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PD, 조효진 PD / 사진=넷플릭스 제공
김주형 PD, 조효진 PD / 사진=넷플릭스 제공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범인은 바로 너’는 조효진 PD와 김주형 PD의 도전의식으로 더욱 빛이 났다.

리얼과 가상의 조합. 넷플릭스가 제작한 첫 한국 예능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는 섞일 수 없는 것들이 절묘하게 섞여 매력을 드러낸다. 그 중 가장 큰 매력을 차지하는 것이 앞서 제시된 명제다. 바로 리얼 버라이어티와 가상의 드라마가 공존하는 것이다. 리얼 예능들이 트렌드로 자리한 지금, 각색이 존재하는 드라마의 공간이 제시되는 것은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리얼 예능프로그램에 대본이 있는 거나 마찬가지니 말이다. 그렇다면 ‘범인은 바로 너’는 리얼 예능이 아닌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는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범인은 바로 너’다. 예능과 드라마의 공존은 ‘범인은 바로 너’에게 어떠한 한계가 아닌 끝없는 자유도를 설정하는 것이니 말이다.

최근 서울특별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을 만난 ‘범인은 바로 너’의 조효진 PD와 김주형 PD는 이러한 ‘범인은 바로 너’의 설정에 대해 아주 자세하고도 면밀하게 설명했다. 촘촘하게 짜인 설계도를 모두에게 공개한 것이었다. 우선 이를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3화 ‘살인자 이광수’ 편의 선행 시청이 필요하다. 조효진 PD는 3화를 예로 들어 아주 완벽하게 ‘범인은 바로 너’의 구조를 설명했다. “처음은 이광수가 살인자라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여기서 이광수에게 ‘너는 살인자야, 연기를 해야 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피해자가 피를 흘리고 있고 살인에 대한 단서들을 세팅해두고 이광수는 멀리부터 눈을 가리고 들어오면서 상황을 세팅해둔다.”(조효진 PD)

이런 상황을 세팅한 후, 이광수에게는 단 하나의 상황 설명만 주어진다. ‘여기서 잠이 든 것이고 잠에서 깨면서부터 어떤 상황이 벌어질 거다’는 것뿐이다. 이에 대해 조효진 PD는 “그 상황이 무엇인지도 가르쳐주지 않는다”며 “그러니 첫 장면에서 이광수가 눈을 뜬 상황부터는 이광수 본인에게는 모든 상황이 리얼로 벌어지는 거다”라고 얘기했다. 이렇게 완성된 이광수의 상황 세팅. 그렇다면 나머지 멤버들의 경우, 어떻게 상황이 설정되는 것일까. 조효진 PD는 멤버들의 경우에는 “이광수가 살인했다는 상황이 벌어졌다. 범인일 것 같으면 잡고 아닐 것 같으면 누명을 벗겨주라고 상황만 부여해준다”고 얘기했다. 즉, 드라마적 공간 안에 멤버들은 모두 리얼 상황으로 투입되는 것이다. 완벽한 설계다.

조효진 PD / 사진=넷플릭스 제공
조효진 PD / 사진=넷플릭스 제공

조효진 PD는 이어 1화의 상황을 예로 들어 ‘범인은 바로 너’의 구조를 설명하기도 했다. “첫 회 같은 경우에도 멤버들은 살인 게임에만 참여하는 줄 알고 촬영에 들어갔다. 이후 멤버들 모르게 암전이 된 후 상황이 벌어지게 만들었다. 결국 멤버들은 전혀 그런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줄 모르는 상황에서 진행된 거다. 또 멤버들도 1회 촬영까지만 해도 유연석이 멤버라고 알고 있었고, 현장에서 트릭도 실제로 벌어진 트릭이었다.” 그렇다면 게스트들의 경우는 어떠할까. 이에 대해 조효진 PD는 “게스트들의 경우에는 대본이 있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완벽하게 게스트의 모든 상황이 대본이 아니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게스트들의 경우에는 대본이 있다. 멤버들은 완전히 리얼리티로 가는 거고, 게스트들은 각자의 대본을 숙지하고 참여하는 형식이다. 대본이라는 게 이를테면 대사나 상황 설정 이런 게 있다. 롤플레잉 게임할 때보면 상인 같은 시스템이다. 게스트들이 인포메이션을 정확하게 기억해야 원했던 스토리 라인으로 끌고 갈 수 있다. 그 외에는 농담도 치고 하는 거다. 하지만 결국 게스트들도 알고 있는 선을 넘어가는 순간이 있다. 그 때부터는 그들도 리얼이 되는 거다. 그 순간부터 멤버들과 힘을 합치거나 말거나하는 것은 자의적으로 판단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조효진 PD)

