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수/사진=디씨드 제공
이범수/사진=디씨드 제공

[헤럴드POP=천윤혜기자]([팝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이범수가 여전히 새로운 역할을 갈망하고 있음을 고백했다.

드라마 '외과의사 봉달희', '온에어', '자이언트', '샐러리맨 초한지', '아이리스2'부터 영화 '짝패', '조폭 마누라3',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신의 한 수'까지. 이범수의 필모그래피에는 인생캐라 불릴 만한 작품이 수두룩하다. 이미 배우로서 모든 것을 다 이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커리어를 쌓은 이범수. 그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제작자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이범수는 이에 대해 "제작자로 활동하는 것도 저에게는 성장인 것 같다"며 제작사로 사는 삶에 대해 밝혔다.

"영화인으로서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면서 배우라는 영역의 사람으로 존재하다가 제작이라는 여건에서 보니 시야도 넓어지고 몰랐던 것도 느끼게 됐다. 어려움도 알게 되니 성장이라는 말을 안 할 수가 없다. 고통이 있지만 그만큼 성취감이 있고 애정도 쏟게 되고 이는 책임감과도 직결된다. 더불어 함께 했던 동료들의 고마움도 알게 된다."

제작자로 활동하는 것은 배우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 일. 이번 작품인 '출국'을 촬영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출국'을 찍을 때 폴란드에서 촬영하는데 타지다보니 낯설었다. 스케줄도 꽉 짜여있고 돌발 변수의 연속인데 그 와중에 오차 없이 계획대로 모든 일이 진행된다는 게 쉽지 않다. 핑계거리가 백 가지는 된다. 그렇지만 핑계로 끝날 수 없는 책임감이 있지 않나. 다같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고 제가 어느새 격려하고 있더라. 물론 격려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겠나만 솔선수범하고 나부터 부지런히 하고 '화이팅'이라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건넸다. 그래서인지 배우와 스태프들 간에 정이 많이 쌓였다는 생각이다. 그만큼 연륜이 쌓였다고 할 수 있을까. 현장에 나가면 저는 이제 최고 선배에 껴있다. 후배들이나 동료들, 스태프에 대해 과거보다 조금 더 헤아리게 되고 둘러보게 되고 챙겨보게 된다. 그 때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이범수/사진=디씨드 제공
이범수/사진=디씨드 제공

이범수는 배우 생활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30년을 향해가며 배우로서, 한 사람으로서 연륜을 쌓아가고 있다. 그러면서 세상과 연기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깨달아가고 있었다.

"사십 대 끝자락에 접어드니 예전에는 '잘 돼야 하는데'하면서 노심초사하고 안절부절못했던 것들이 아무 것도 아닌 일이라는 게 느껴진다. '그 때에는 이거 때문에 심각하게 살아왔구나'라는 걸 느끼는 나이가 됐다. 결국 돌이켜보면 그런 것들은 영화인으로서 걸어가는 데 크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인천상륙작전'이 관객수가 적었어도 저는 제 일을 계속 했을 거다. 관객 수가 얼마에 끝났든 일희일비 하지 말자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낸 이범수였지만 그는 아직까지도 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배우는 결국 연기를 하는 행위에서 재미와 기쁨을 느낀다. 늘 같은 역할을 맡는다면 익숙하고 안전하기는 하다. 또 관객분들이 보고 싶은 지점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에만 치중하다보면 거기에서 정체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배우는 무형 무색 무취이고 이 그릇에서는 이런 색깔을 내고 저 그릇에서는 다른 색깔을 내는 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코믹적인 이미지를 선보였을 때에도 악역을 제안 받았고 악역을 한참 하다보면 멜로 제안도 받는다. 어떤 역할이든 새로운 모습을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은 학창시절부터 있었던 거다."

그러면서 "훗날 노역을 한다 하더라도 인자한 인물도 연기해보고 싶기도 하고 못된 노인을 연기해보고 싶기도 하다. 어차피 연기라는 건 별별 사람들의 모습을 선보이는 게 아닐까"며 웃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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