우 김희원. 이번엔 영화 ‘나를 기억해’로 주연 자리까지 꿰차며 인간적인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김희원은 주연이라는 생각은 전혀 못하고 출연했다면서도 처음으로 포스터에 자신의 얼굴이 나와 기분이 좋다며 순박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일단 주연인 줄 몰랐다. 또 스릴러 장르로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그냥 형사물인줄 알았다. 스릴러 주연이라서 이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라는 의미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PC방 폐인에 가까운, 조금 더 밀착형 전직 형사라 흥미로웠다. 그런 역할을 한 번 해보고 싶었다.”

이어 “단순히 이유영이 주연인 줄 알았다. 난 20분 정도 흐른 뒤 나오지 않나. 주연에 비해 조금 나오는데 남자 역할들 중 커서 주연이라고 해주시는 건가 싶다. 만약 규모가 큰 작품이었다면, 굉장히 심사숙고했을 것 같다. 주연은 소위 말해 흥행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 물론 ‘나를 기억해’는 주연이라고 생각도 못했다. 그저 시나리오 보자마자 좋고, 내 캐릭터 연기가 재밌겠다 생각이 제일 컸다”고 덧붙였다.

영화 '나를 기억해' 스틸
영화 '나를 기억해' 스틸

김희원 스스로는 주연이라고 생각도 못하고 참여하게 됐지만, 그는 ‘나를 기억해’를 통해 처음으로 포스터에 얼굴이 실리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이때까진 포스터 찍자고 안 하더라. 이번 작품에서는 포스터를 찍고 얼굴이 나왔다. 버스에도 붙어 있고, 영화관에도 있고 하니 좋다. 출세했구나 싶더라. 물론 책임감, 부담감은 확실히 있다. 그렇다고 조연일 때 ‘나몰라라’ 한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하하.”

‘나를 기억해’는 스릴러 장르에 청소년 문제, 성 문제 등 사회문제와 접목시켜 현실감을 높였다. 앞서 김희원이 대표적인 악역 배우다 보니 이번에도 악역일 거라 예상할지 몰라도 아니다. 피해자를 괴롭히는 악역이 아닌 돕는 조력자다.

“시나리오에서부터 사회적인 문제를 잘 다루고 있더라. 물론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다 보니 불편한 내용일 수 있는데 몇몇 부분에서는 시원한 게 느껴져서 좋을 것 같았다. 내 캐릭터가 악역이 아니긴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착한 사람은 아니다. 과거에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나. 다만 개인적으로 처음과 끝이 다른 배역이 마음에 든다. 폐인이었다가 개과천선한 느낌의 배역이라 괜찮더라.”

배우 김희원/오아시스이엔티 제공
배우 김희원/오아시스이엔티 제공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둡긴 하지만, 김희원의 예측불가 애드리브가 웃음을 선사하며 환기시키는 역할을 해준다. “감독님께서 의도적으로 숨통 트이는 부분이라고 대놓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다분히 의도했다. 러닝타임 내내 너무 심각하면 힘들지 않나. 대놓고 코미디를 해서는 안 되니 내 나름대로 정도를 찾았다. 물론 정도 정하는 게 늘 어려운 것 같다. 조금 더 가면 완전히 코미디가 되고, 진지하게 가면 재미가 없으니 말이다. 중간 수위가 어딘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3분의 1이 애드리브였다. 원래 엄청 하는 편이다. 누구에게도 안 뒤질 만큼 대사를 진짜 잘 외운다. 1페이지 15~20분이면 외운다. 대사 외우는 거에 특화돼있다. 대사 못외워서 애드리브 하는 건 절대 아니고 캐릭터에 도움 되겠다 싶으면 처음부터 연구해 준비해간다. 현장에서도 필요하면 거침없이 한다. 대신 작품이나 상대방의 연기에 해가 안 되는 선에 한해서다”고 털어놨다.

“스무살 때 나와 비교해보면 연기가 아주 빨리 늘고 있단 생각이 든다. 연기를 더 사랑하게 됐고, 연기가 더 재밌어졌다. ‘나를 기억해’를 일반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걱정된다. 송강호 선배님의 작품은 믿고 보지 않나. 날 믿고 보겠나 그런 생각은 든다. 물론 신스틸러 땐 재밌다고 생각하시는데, 이번엔 한 작품을 내가 끌어가니 잘 모르겠다. 흥행, 극찬 다 떠나 욕만 안 먹으면 좋겠다. (웃음)”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