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안태현 기자]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로마'와 관련해 국내 기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영화 '로마'(배급 넷플릭스)의 라이브 컨퍼런스가 21일 오후 서울특별시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진행됐다. 이날 라이브 컨퍼런스에서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화상 연결로 영화 '로마'에 대한 질의응답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로마'는 1970년대 초반 혼란의 시대를 지나며 여러 일을 겪어야 했던 멕시코시티 로마 지역에 사는 클레오의 삶을 따라가는 영화. 1970년대 멕시코 격동의 시절과 사회 계층의 모습을 감성적으로 풀어내며 제75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는 처음으로 세계 3대 국제영화제 최고상의 영예를 안겼다.
이외에도 제43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제45회 텔루라이드 영화제, 제56회 뉴욕영화제, 제29회 뉴올리언스영화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잇따라 상영되며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더불어 뉴욕비평가 협회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으면, 현재 가장 유력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것을 전제로 제작된 영화 ‘로마’. 하지만 ‘로마’에 대해 관객들이 오히려 이 작품은 극장에서 봐야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역설적인 상황에 대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재밌는 상황인 것 같다. 극장에서 체험해볼 수 있는 작품을 미디어 플랫폼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상황인 것 같기도 하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이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이러한 스토리에 관심을 가졌고 이렇게 촬영하고 허락해줬던 플랫폼이 넷플릭스였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덧붙여 쿠아론 감독은 “저도 관객이 전부 극장에서 ‘로마’라는 작품을 봤으면 좋겠지만 넷플릭스와 같은 신규 미디어 플랫폼 또한 적합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 영화는 멕시코 언어로 제작이 됐고 흑백 영화다. 이런 영화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있겠으나 그러지 않은 사람들도 넷플릭스를 통해 쉽게 제 작품에 접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로마’가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임에도 가정부 클레오가 주인공이 된 이유에 대해 쿠아론 감독은 “처음부터 저를 캐릭터로 잡아서 연출할 계획은 전혀 없었다”며 “클레오는 제가 가장 사랑했던 캐릭터이자 애정한 캐릭터였다”며 “클레오는 저의 상처와 그녀의 상처를 같이 공유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가깝게는 가정, 그리고 크게는 멕시코가 안고 있던 상처, 좀 더 크게는 전 인류가 안고 있는 상처를 모두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고 설명했다.
‘로마’가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바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직접 촬영감독까지 도맡았다는 것에 있다. 전작 ‘그래비티’와 ‘칠드런 오브 맨’ 등의 작품에서 함께 했던 엠마누엘 루베즈키 촬영 감독이 일정상 영화에 참여하지 못하자 직접 카메라를 들게 된 것.
이에 대해 쿠아론 감독은 “원래 저 역시 처음으로는 촬영감독으로 영화를 시작했다.”며 “처음 시작했을 때 루베즈키 감독은 저의 어시스트였다. 이번에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서 루베즈키가 참여하지 못한다고 했을 때 그가 저를 설득했다, ‘당신이 촬영해라 그게 훨씬 낫겠다’ 했는데 그렇게 내가 카메라를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아론 감독은 “실제로 전에도 다른 작품을 할때도 본격 촬영이 시작되기 전에는 제가 직접적으로 촬영을 많이 했었다”며 “이번에 촬영을 하며 중점을 뒀던 부분이 있다면 매우 현대적인 흑백을 연출하고 싶었다는 점이다. 매우 현대적인 시각에서의 과거를 촬영하는 연출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제작된 영화들을 초청하지 않는 폐쇄적인 영화제들의 행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칸 영화제는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영화들에 대해서는 초청을 거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쿠아론 감독은 “플랫폼들에 대한 영화제들의 트렌드는 사실 지속되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플랫폼들이 하나의 단기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지속될 산업으로써 인정을 하고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또한 쿠아론 감독은 “요즘은 극장에서의 선택의 제한이 너무나 좁아졌다”며 “하지만 플랫폼들이 선택의 다양성과 다변성을 이끌어갔다. 극장이 슈퍼 히어로 영화가 차지하고 있는 파이가 많지만 플랫폼이 여러 영화들의 선택을 이끄는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제가 극장에서 선택할 수 있었던 영화들이 많았던 것처럼 지금은 플랫폼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쿠아론 감독은 이날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영향을 받은 몇몇 부분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제가 매우 존경하는 감독이라서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작품 활동을 했다”며 “하지만 제가 어떠한 레퍼런스를 한다든지 오마주를 하는 노력을 특별하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떻게 다르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면서 이 작품에 몰입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DNA는 무시할 수 없다. 그를 존경하는 마음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아론 감독은 “그래서 저 자신에 대해서 도피하지 않고 영향을 받은 부분은 인정하고 싶었다. 무술을 하면서 장면에서 편집을 하면서 펠리니 느낌이 많이 든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그래서 오히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가는 바람이 부는 효과를 집어넣자고 했다. 그런 느낌이 있다면 극단적으로 살리자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적인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제작하고 배급하는 영화 ‘로마’는 일부 극장에서 상영 중이며 지난 14일부터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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