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이상윤의 연기 변신이 제대로 통했다. 그는 백화점 상위 1% VIP 고객을 관리하는 전담팀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프라이빗 오피스 멜로 드라마 'VIP'에 출연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상윤이 'VIP'에서 맡은 박성준은 VIP 전담팅 팀장에서 이사까지 오른 인물이지만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나정선(장나라 분)과의 가정을 위기로 만드는 인물.
최근 서울 강남구 학동로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이상윤은 "이 작품 덕분에 수명이 많이 늘어서 감사한 작품이었다"고 웃음지었다.
이상윤이 이번 작품으로 수명이 많이 늘었다고 표현한 데에는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캐릭터적으로 큰 미움을 받아야 했기 때문. 물론 욕을 먹을 수 있겠다는 각오를 하고 들어갔지만 시청자들은 그 예상을 뛰어넘는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각오했던 것보다 심했던 것 같다. 성준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야 예상했는데 그것보다도 많은 분들이 몰입해서 보시다보니 더 강한 부정적 의견을 많이 주셨고 그걸 넘어서서 저한테까지 부정적인 의견들을 주시고 연기적인 면에서도 얘기를 듣게 되더라."
그는 이어 "성준이 그렇게 반응을 받을 거라는 건 대본 보는 순간 알고 있으니까 욕을 많이 먹을수록 드라마 잘 될 거 같다고 했었다. 그런데 그 부분이 저한테까지 오고 연기적인 부분까지 얘기하게 될 거라고는 몰랐다. 성준이 욕 먹고 이상윤이 욕을 먹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연기적인 부분에 대한 반응에는 의문이 있다. 제 연기의 부족함이라고 얘기하시는데 저는 나름의 해석이었다"며 "진짜 이 사람 속을 알 수 없게 하고 싶었다. 감정이 드러나지 않게 하고 싶었고 드러나려고 하는 순간조차도 답답하게 감정을 드러내고 싶었다. 다만 그 감정이 있는지 정도는 보여야 하는 신들이 몇 개 있었는데 그 몇 개가 관건이었던 것 같다. 그 부분에서조차도 보이지 않았다면 제가 잘못한 거고 그 신에서는 보였는데 나머지는 안 보인 거라면 제가 박성준을 해석한 방법이었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연기에 대한 논란에 대해 솔직하게 밝혔다.
박성준을 연기하며 이상윤은 또 다른 교훈을 얻게 됐다. 박성준처럼은 절대 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체험을 한 번 해보니까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더라. 내내 아내의 의심 어린 눈을 봐야 하고 말은 못하고 어떻게든 만회하고 싶은데 상황은 꼬이고 아내의 마음은 풀릴 기미가 없고 또 상황은 새롭게 터지고. 처음에는 사실 '잘못한 건 맞다. 하지만 살면서 이렇게까지 자기 자신이 힘든 상황에서 동병상련을 느끼면서 위로 받다보면 나도 모르게 실수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었다. '뉘우치고 있고 정선에게 잘해보고 싶다고 얘기하는데 너무 정선이 안 받아주는 거 아닌가' 하고 얘기를 나눴다. 그런데 장나라씨는 '무슨 말도 안 되는 얘기냐, 바람 피우는 순간 끝이다. 허용될 수 없다'고 했다. 막상 촬영해보니 '미안하다. 내가 잘못 생각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데 장나라씨도 연기하면서 자꾸 저를 그런 눈으로 보니까 '나 같아도 답답해서 그러겠다'고 미안하다고 했다. 정말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고 뼈저리게 느꼈다. 하하"
아울러 "정선이한테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무슨 말을 하겠나. 미안하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상윤은 'VIP'에서 장나라와 부부 호흡을 맞추게 됐다. 물론 평범한 부부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사이였지만 동갑내기 배우들은 함께 연기하며 그 어느 때보다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이상윤은 그런 장나라에게 고마운 마음을 연신 전했다.
"주변 지인들한테 촬영 전에 작품 들어가는 걸 얘기하면서 상대배역이 장나라씨라고 했다. 그러니까 다들 좋아하시더라. 남자 지인들도 좋아하는데 여자분들도 너무 좋아했다. 다들 너무 좋아한다고 기대된다고 해주셔가지고 믿고 갔다. 편했다. 원체 잘하시고 상대 연기에 대한 배려도 많은 사람이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의도치 않게 시원하게 욕을 먹은 이상윤. 그의 연기를 향한 열정은 이에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연기자로서 미움 받는 것을 앞으로도 충분히 감수할 의지가 있다고. 그는 "연기자인데 감수할 생각은 당연하다. 맨날 사랑 받는 역만 하면 안 된다. 그동안은 그런 거 위주로 선택할 수밖에 없게 작품이 들어왔는데 이번에 바뀌게 됐다. 그런 점에서 너무 좋고 재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품을 많이 하긴 했는데 올해 더 많이 느껴지는 게 연기에 대한 부분에서 더 부족함이 느껴졌다. 저는 제 나름대로 해석해서 그렇게 연기한다고 했는데 전달이 안 됐으니까 제가 잘못한 측면도 있다"며 "나이가 나이인 만큼 책임감도 있는 것 같다. 어리고 젊으면 '아직 어리니까' 하면서 받아들여주는데 이제 슬슬 그런 것보다는 완성된 모습을 기대하는 나이가 되어가니 그 부분에 대한 책임감도 있다"고 말해 앞으로 이상윤이 또 어떤 사명감으로 연기 활동을 이어갈지를 기다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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