이러한 복잡한 상황 설정에 대해 김주형 PD는 게임의 NPC 시스템을 예로 들었다. 결국 ‘범인은 바로 너’는 거대한 게임 시스템과 같다는 것이었다. “안재욱 씨가 제작발표회 때도 얘기했듯이 촬영이 몇 시간이 될 지가 모른다고 한 게 우리 예능의 특징을 드러낸 부분인 것 겉다. 거창하게 말하면 ‘GTA’나 ‘대항해시대’와 같은 세계관을 꾸려놓고 사건에 대해서 가이드라인만 정해두고 벌어지는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2안의 방향성을 열어뒀고, 예측을 하면서 준비했다. 촬영 준비를 할 때면 3안, 4안 등 가능한 모든 것의 시뮬레이션까지 만들어뒀다. 어디로 튀더라도 대응할 수 있게 설정했다.”(김주형 PD)

김주형 PD, 조효진 PD / 사진=넷플릭스 제공
김주형 PD, 조효진 PD / 사진=넷플릭스 제공

하지만 결국 모든 상황은 통제할 수 없는 부분도 등장하게 됐다. 그 부분이 바로 ‘범인은 바로 너’ 1화의 바가지 사건이었다. 물 옮기기 미션을 수행하던 도중 안재욱의 바가지에 연결된 줄이 끊어졌고, 쉽게 물을 옮길 수 있게 된 것.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조효진 PD는 “돌발 상황 덕분에 웃음이 나온 경우였다”고 얘기했다. “그러한 돌발 상황에서 세훈이가 박사님이 엉성하시구만이라고 말하니깐 웃음이 배가 되는 거다. 상황 속 리얼이 만들어낸 웃음 포인트라고 볼 수 있었다.”(조효진 PD)

이처럼 많은 경우의 수를 계산한 ‘범인은 바로 너’. 그렇다면 추리 미션이 실패할 경우의 2안은 무엇일까. 예를 들어, 방의 벽이 좁아드는 상황에서 미션을 푸는 경우에서 실패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조효진 PD는 2화에서 등장한 폭탄 장면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폭탄 같은 경우에는 멤버들에게 '그 폭탄 진짜 터지는 거예요'라고 말을 했다. 만약에 못 풀 것 같으면 물러나세요. 괜히 그러지 마세요. 그러니깐 진짜 긴장하는 거다. 그런 부분들이 있다. 그렇지만 멤버들이 100% 믿었느냐하면 그것도 아닐 거 같다. 그렇기 때문에 진짜 터질지 아는 우현 씨는 도망가고 다른 준비한 스토리로 가는 거였다.”

‘범인은 바로 너’는 이렇게 완벽한 시스템이 구축된 게임 속에 리얼리티의 상황을 부여했다. 완전히 새롭게 시도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어색함은 없었다. 드라마 속에 예능적인 상황을 부여하는 것이 꽤 복잡한 것이었음에도 조효진 PD와 김주형 PD의 뜨거운 뚝심은 막을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일까. ‘범인은 바로 너’는 생소한 장르의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흡인력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조효진 PD와 김주형 PD의 도전 의식이 더욱 빛이 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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