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슈츠’의 브로맨스는 완전히 융화되기보다 구분되기에 더 매력적이다.
물과 기름이 섞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만큼 둘의 성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KBS2 수목드라마 ‘슈츠’(연출 김진우/ 극본 김정민)의 최강석(장동건 분)과 고연우(박형식 분) 또한 물과 기름 같이 서로 섞일 수 없는 성질을 가진 인물들이었다. 탄탄하게 엘리트 코스를 밟고 대한민국 최고 로펌의 변호사로 재직 중인 최강석. 하지만 고연우는 그런 최강석과는 전혀 반대의 삶을 살았다.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이 가진 천재적인 기억력을 이용해야 했고, 매번 선택의 기로에서 옳은 길보다는 쉬운 길을 택해야만 했다. 여유가 없는 삶이었기에 우선 쉬운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
그렇기에 최강석과 고연우가 완전히 뒤섞인다는 것은 힘들어보였다. 하지만 사람의 성질이라는 것은 물과 기름처럼 고정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감정이 있기 때문이었다. 날카롭고 까다로워 보이는 최강석에게도 감정이 존재했고, 고연우가 가진 섬세한 공감 능력은 최강석이 가진 감정들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그렇기에 최강석이 어쏘변호사 면접에서도 갑작스럽게 면접장에 들어온 고연우를 자신의 인물로 감쌀 수 있었던 것. 최강석과 고연우는 여전히 달랐다. 자라온 환경이 달랐고, 그간 선택해온 길들이 달랐다. 가장 달랐던 것은 역시나 감정이었다.
고연우는 타인의 감정을 공감한다면 최강석은 그 감정을 읽고 그에 맞춰서 전략을 짤 수 있는 인물이었다. 10일 방송된 6화에서는 이런 고연우와 최강석의 차이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데이빗 킴(손석구 분) 사건을 맡은 최강석과 모의법정에 선 고연우의 모습에서 이 둘이 감정을 어떻게 바라보고 다루는 지가 분명하게 보인 것이었다. 완전히 반대되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그 둘이 가진 성질이 얼마나 다른 지는 확실했다. 그렇기에 과연 이들이 진정 같이 팀을 이뤄 서로를 이끌고 밀 수 있는지 의심케 되는 것이었다.
여지는 존재한다. 이들이 ‘완전히 반대’는 아니기 때문이다. 냉철하고 까다로워 보여도 최강석도 사람이기에 쉽게 감정을 숨기지는 못했다. 그저 숨기는 척하고 있는 것뿐이다. 이는 옛 애인 나주희(장신영 분)을 마주친 최강석의 모습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혼 사건을 두고 서로 상대 변호사로 만난 최강석과 나주희. 이때 최강석은 그간 완벽하게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던 모습이 아닌 처음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최강석에게도 빈틈은 존재했다. 비록 당시에도 냉철한 판단력으로 감정을 이기는 모습을 보여줬던 최강석이지만 그 빈틈이 언제 또 벌어질지는 모를 일이다.
최강석은 고연우가 냉철해지기 바란다. 법정은 사실과 거짓을 두고 싸우는 것 외에도 사람의 감정의 싸움이 벌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6회를 지나치고 있는 최강석과 고연우가 어디로 흘러갈지는 모른다. 고연우를 따라 최강석의 냉철함이 약해질 수도, 최강석을 따라 고연우의 남다른 공감능력이 퇴색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다른 방안도 존재한다. 물과 기름이 서로의 성질을 이용해 서로를 보완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최강석과 고연우는 이전과는 또 다른 이야기를 이뤄낼 수 있다. 물론 완전히 섞인다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너무나 완벽한 것보다는 삐걱대는 것이 더 멋이 나 보이는 게 ‘슈츠’의 브로맨스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