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디지털 성범죄 사건의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을 통쾌하게 불러일으킨다.
영화 ‘걸캅스’는 48시간 후 업로드가 예고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마저 포기한 사건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뭉친 걸크러시 콤비의 비공식 수사를 그린 이야기.
해당 영화는 3년 전 기획됐지만, 최근 불거진 승리, 정준영 사태와 흡사한 모양새라 어느 때보다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마약, 몰래카메라 촬영 및 유포, 음란사이트 개설 등 예전부터 실제 만연해있는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다루기 때문이다.
이처럼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다루지만, 무겁게 끌고나가기보다는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방식을 택했다. 극의 중심에는 걸크러시 콤비가 있다. 90년대 여자 형사 기동대 출신으로 한때 전설의 형사였으나 현재 민원실 퇴출 0순위 주무관이 된 ‘미영’(라미란)과 불의를 보면 먼저 뻗어 나가는 주먹 때문에 민원실로 밀려난 강력반 꼴통 형사 ‘지혜’(이성경)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
무엇보다 앙숙관계인 두 캐릭터가 티격태격하다가도 범죄 해결을 위해 하나가 돼가는 과정을 경쾌한 톤으로 그려 마음 편하게 웃을 수 있다. 이들은 여느 형사물들 속 주인공들과 달리 공권력이 없는 상태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애쓰기에 흥미롭다.
범죄자들을 응징하는 과정에서는 시원한 액션이 펼쳐진다. ‘미영’은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특기생답게 육탄전으로 볼거리를, ‘지혜’는 타격감이 돋보이는 액션으로 속이 뚫리는 핵사이다를 선사한다.
라미란은 이번 작품에서 생애 첫 주연을 맡은 가운데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카리스마를 넘나드는 연기력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정다원 감독이 라미란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쓴 만큼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 대중이 그동안 선호한 배우 라미란의 매력을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다.
또 이성경의 경우는 불의에 욱하고 마음이 앞서는 넘치는 열정부터 사건을 직면하고 터지는 울분까지 진심을 다해 표현해냈다. 더욱이 라미란의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환상적인 앙상블을 완성했다.
최수영은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로서는 볼 수 없던 구수한 욕설까지 구사하는 반전 코믹 연기로 극의 재미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근래 달달한 모습을 선보여온 위하준의 악역 변신도 눈여겨볼 만하다. 여기에 하정우, 안재홍, 성동일 등 막강한 카메오 라인업은 ‘걸캅스’를 풍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장르가 오락액션인 만큼 모든 과정이 재미에 초점이 맞춰져 심각하지 않게 전개해나가다 보니 사건 해결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다소 반감되는 듯해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그럼에도 킬링타임용 형사물로 즐기기에는 무난하다. 아울러 디지털 성범죄의 위험성을 한 번 더 생각해보게끔 만든다.
연출을 맡은 정다원 감독은 “가장 비열하고 치사하고 추악한 범죄를 속 시원하게 해결하는 유쾌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개봉 전부터 젠더 이슈로 몸살을 앓은 ‘걸캅스’가 선입견을 깨고 강점인 유쾌함, 통쾌함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개봉은 오늘(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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