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비판과 비난. 그 경계를 찾기란 쉬우면서도 참으로 버거운 작업이다.
10월이 시작되는 지난 1일. 맹렬한 비판들이 오갔다. 그 시작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의 한 장면을 비판하는 의견을 자신의 SNS에 작성하면서부터였다. 그가 지적한 부분은 바로 대전 청년구단 편 중 ‘막걸리 테스트’를 거치는 장면이었다. 해당 장면에서는 백종원이 막걸리 매장 사장에게 12가지의 막걸리 브랜드를 가져와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막걸리 매장 사장에게 막걸리 맛에 대한 차이를 설명하고 전해주는 장면이었다.
이러한 방송내용에 대해 황교익은 “‘신의 입’이 아니고서 12개의 막걸리 브랜드를 정확히 맞힐 확률은 매우 낮다”며 “아무리 예능이어도 이건 아니다. 전국에 막걸리 양조장 수가 얼마나 되나 나도 꽤 마셔봤지만 분별의 지점을 찾는 게 정말 어렵다”라고 비판의 글을 남겼다. 그러자 이윽고 몇몇 누리꾼들이 황교익을 비판하는 댓글과 글을 게시하기 시작했다. 비판의 논조가 담겨있기는 했지만 비난의 여지가 많은 글들이 대다수였다. 몇몇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황교익이 백종원의 실력을 폄훼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예측이었고 억측의 가능성이 농후했다.
첫 게시글은 충분히 맛 칼럼니스트로서 할 수 있는 합리적 지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난들이 이어졌다. 황교익의 실수도 존재했다. 일부 칼럼니스트들의 글을 바탕으로 방송을 보지 않고 글을 작성한 것. 물론, 논란 이후 그는 “다시 보기를 해서 방송을 봤다”며 “방송 보니 더 가관이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황교익의 전문성에 대해 의심을 하는 댓글과 게시글들이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져나갔다. 그간 그가 출연해왔던 방송 프로그램에서의 발언들과 그의 SNS 발언들을 교차 편집하여 비판을 해 나가는 게시글들이었다.
게시글의 몇몇 부분들은 건전한 비판일 수도 있었으나 그에 대한 인신공격성의 글들도 다소 포함되어있었기에 이것이 온당한 비판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결국 황교익 또한 해당 글들에 대해 입을 열었다. 특히 그는 이러한 게시글들을 무분별하게 기사화한 언론에 대해 쓴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그는 실수를 저질렀다. 비난에 응수하기 위해 스스로도 비판의 도를 넘어 비난의 칼을 꺼냈기 때문이었다. 가장 문제가 된 문장은 “내용을 보니 중졸 정도 지식수준에 있는 자가 인터넷 여기저기 떠도는 정보를 짜깁기한 것으로 보였다”라는 부분.
전까지만 해도 자신만의 논조를 가지고 비난에 응수하는 비판을 꺼내보였던 황교익은 이 부분에서 학력 비하의 여지가 있는 글을 남겼다. 이후 누리꾼들의 비난이 더욱 거세졌고, 황교익은 4일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우선 그는 과거 자신이 발언을 할 때마다 일부 악플러들이 “한국의 고질병 지역감정으로 내 말과 글을 재단하려고 했다”며 “나에 대해 공격하며 학력을 들먹였다”고 발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학벌사회의 정서를 조장하고 있는 악플러들의 행태를 비판하며 “내가 해줄 수 있는 대접이 ‘중졸’인데, 이에 화달짝하고 또 이를 받아 쓰는 기레기들 수준을 보니 중졸도 아깝다. ‘초딩 정도의 지적수준’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황교익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물러섬이 없었다. 이러한 발언의 배경을 설명했지만 그렇다고 비난의 표현이 비판이 될 수는 없다. 아무리 합당한 논조의 발언이라도 표현이 잘못됐다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황교익 개인에게 모두 다 돌려버리려 하는 것 역시 고질적인 악폐다. 여전히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황교익을 힐난하는 내용의 글들이 차고 넘친다. 이 중 대다수는 전문가의 합리적 비판까지도 문제로 몰고 간다. ‘중졸’ 발언 이후에는 더욱 심해졌다. 하지만 결국 그는 비난에 비난을 응수한 것으로 밖에 남지 않았다.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
황교익 또한 방송 내용을 우선적으로 보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남겼던 것을 사과했으면 될 일이었고, 누리꾼들 또한 황교익에 대한 합리적 비판들만을 이끌어냈어야 했다. 황교익은 “실명의 전문 작가가 공개된 지식시장에서 한 말과 글에 대해 익명의 악플러가 던진 가짜 정보를 근거로 하여 의심과 불신의 기사를 쓴다는 것이 어찌 가능하다는 말인가. 공개된 지식시장에 ‘똥물’을 끼얹는 짓”이라고 작금의 사태를 비판했다. 물론 비판에는 더 강한 비판으로 응수할 수도 있는 법이다. 하지만 자신의 패착을 돌아보고 한 수 물러나는 법도 필요하다. 그러지 않고 계속해 수를 둔다면 결국 흑과 백, 모두 집을 얻지 못하는 형상이 일어난다.
논란의 사전적 정의는 ‘여럿이 서로 다른 주장을 내며 다툼’이다. 이번 사태에 가장 적확한 표현이다. 모두들 자신들의 의견만을 내놓는다. 물러섬이 없다. 결국 필요한 것은 여유로움이다. 황교익에게는 공인으로서의 여유가, 누리꾼들에게는 다수가 가질 수 있는 악폐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어느새 비판은 사라진 비난의 소용돌이에서 결국 피곤해지는 것은 ‘논란’ 속에서 먼저 포기하지 않고 패착을 고집하는 이들이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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