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박화영' 포스터
영화 '박화영' 포스터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니들은 나 없으면 어쩔 뻔 봤냐?” 장난기 넘치는 말로 들릴 수 있지만 아니다. 영화 ‘박화영’ 속 ‘박화영’(김가희)의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기 위한 처절한 외침이다. ‘박화영’은 들어는 봤지만, 본 적은 없는 지금 이 땅의 10대들의 생존기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 ‘똥파리’를 시작으로 ‘밀정’, ‘암살’ 등의 작품에서 배우로 활동해온 이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다.

이환 감독은 이번에 단편 ‘집’을 장편화했다. ‘집’의 경우는 환경, 구조가 중요했다면, ‘박화영’의 경우는 캐릭터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세계관을 확장했다. 10대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가운데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들 중 가장 리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박화영' 스틸
영화 '박화영' 스틸

‘박화영’을 중심으로 ‘은미정’(강민아), ‘영재’(이재균), ‘세진’(이유미)이라는 캐릭터를 엮으며 10대 가출팸의 삶을 들여다본다. 이에 클로즈업 촬영 방식 위주로 인물들의 얼굴을 생생하게 보여주면서 캐릭터들의 심리가 고스란히 느껴지게끔 한다.

이 과정에서 들어는 봤지만 본 적은 없는 10대들의 어두운 세계를 적정선에서 멈추지 않고, 날 것 그대로 스크린에 담아냈다. 욕설, 흡연, 음주, 폭력, 원조교제 등 적나라하다. 포스터나 예고편에서 풍겨진 밝은 에너지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동안 보고도 애써 외면했던 것들을 마주보게 이끈다. 페이크 다큐멘터리라고 느껴질 정도다.

‘박화영’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단연코 배우들이다. 이환 감독은 위험한 도전일 수도 있지만, 신인들을 대거 기용했다. 타이틀롤 김가희를 비롯해 강민아, 이재균, 이유미, 김도완, 동현배, 한별, 오하늬 등이 그 주인공.

이처럼 빛나는 신인들이 의기투합해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이들의 신선한 마스크는 물론 안정적인 연기력은 현실감을 한층 더 높여준다. 충무로에 신인들을 수혈하고 싶었다는 이환 감독의 과감한 선택이 옳았다고 느껴지는 대목이다.

영화 '박화영' 스틸
영화 '박화영' 스틸

무엇보다 김가희는 ‘박화영’ 캐릭터를 위해 20kg를 증량하는 열의를 보였다. 외형적인 변신을 통해 ‘박화영’의 속내까지 접근하게 된 그는 눈빛, 웃음소리 등을 통해 섬세한 내면까지 정확하게 짚어냈다. 또 ‘박화영’의 외로운 삶에서 떼놓을 수 없는 각기 캐릭터들의 살기 위한 몸부림을 보면서 씁쓸함을 맛볼 수 있다. 선악으로 딱 나눌 수 없는 이중적인 캐릭터들을 통해 ‘박화영’의 색깔 역시 또렷해진다.

‘박화영’은 엄마에게 버림 받고 가출팸의 엄마를 자청하며 받아보지 못한 모성애를 본능적으로 드러낸다. 가족은 없지만 있고, 친구는 있지만 없는 짠내 나는 ‘박화영’을 극한으로 몰아가면서 불편함과 동시에 결국에는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연출을 맡은 이환 감독은 “‘박화영’을 통해 관객들이 서로 말을 건네고 생각을 주고받으며 캐릭터들이 관객들의 기억 속에서 숨 쉬며 잘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또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엄마라는 두 글자, 한 단어에 대한 생각을 곱씹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관객들이 ‘박화영’을 만나 완성해 나가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환 감독의 바람대로 10대들의 복잡한 세계를 보여주는데만 그치지 않고, 먹먹한 여운을 남길 듯하다. 개봉은 오늘(19일).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