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나영/사진=이든나인 제공
배우 이나영/사진=이든나인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어떻게 진심 담아낼지 고민 많이 했다” 6년 동안 작품으로는 볼 수 없어 아쉬움을 자아내던 배우 이나영이 저예산 영화 ‘뷰티풀 데이즈’에 노개런티로 출연, 의미 있는 복귀를 하게 됐다. 이나영은 짧은 회차 내 탈북 여성의 복잡한 심경을 표현해야 하는, 쉽지 않은 작업임에도 그동안의 공백이 무색하게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이나영은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로 관객들을 만나고 싶어 컴백하는데 시간이 걸린 것 같다면서 ‘뷰티풀 데이즈’의 먹먹함이 좋았다고 밝혔다.

“일부러 쉬어야겠다 생각한 건 아니었다. ‘하울링’ 끝나고 계속 시나리오들을 읽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보여드리고 싶은 작품들로 돌아오고 싶었다. 시간이 다소 걸리긴 했지만, 자신 있게 내보이고 싶었다. 영화계 상황일 수도 있고, 내 스스로가 헷갈린 것일 수도 있고..그 속도의 차이인 것 같다.”

이어 “개인적으로 먹먹한 걸 좋아한다. 노래를 들으며 묘한 기분이 드는 것처럼 보고 아련하게 떠오르는 영화들을 좋아해 이 작품을 선뜻 할 수 있었다. 시나리오를 봤는데 지문이 많지 않음에도 감정들이 많이 느껴지면서 먹먹하더라. 담백하면서 시크하기까지 해 내가 그 안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 스틸
영화 '뷰티풀 데이즈' 스틸

이나영은 극중 살기 위해 북한에서 한국으로 오면서 죽음보다 더한 고통의 시간을 보냈지만 담담하고 강인하게 삶을 사는 ‘여자’ 역을 맡았다. 특히 이나영은 10대 중후반의 촌스럽고 수수한 소녀, 중국에서 술집을 다니는 20대의 섹시하고 도발적인 여자, 한국에서 술집마담이 된 강인한 30대 여인 그리고 대학생 아들을 둔 엄마까지 20여년에 걸친 인물의 굴곡진 삶을 섬세하게 그려내야 했다.

“워낙 캐릭터가 굴곡 있고 상상하기 쉽지 않은 삶이라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이입을 잘 하면서 볼 수 있을지, 진심을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 많이 했다. 전체적인 모습으로도 나타날 것 같아서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을 썼다. 10대는 북한에서 오는 과정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을 텐데 그런 걸 겪은 어린 소녀로, 20대는 동물적일 것 같았다. 색감도 제일 많이 들어가고, 표현도 많다. 현재의 경우는 걷어내는 작업이 필요했다. 메이크업도 진하지 않고, 손톱 색깔까지 고민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머리 색깔의 변화가 있었다. 예전을 더 빨리 찍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 다만 현재를 연기할 때는 자꾸 시나리오를 보게 되더라. 이 여성의 삶이 어떤지 한 순간도 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매일 정독했다. 아들과 장면에서는 더 센 표현도 있었는데, 오히려 계속 누르는 게 맞다 싶었다. 역경을 겪고도 묵묵히 살아가기에 아들과 재회한다고 해서 감정 동요가 크게 있을 것 같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날그날 감정에 몰입하려고 했다”고 회상했다.

배우 이나영/사진=이든나인 제공
배우 이나영/사진=이든나인 제공

뿐만 아니라 이나영은 리얼리티를 위해 조선족이 쓰는 연변 사투리, 중국어 연기도 소화해내야 했다. 동료 배우의 도움을 받으며 무엇보다 자연스러움에 중점을 뒀다.

“사투리 연기를 해보고 싶긴 했지만, 그동안 인연이 안 됐다. ‘뷰티풀 데이즈’에 함께 나온 김아라라는 배우가 북한 출신 배우다. 그분께 직접 배웠다. 계속 만나서 확인해달라고 귀찮게 했다. 하하. 처음에 받은 음성 녹음은 억양이 셌는데, 김아라를 통해 배우면서 디테일까지 잡았다. 대사도 더 자연스럽게 바꿔나갔다. 어렵지만 재밌었다.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영화는 소재가 어려워보여도 어렵지 않게 잘 끌어간다. 강압적이지 않게 가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의미를 부여하는 게 아니라 툭하니 던져준다고 할까. 작지만 의미 있는 영화가 잘될수록 앞으로 더 많이 만들어질 테니 ‘뷰티풀 데이즈’가 잘됐으면 좋겠다. 책임감도 크게 느껴진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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