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세종’과 달리 빈 공간 많아 재밌을 것 같았다” 영화 ‘명량’의 ‘이순신’ 장군 캐릭터로 먹먹한 여운을 선사한 바 있는 배우 최민식이 신작 ‘천문: 하늘에 묻는다’를 통해서는 ‘장영실’로 분해 그동안의 카리스마를 내려놓고 천진난만한 매력을 발산했다. 무엇보다 절친 한석규와 20년 만에 조우해 의미를 더한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최민식은 이번 작품에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채 상상력으로 채워나가는 작업이 재밌었다고 회상했다.
“(한)석규와 함께 할 수 있다면, 현대물이었어도 했을 거다. 허진호 감독님과도 작품을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천문: 하늘에 묻는다’ 시나리오를 주면서 한석규와 같이 하면 좋겠다고 해서 바로 하겠다고 했다. 이후 시나리오를 봤는데 정치 드라마도, 과학 드라마도 아니고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에 집중해서 좋았다. 그래서 나와 석규에게 줬구나 싶었다.”
최민식은 극중 조선의 역사에서 사라진 천재 과학자 ‘장영실’ 역을 맡았다. ‘장영실’은 관노임에도 불구 뛰어난 과학 지식을 지녀 조선의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과 뜻을 함께 하며 각종 천문의기를 발명해내는 인물이다.
이러한 가운데 흥미로운 건 허진호 감독이 배역을 정하지 않고 최민식, 한석규에게 시나리오를 동시에 주면서 이들의 결정에 맡겼다는 점이다.
“감독님께서 누가 어떤 캐릭터를 할지는 시나리오를 보고 정하라고 하더라. 석규와 3일 뒤에 말하기로 했는데 ‘세종’을 다르게 표현해보고 싶다고 하길래 알겠다고 했다. 나 역시 ‘장영실’은 문헌에 기록된 게 거의 없고 빈 공간이 많으니 재밌을 것 같아 좋았다. 내가 상상하는 걸 그려보자 싶었다. 배우가 뭔가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여백이 있는지, 그게 작품과 어떻게 어우러질지 판단했을 때 어떤 역할이어도 상관없었다. 물론 내가 ‘세종’을 했으면 또 느낌이 달라졌겠지만 말이다.”
이어 “로봇공학자 데니스홍이 강연하는 모습을 TV에서 봤는데 애기 같더라. 로봇에 빠져 미친 듯 설명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에 ‘장영실’도 저런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세종’과 신분을 떠나 순수한 마음으로 애기들 놀 듯 지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끌어안아준 ‘세종’에 대한 존경은 당연하고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그런 관계를 더 표현하고자 했다. 더 생활적인 면으로 우리가 사극에서 전형적으로 봐오지 않은 모습들을 보여줬으면 했다”고 연기적으로 신경 쓴 점을 설명했다.
특히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정치, 과학에 치중하는 드라마가 아닌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를 조명, 두 사람의 우정을 다루며 차별성을 뒀다. 그런 만큼 실제 절친 사이인 최민식, 한석규가 손을 잡았기에 두 캐릭터의 케미가 더욱 빛을 발했다.
“석규와 대학교 다닐 때부터 정말 열심히 연기했다. 세트도 직접 준비하면서 작품을 함께 많이 했다. 그런 시간이 이번에 도움이 된 것 같다. 열 마디 할 것도 두, 세 마디만 해도 알겠더라. ‘세종’과 ‘장영실’의 업적은 익히 알고 있으니 그 업적을 이루기까지의 두 사람의 관계에 집중해야 차별화된 작품이 나오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석규와 함께라 예열 과정 필요 없이 바로 디테일에 들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장영실’이 안여사건 이후 사라진 것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 역사적 사실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만든 작품이다. 이에 최민식은 열린 마음으로 부담 없이 즐겨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안여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이야기다. ‘세종’, ‘장영실’이 만나 무슨 이야기를 했을지 등 비어있는 공간들을 상상으로 채워 넣은 거다. 우리는 다큐멘터리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열린 마음으로 봐주길 바란다. 제목만 보고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허진호 감독님과 최민식, 한석규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로 생각하고 부담 없이 와 봐줬으면 좋겠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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