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유쾌함과 씁쓸함이 공존한다. 제주도 특유의 감성 또한 마음 속에 잔잔한 파도를 만들어낸다.
영화 '인어전설'은 제주 해녀들의 우여곡절 싱크로나이즈드 도전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국가대표 출신이었던 영주(전혜빈)가 제주도 해녀들의 싱크로나이즈드 공연 코치를 제안받고 제주도로 향하면서 극의 서막은 오른다.
'제주 해녀들의 신명나는 싱크로-나이쓰 도전기'라는 포스터 속 문구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인어전설'은 유쾌함으로 중무장했다. 제주 해녀들의 거침없는 말투가 그렇고 제주도 시골 마을 주민들의 일상은 소소하지만 코믹스럽다. 제주 해녀들의 싱크로나이즈드 도전 역시 웃음을 유발한다. 만삭의 산모부터 마을의 이장님까지 합세한 싱크로나이즈드 팀이 연습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코미디물다운 전개다.
그럼에도 단지 웃음만으로 '인어전설'을 이야기하기에는 영화가 가진 의미가 가볍지 않다. 이 속에는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따뜻한 인간애가 있고 제주 해녀들의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 제주도가 전세계적인 관광지로 각광받으며 오히려 옛 것을 잃어가는 현실 속 '인어전설'은 그런 제주도의 민낯을 파헤친다.
전혜빈, 문희경 등 배우들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전혜빈은 SBS 예능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서 건강미를 뽐내며 얻은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층 발전된 운동 실력을 발휘했다. 직접 싱크로나이즈드 선수에게 훈련을 받으며 실제 선수 못지 않은 화려한 기술을 선보인다.
이에 반해 문희경은 엄마 냄새가 풀풀 풍기는 제주도 해녀의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실제로 제주도 출신인 문희경은 맛깔나게 제주도 방언을 구사함은 물론 해녀의 물질, 싱크로나이즈드까지 물 속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뤄냈다. 이 과정에서 실제로 그녀는 고막에 천공이 생기는 부상을 안기도 했을 정도. 청력 상실의 위험 속에서도 문희경은 작품을 향한 열정 하나로 촬영을 했다고 직접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전혜빈과 문희경이 '인어전설'을 이끌어가는 만큼 두 여배우들의 워맨스는 돋보인다. 대립하던 두 사람이 우정을 쌓으며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하는 방식은 사랑 이상의 끈끈한 정을 느끼게 한다.
'인어전설'은 제주도 올로케 촬영이 진행됐다. 여기에 많은 스태프들이 제주도 출신으로 꾸려져 제주도만의 감성은 제대로 살아난다. '인어전설'이 선사하는 풍광은 수준급 CG로 화려함을 알리는 영화보다 더욱 인상을 남긴다.
다만 '인어전설' 속 모든 대사들은 자막 처리가 되어있다. 제주도 방언을 완전히 알아듣지 못하는 타 지역 관객들을 배려한 모습. 실제로 자막 없이 '인어전설' 속 제주도민들의 말을 모두 이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기에 자막 읽는 것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오멸 감독은 "내게 제주도는 어머니다. 때로는 친구이기도 하고 어떨 때에는 연인, 선생님이기도 하고 어떨 때는 감옥이기도 했다"며 "제주도라는 곳이 흩어지고 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얘기했다. 그에게 제주도는 애정과 애증이 섞인 공간인 것.
제주도를 향한 그의 진심이 관객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까. 웃음과 애정으로 버무려진 '인어전설'은 오늘(15일) 개봉.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