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장애인 양궁선수와 공황장애를 겪는 공대생의 성장스토리가 사랑을 만나 따뜻한 힐링을 선사한다.
'너의 여자친구'는 모태솔로 9998일째를 맞이한 무공해 뇌섹남 '휘소'와 그의 앞에 막무가내 들이닥친 직진녀 '혜진', 이상하게 끌리는 두 남녀의 솔로 탈출 로코맨스.
봉사활동만 하면 여자친구가 생길 수 있다고 믿으며 자전거 수리봉사를 하는 공대생 남학생. 그리고 당당함을 무기로 돌직구 발언을 거침 없이 하는 장애인 양궁 선수. 두 사람의 만남은 공통점이 하나도 없을 것 같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은 제각각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다. 한 사람은 몸이 불편하고 다른 한 사람은 마음이 아프다. 이들은 친구로 만나 점차 사랑을 키워가며 아픔을 치유해나간다. 이 과정은 트라우마를 극복해내는 일종의 성장물 같은 따뜻한 위로가 된다.
영화의 배경은 청춘의 상징인 대학교 캠퍼스. 이는 휘소와 혜진의 사랑을 청춘물로 만들며 풋풋함이 가득 느껴지게 한다. 장애인과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두 사람의 설정은 결코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영화는 청춘물이라는 장르를 입고 최대한 밝고 따뜻하게 그려냈다.
이엘리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스크린 데뷔를 이뤘다. 주로 전작들에서 악역 등 무거운 역할을 맡았었지만 이번에는 맞춤옷을 입은 듯 발랄하고 당당한 혜진을 만들어냈다. 특히 장애인, 그리고 양궁 선수라는 독특한 설정을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이엘리야의 재발견이라고 봐도 될 정도.
지일주 역시 흔히 생각하는 공대 남학생의 모습을 그리며 숫기 없지만 그 모습조차 사랑스러운 한휘소를 그렸다. 작품의 중후반부 자신의 정신적 트라우마를 극복해내는 과정에서는 깊어진 무게감으로 영화를 한층 풍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영화는 뻔한 캐릭터 설정과 스토리 전개로 볼맛을 감소시킨다. 남녀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고 갈등을 겪다가 결국 이를 봉합하고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과정은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정. 또한 이런 과정들 속 캐릭터들의 감정적인 개연성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 일부 배우의 어색한 연기도 영화에의 몰입을 방해한다.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너의 여자친구'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스토리라는 매력이 있다. 또한 늘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존재로 인식되던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을 깬다는 지점 역시 의미 있다. 영화에서는 꾸준히 "나 혼자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독립된 주체로 살아가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연출을 맡은 이장희 감독은 "십 수년 전에 서울시에서 하는 장애인 인식 개선 사업에서 단편 영화 조감독 역할을 했다. 그 때 장애인 양궁 팀을 실제로 보게 됐고 가슴 속에 담고 있었다"며 "장애인 인식에 대한 상황들을 비장애인들에게 인식시키려고 했다"고 밝혔다.
몸이 아픈 사람과 마음이 아픈 사람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 '너의 여자친구'가 다소 진부한 스토리 전개에도 성장물, 청춘물로서의 따뜻함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개봉은 오늘(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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