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이환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불편해서 보기 싫더라도 마주할 필요 있어”

영화 ‘똥파리’를 통해 눈도장을 찍은 뒤 ‘암살’, ‘밀정’ 등에 출연한 배우 이환은 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런 그가 장편 데뷔작 ‘박화영’을 선보이게 됐다. ‘박화영’은 이환 감독의 단편 ‘집’을 장편화한 것이다.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3가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이환 감독은 ‘집’이 구조적인 것에 중심을 뒀다면, ‘박화영’의 경우는 캐릭터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 성장물, 사회 드라마 장르를 좋아한다. 10대보단 20대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못하게 됐다. ‘집’ 찍었을 때 ‘상희’라는 인물이 떠올라 그 인물을 중심으로 삼아 캐릭터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확신했다. 단편 때는 구조, 환경적 은유가 많았다면, 이번엔 배우들의 힘으로 저돌적으로 가자 싶었다.”

이어 “캐릭터 영화인만큼 근접 촬영을 주로 했다. 화면 비율도 인물에게 더 집중하려고 4:3으로 찍었다. 카메라도 카메라가 아니라 또 다른 인물로 여겼다. 이 인물들과 같이 호흡하고 관찰하고 있다고 할까. 카메라도 연기하고 있다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박화영' 포스터
영화 '박화영' 포스터

김가희가 극중 분한 ‘박화영’은 가출팸에서 ‘엄마’로 불리고, ‘박화영’ 역시 그들의 ‘엄마’가 되길 자청한다. 이환 감독은 이러한 설정을 통해 기성세대가 깨닫는 게 있길 바랐다.

“처음 시나리오를 구상할 때 이 사회가 갖고 있는 어른들의 무책임, 무관심, 보고 싶지 않은 것들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이 있었다. 엄마의 사랑 받아보지도 못한 소녀가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엄마 행세하지 않나. 어른들이 책임지지 못한 걸 오히려 ‘박화영’에게 책임지게끔 몰아가는 모습을 보면 어른들은 어떤 감정을 느낄까 싶어 그렇게 설정했다.”

이환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이환 감독/사진=서보형 기자

특히 ‘박화영’은 10대들의 리얼한 생존기를 그린 만큼 욕설, 흡연, 폭력 등을 날 것 그대로 스크린에 담아내 보는 내내 불편함이 이어진다. 이환 감독은 불편하더라도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10대 성장을 다루면서 환경을 보여줘야 한다 싶었다. 영화제 상영 당시보다 현재는 많이 덜어진 거다. 원래 더 많은 캐릭터들의 스토리가 있었는데, 네 명에 포커스를 맞췄다. 어차피 10대 이야기를 꺼내들었다면 불편해서 보기 싫은 것들을 과감하게, 필터링하지 말고 잘 보여줘야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보기 싫더라도 마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중심 네 캐릭터 중 승자도, 패자도 없다. 전부 다 이 사회에서 소외된 친구들인데 배분 자체는 ‘박화영’이 핵심이었다. 대신 ‘박화영’이 보이려면 나머지 캐릭터가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박화영’에게 흡수해 관통된다 싶었던 거다. ‘박화영’은 가부장적 가정 안 폭력에 놓여 있는 엄마, ‘영재’(이재균)는 폭력을 행하는 아버지 혹은 험상궂은 아들, ‘미정’(강민아)은 엄마의 마음을 이해 못하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큰 딸, ‘세진’(이유미)은 큰 딸에 비해 살아 못받은 둘째 딸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서 편집했다”고 설명했다.

“개봉하게 돼 떨리기도, 설레기도 하고, 기대 및 걱정도 된다. 시험 보는 기분이다. 영화가 좋다는 것도 물론 감사한데 배우들의 연기에 놀라움을 받는다면 그만큼 좋은 건 없을 것 같다. 우리 영화를 통해 인간 그리고 엄마라는 존재, 나아가 소외된 사람에 대한 생각을 한 번 더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웃음)”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