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밤치기’는 너무나 솔직해서 거침없다.
영화 ‘밤치기’는 제목부터 내용까지 발칙한 유머들로 가득 차있다. “하루에 자위 두 번 한 적 있어요?”라는 대사로 영화의 포문을 여는 만큼 도발적이다. 전작 ‘비치온더비치’를 통해 충무로에 새로운 시선을 던졌던 정가영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답다는 반응이 절로 나온다. 여전히 이야기는 담백하고 유쾌하다. 그리고 그 유쾌함 속에 녹여낸 성(性)적인 농담들은 더 노골적이다. 정가영 감독이 담아낸 지질하고도 처절한 욕망의 순간. 끝없는 구애의 밤, 그 끝을 치고 있는 영화 ‘밤치기’다.
최근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3가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을 만난 정가영 감독은 영화 ‘밤치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가장 첫 질문의 주제는 단연 ‘밤치기’라는 제목. 시적이라면 시적이고 농담 같다면 농담 같은 제목을 과연 정가영 감독은 어떻게 구상하게 됐을까. 이에 대해 정 감독은 “밤하늘을 치는 어따한 모습이 마치 끈질기게 구애를 하는 어떤 모습과 이미지 적으로 닮았다고 생각했다”며 “끝까지 갔던 구애의 밤을 회상할 때 '그날 밤을 쳤었지'하는 느낌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했었지라고 '밤치기'라는 제목을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가영 감독은 ‘밤치기’의 이야기를 구상하게 된 계기에 대해 “내가 평소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생각했다”며 “내가 생각했었던 것들이 과연 영화적으로 재밌을 수 있을까 생각하고 이야기를 만들어갔다”고 얘기했다. 덧붙여 정 감독은 “보통 상상을 전제로 이야기를 쓰는 편인데 그러면서 저만의 판타지가 가미된다”며 “영화 속 진혁(박종환 분)은 제 이상형에 가까운 판타지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렇게 감독 스스로의 판타지와 관객들이 추구하는 판타지성을 녹여내 만든 ‘밤치기’. 하지만 영화는 너무나 현실적이었다.
특히 너무나 현실적인 나머지, 솔직하고 거침없다. 그렇기에 영화가 던지는 오롯한 감정들은 모두 관객의 몫이 된다. 상황에 대해 어떠한 감정을 제시하기보다 관조하고 있는 카메라를 바라보는 관객 스스로에게 해석과 감정을 전임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가영 감독은 “저는 이야기를 쓸 때 신선함이 중요하다”며 “신선함을 어떻게 이끌어낼까 고민하다 일상에서 보지 못했던 대화의 모양들을 연구했다. 그래서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유머로 받아들일 수 있고 발칙하다, 혹은 불편하다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렇다면 정가영 감독은 ‘밤치기’에 어떠한 매력을 더하려고 노력했을까. 이에 대해 정 감독은 “저 역시도 호감이 가는 사람들에게 매력을 어필한다던지 구애를 하는 과정이 있었고 그런 것들을 녹여내려 했다”며 “또 제가 애정촌이 나오는 ‘짝'을 좋아했다. 거기에서도 사랑에 빠져서 자기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애달파하고 질투하는 모습이 다큐멘터리처럼 담긴다. 그런 모습을 보고 되게 살아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얘기했다.
덧붙여 정 감독은 “그런 것들이 사랑이라는 감정의 유니크한 지점인 것 같다”며 “그래서 저도 언젠가부터 그런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과정을 그려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그렇게 생생한 구애의 과정을 녹여내면서도 정가영 감독은 ‘밤치기’를 통해 그간 터부시 되어왔던 성에 대한 이야기를 아무 스스럼없이 꺼내놓는다. “여자친구 아닌 사람 생각하면서 마스터베이션 한 적 있어요?”라고 질문하는 극 중 가영(정가영 분)처럼 말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풀어낸 것에 대해 정가영 감독은 성에 대한 선입견과 관습의 답답함을 깨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성이라는 건 자연스러운 거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은밀하고 감추려고 한다. 소중한 것이라서 함부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럼으로써 생기는 선입견이라든가 관습 같은 것들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저 역시 과거에 남자 친구가 아닌 사람을 생각하면서 마스터베이션을 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엄청 죄책감이 들었다. 죄책감보다도 이런 삶을 산다는 게 불행해보였다. 그런데 나중에 얘기를 해보니 모두가 애인을 생각하면서 하지는 않는다는 거다. 나는 왜 그런 죄책감으로 불행해했나 싶었다. 그런 것에 있어서 많이 얘기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팝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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