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설경구/사진=NEW 제공
배우 설경구/사진=NEW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단면 아닌 여러 가지 진정성 있게 담아내 좋았다” 영화 ‘우상’을 시작으로 올해 열일 행보를 예고한 배우 설경구가 신작 ‘생일’을 통해 짧은 텀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무엇보다 설경구는 당시 스케줄이 되지 않았음에도 ‘생일’의 시나리오에 담긴 진심에 마음이 끌려 출연을 결심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설경구는 관객들이 자신의 캐릭터의 어깨를 타고 넘어와 생일모임에 함께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담담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시나리오를 제의 받았을 때 스케줄이 절대적으로 안 됐다. 사실 이유가 정확히 되니 거절하기도 쉬웠다. 그런데 이준동 대표님을 만나 시나리오가 나오기까지 과정에 대해 들었다. 한 단면을 들여다본 게 아니라 잠깐이라도 여러 가지를 진정성 있게 담고자 했더라. 쉬운 선택은 아니었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이어 “‘우상’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게 양해를 구했다. 이수진 감독님이 애써주셔서 내 분량만 먼저 찍고 빠졌다. 탈색한 걸 검정머리로 바꿔야 했는데, 거울을 보는데 낯설더라. ‘생일’ 속 내 캐릭터가 낯설게 들어오지 않나. 그래서 오히려 이 상태로 들어가보자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생일' 스틸
영화 '생일' 스틸

설경구는 극중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안고 살아가는 아빠 ‘정일’로 분했다. ‘정일’은 해외에서 일을 하며 오랜 시간 가족과 떨어져 지내 아들이 떠난 날 가족 곁에 있지 못한 것이 늘 미안하기만 한 인물이다. 이에 ‘정일’은 당사자이면서도 관찰자의 역할을 한다.

“‘정일’의 설정이 묘했다. 유가족이면서도 관찰을 해야 하지 않나. 감독님께 한 첫 질문이 왜 2~3년 후 한국에 들어오게 만들었냐였다. ‘정일’을 우리의 시선으로 생각하고 관객들이 이야기의 중심으로 훅 들어가는 게 아니라 ‘정일’의 어깨를 타고 주변을 살피면서 이야기의 중심에서 힘들어하는 ‘순남’(전도연)을 만나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해주셨다. 거리두기를 시킨 거다. 그런 설정이 재밌었다. 관객들로 하여금 부담스럽지 않고, 생일모임까지 천천히 들어가게 한 것 같다.”

배우 설경구/사진=NEW 제공
배우 설경구/사진=NEW 제공

설경구는 이번 작품에서 아들을 잃은 아버지 캐릭터를 맡았지만, 감정을 격정적으로 표출하지 않는다. 오히려 절제하는 쪽에 가깝다. 설경구가 그렇게 캐릭터를 잡은 이유는 분명히 있었다.

“내가 흥분하면 관객들이 내 어깨를 타고 못넘어올 것 같았다. 또 캐릭터 설정 자체도 가족에 대한 죄책감에 무슨 낯짝으로 슬퍼해 이런 게 있었다. 슬퍼하거나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될 것 같았다.그래서 최대한 누르고 담담하려고 노력했었다. ‘정일’은 모든 인물들에게 시선을 주며 관찰한다. 3년이라는 세월이 너무 낯설어 꾸준히 보게 만들었던 것 같다.”

특히 ‘생일’의 하이라이트는 생일모임 장면이다. 감정의 정직함을 위해 극적인 기교나 기법보다는 실제 생활 조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가 하면, 수십명의 배우가 한 번에 무려 30여분의 롱테이크 촬영을 진행했다. 설경구 역시 묘한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틀에 걸쳐 롱테이크 2번 갔다. 보조출연자까지 50명이 넘었을 거다. 묘한 경험이었다. 공기가 쭉 모여들며 하나가 된 것 같았다. 아이들도 있었는데, 다 집중했던 것 같다. 쉬운 촬영은 아니었지만, 난 그 공기가 너무 좋더라. 날씨도 후텁지근했는데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집중했던 것 같다.”

“관객들마다 ‘생일’을 보고 각자의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 다만 눈물이 나기도 하지만, 마냥 그렇지만은 않았으면 좋겠다. 마지막 장면의 경우는 객석에 앉아 있으면 참여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그러면서 위로하고, 위로 받을 수 있을 거다. 나 역시 그랬다. 생일모임에 함께 해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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