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고승아 기자]어느새 '배우 이솜'이라는 말이 익숙해졌다. 지난 2008년 모델 활동을 시작하며 패션계에서 먼저 얼굴을 비췄던 이솜은 배우로 전향해 주로 스크린에서 꾸준히 활동해왔다. 지난해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 이어 특히 올해 선보인 작품은 이솜만의 매력을 극대화하기에 충분했다. 영화 '소공녀'와 JTBC '제3의 매력' 속 현실적이면서도 독특한 캐릭터는 무표정하다가도 살짝 웃으면 나오는 이솜의 매력을 폭발적으로 드러냈다.

최근 헤럴드POP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솜은 '제3의 매력'의 영재를 떠오르게 하면서도 '인간 이솜'의 매력 역시 만날 수 있었다. 질문을 조용히 듣고 난 뒤,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천천히 내뱉는 이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드라마 끝나고, 계속 스케줄이 있어서 아직 쉬지는 못했다. 스케줄을 다 하고 나면 아마 12월 즈음부터 쉴 것 같다.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서 쉬려고 한다. 연말이라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서 더 집에서만 있을 것 같다. (웃음)"

'제3의 매력'에서 이솜은 활화산 같은 이영재로 분해 목소리 크고 오지랖 넓고 즉흥적이고 감정적이지만 솔직한 매력을 드러내며 결정적인 순간, 이기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평탄하지만은 않은 영재의 삶을 이솜만의 색채로 그려내며 스무 살, 스물일곱 살, 서른두 살까지 총 12년의 세월을 다르게 표현하려 노력했다.

이솜은 "아무래도 12년이라는 시간을 16부작 안에 담아야 했고, 그 안에서 영재와 준영이(서강준 분)가 큰 선택을 하게 되는데 그 선택들이 설명이 잘 됐나 싶다. 설명하려면 회차가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은 했다. 그 선택들을 보면서 시청자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스물, 스물일곱, 서른둘이 나오는데 스물, 스물일곱은 캐릭터를 만들어서 가려고 했다. 서른둘은 제가 겪어보지 않았던 상황들이 많고 저도 아직 서른둘이 아니어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감독님과 얘기를 나눴다. 스무살 영재가 선머슴 같다면 스물일곱은 좀 더 직업적인 면을 보여줬음 했다. 서른둘은 '사람 이솜'을 보여주려고 했다. 저 역시 서른둘이 궁금하기도 했고, 굉장히 기대했다. 서른둘은 영재 상황을 그대로 느끼고 연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영재 캐릭터에 대한 아쉬운 반응도 있었다. 영재가 가진 캐릭터의 연속성이 다소 이해가 가지 않아 '캐릭터 붕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에 이솜은 "반응이 뜨거운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붕괴라고는 생각 안 한다. 제가 연기한 영재이기 때문에 이해하려고 했다. 어려운 순간들도 있었지만 현장에서 감독님과 강준 씨와 얘기를 많이 나눴다. 여러 가지 감정도 생각해서 이해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재와 준영은 돌고 돌아 다시 서른두 살에 만났지만 결국 각자의 길을 택했다. 이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고, 이솜은 열린 결말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우선, 이솜은 '제3의 매력'에 관해 다 만족한다고 웃어 보였다.

"저 역시도 결말을 굉장히 궁금해하면서 촬영했다. 전 엔딩 내레이션 부분을 좋아하는데 '지나온 고통과 괴로움은 우리를 성장시킨다. 같이 느껴 온 기쁨과 함께. 그래서 우리는 계속 걷고 있는 게 아닐까. 가득 차 있는 내가 되기 위해.' 내레이션이다. 각자 자신을 찾으러 가는 길이라 생각한다. 영재도 준영이도 그 시기에는 각자 먼저 자신을 찾아야 사랑을 하고, 받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더라. 자기 길을 찾아가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

좋은 사람들을 현장에서 만나 올 한해가 만족스러웠다는 이솜은 '제3의 매력'의 현장 분위기를 최고로 꼽았다. 이에 배우들의 연기 호흡 역시 좋았으며, 배울 점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솜은 "현장 분위기 너무 좋았다. 그런 현장이 많지는 않은데 유독 좋았던 현장이다. 스태프분들도, 배우분들도, 너무 좋았고 감독님도 좋았다. 제가 연기에 집중할 수 있게 잘 만들어준 현장이었고, 그런 현장을 만들어주신 건 표민수 감독님이었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서강준에 대해 그는 "저보다 세 살 정도 어린데 어린 것과 별개로 서강준은 정말 섬세한 연기를 잘할 수 있는 배우더라. 준영이 캐릭터가 굉장히 섬세한데 이를 디테일하게 하고, 연기를 잘하는 친구인 것을 이번에 작업하면서 느꼈다. 섬세하고 디테일하고, 전체를 보고 고민할 수 있는 모습을 보고 배워야겠더라. 집중도도 좋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윤지에 대해 존경의 뜻을 표했다. "이윤지 선배님은 먼저 다가와서 편하게 해주셨다. 덕분에 친한 언니처럼 촬영했고, 항상 연기하시면서 영재의 감정에 충분히 도움이 됐는지 늘 고민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했다. 특히 머리를 짧게 자른 장면이 있는데, 알고 작품을 선택하셨다더라. 정말 멋있다 생각했고, 제가 머리를 잘라야 해서 더 긴장됐다. 자르고 나서도 주란의 상황에 맞는지 고민하시는 걸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다. 정말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모델에서, 이제는 배우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온 이솜은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이했다. 그는 "말이 안 되고 믿기지도 않는다"면서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물론, 자신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만족스럽지 않다고 단호히 말했다. "만족스러웠던 적이 없다. 지금까지고 그렇다. 저한테 좀 냉정해서 칭찬을 잘 못 받아들인다. 그렇지만 현장에서 작은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기에 후회는 되지 않는다. 뭐든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후회를 안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영재와 준영의 '제3의 매력'이 아닌 이솜의 '제3의 매력'도 궁금해졌다. 더불어 이솜이 생각하는 제1의, 제2의 매력 또한 무엇일까 싶었다. 이에 당황한 기색을 보이다가도 중요하게 자신의 매력을 늘어놓는 이솜이었다.

"단순하게 제가 가진 장점이 체력이라고 말씀드리려 했다. 1과 2는 생각 못 했다. 결국 체력이 제일 중요하지 않나. 하하. 아무래도 현장에 있다 보면 잠도 못 자고 힘든 일이 많은데 전 체력을 잘 회복하는 편이다. 제1의 매력은 캐릭터일 수도 있고, 제2의 매력은 배우인 저의 매력인 것 같다. 제3의 매력은 배우도 아닌 제가 보여드리지 않았던 이솜의 모습이라고 거창하게 말씀드린다. 어쨌든 결론은 체력이다. (웃음)"

이솜은 끝으로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며 "잘한 것보단 힘들었던 것들을 조금씩 이겨내고 나아가서 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 느껴야 할 아픔, 고통, 괴로움들을 그때 느껴서 잘한 것 같다. 저한테 칭찬해주고 싶다. 하하. 기쁠 때 기뻐야 하고 아플 때 아파야 하지 않느냐. 앞으로도 그러고 싶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사진=아티스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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