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수현 / 사진='임을 위한 행진곡' 제공
배우 전수현 / 사진='임을 위한 행진곡' 제공

[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전수현에게 5.18 광주민주화항쟁은 가족의 역사이기도 했다.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일어난 비극의 역사는 아직 끝이 나지 않았다.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시민들을 향해 총을 발포하고, 무자비하게 민간인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3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광주의 시민들은 그 날을 잊지 못한다. 하지만 사회는 잊으라고만, 덮으라고만 얘기한다. 굳이 이 이야기를 꼭 다시 해야하냐며 말이다.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은 여기에 대해 ‘꼭 얘기해야 한다’고 말을 한다. 얘기하며 끝까지 잊지 말고 기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배우 전수현에게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극 중 80년 5월, 군부독재 타도 시위에 앞장서다 스러져간 법대생 철수 역을 맡으며 그가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최근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에 위치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헤럴드POP을 만난 배우 전수현은 80년 5월을 다룬 ‘임을 위한 행진곡’과 얽힌 인연에 대해 얘기했다. 전수현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찍으며 유난히 5.18 국가유공자인 외할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영화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합격하고 나서 바로 외할아버지의 산소에 갔었다. 그 전까지는 외할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릴 때 아무 감정이 없었는데 이렇게 영화에 참여해서 가니깐 뭔가 찡해왔다. 외할아버지가 살아있으시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생각했다.”

전수현은 자신의 외할아버지에 대해 5.18 후유증으로 50대의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다고 얘기했다. 그렇기에 ‘임을 위한 행진곡’에 출연한다는 것은 그저 첫 주연 데뷔의 의미를 넘어 전수현에게 큰 의미를 가졌다. 그는 “제가 영화를 찍을 때 광주 방송에서 인터뷰를 했었다. 그때 외할아버지 이야기를 조금했다. 할아버지가 살아계셨으면 정말 자랑스러워했을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며 “어머니가 그 방송을 보고 우셨다”고 얘기했다. 이어 전수현은 “어머니가 지금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의 연세이다 보니 ‘우리 아빠가 지금까지 있었으면 엄청 예뻐했을 거다’라고 말씀해주신다”고 말하기도.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스틸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스틸

그렇게 본인에게 가장 의미가 깊은 이야기를 담은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임을 위한 행진곡’에 합류한 전수현. 당연히 부담감은 컸다. 첫 장편영화 주연이기도 했기에 더욱 부담감은 크게 다가왔다. “대본을 한 열 부 정도 복사해서 감독님한테도 계속 여쭤보고 상대 배우와도 이야기를 계속하며 연습을 했다. 처음이다 보니깐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특히 요즘에는 모든 관객들의 시선이 잘하는 배우를 선호한다. 아무리 잘생기고 예쁘고 한들 저 역시도 배우는 연기를 잘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너무 컸다. 신인이고 처음이다 보니 남들이 저를 어떻게 볼지에 대한 시선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누구보다 열심히 부담감을 안고 임했던 연기. 하지만 전수현은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뭐든지 아쉬움은 많이 남는다”며 “제가 찍은 영화라서 일뿐만 아니라 제 모습이 큰 스크린 안에 담기니깐 너무 신기했었고, 조금 더 제 감정을 드러내서 시대의 아픔을 표현했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전수현은 “그 시대의 상황에서는 그 분들이 슬펐고 아팠고 힘들었을텐데 저를 통해서 그것을 다시 한 번 느끼고 공감을 해야 하는데 그게 관객 분들에게 어떻게 느껴졌을 지가 제일 궁금하고, 저 스스로도 조금 더 잘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아쉬움을 안고 관객들에게 공개된 ‘임을 위한 행진곡’. 전수현은 과연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어떤 생각을 품었으면 했을까. 그는 이에 대해 어떤 편향적인 이야기가 아닌 역사 속 희생자들이 느낀 상처에 대해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냥 영화를 보시고 어떤 하나의 시선으로 보지 마시고 하나의 이야기라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누가 일기 쓴 거를 누가 대신 보여주는 거구나라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저희는 그 시대에서만 머무르는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까지도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보니깐 그냥 한 사람이 어렸을 때 썼던 이야기를 현재까지 이어와서 들려준다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한편, 신예 전수현의 열정 가득한 연기를 담아낸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월에 멈춰있는 엄마 명희(김부선 분)를 이해할 수 없었던 딸 희수(김꽃비 분)가 잊혀진 진실을 마주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지난 5월 16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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