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해진/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유해진/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변화 과정 자연스럽게 이어지면 좋겠다 생각” 진정성 있는 연기로 매 작품마다 소소한 웃음 그리고 진한 감동을 선사하는 인간적인 매력의 소유자인 배우 유해진. 그가 지난해 영화 ‘완벽한 타인’으로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다면, 새해에는 신작 ‘말모이’로 특유의 넉살로 웃음을 자아내더니 성장 과정을 통해서는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더욱이 ‘말모이’에서 유해진이 분한 ‘김판수’는 엄유나 감독이 시나리오를 작업 당시부터 그를 염두에 두고 썼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유해진은 어느 때처럼 개인적인 연기 욕심보다는 좋은 이야기라 마음이 끌렸다고 밝혔다.

“감독님이 나를 그리면서 썼다고 듣기는 했는데, ‘말모이’ 시나리오를 받고 나와 잘 맞을까 생각을 하게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렇게 하면 괜찮겠다 확신이 생기더라. 어느 작품이든 도전 의식보다 잘 녹아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크고, 좋은 이야기 전달에 내 목적이 있다.”

이어 “엄유나 감독님이 ‘택시운전사’를 쓰지 않았나. ‘말모이’ 역시 그때와 같은 한 번쯤 생각해봄직한 내용이라 좋았다. 우리의 정신, 말 등의 무용의 것을 소재로 그린 게 매력적이더라. 항쟁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면을 그린 것도 좋은 시도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말모이' 스틸
영화 '말모이' 스틸

유해진은 극중 감옥소를 밥 먹듯 드나들다 조선어학회 사환이 된 까막눈 ‘김판수’ 역을 맡았다. ‘김판수’는 명문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어린 딸을 키우는 홀아비로 까막눈이지만 말은 청산유수, 허세 또한 일품인 인물이다. 실제 유해진의 어린 시절 동네 목공소 아저씨가 모델이 됐다. 무엇보다 ‘말모이’는 ‘김판수’의 까막눈에서, 또 한심한 아버지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중심으로 극이 흘러간다.

“연기할 때 글을 몰랐던 사람이 알게 되는 것과 한심한 아버지로서의 변화하는 두 가지에 초점을 뒀던 것 같다. 몰랐던 사람이 알아가는 과정도 무리하지 않게 그려지길 바랐고, 글을 지키는 마음이 생길 때까지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 좋겠다 생각했다. 아버지로서 성장도 그런 거에 중점을 뒀다.”

그러면서 “실제 어릴 때 동네 목공소 아저씨를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침 뱉고, 욕하고, 시비 거는 등 막 사는 아저씨였다. 예의 없는 사람이라고 할까. 글 깨우치는 것도 변화지만, 침도 안 뱉게 되거나 머리 모양도 바뀌는 등이 쌓여 변화되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배우 유해진/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유해진/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뿐만 아니라 ‘말모이’가 우리말이 금지된 1940년대 일제의 감시를 피해 전국의 말을 모은 ‘말모이’ 작전을 영화화한 만큼 유해진 역시 촬영을 거듭하면 할수록 우리말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고 고백했다.

“영화 속 원고가 없어지는 장면을 촬영할 때 배우들이 컷을 한 이후에도 주저앉아 안 움직이더라. 그런 모습을 보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그때 난 촬영을 안 하고 지켜보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더하면 더했지 싶으면서 다들 정말 힘들게 우리말을 지켜왔겠구나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보다 촬영하면서 사명감이 점점 생겨났고, 지금도 우리말을 쓰려고 노력 중이다.”

“‘말모이’는 순둥이처럼 순한 영화인 것 같다. 아침에는 자극적인 것 말고 순한 걸 먹어야 하지 않나. 새해 시작하기에 손색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아침에 순두부를 먹으면 든든한 것처럼 우리 영화가 그랬으면 좋겠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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