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작가/사진=넷플릭스 제공
김은희 작가/사진=넷플릭스 제공

[헤럴드POP=천윤혜기자]드라마 '싸인'부터 '유령', '쓰리 데이즈', '시그널'을 통해 한국 장르물의 수준을 높였던 김은희 작가. 그는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에 이어 이번에는 '킹덤2'로 시즌제 장르물을 시도, K좀비를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지난해 1월 오픈된 '킹덤' 시즌1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뉴욕타임즈스가 선정한 2019 최고의 인터내셔널 TV쇼 탑10에 선정될 정도로 해외에서도 호평이 쏟아진 바 있다. 그리고 1년 만에 돌아온 '킹덤2'는 한 차원 확장된 세계관 속 더 진화한 K좀비물을 만들어냈다.

20일 화상인터뷰를 통해 헤럴드POP과 만난 김은희 작가는 'K좀비'라는 호칭이 '킹덤' 시리즈에 붙은 것에 대해 "K좀비라고 말씀해주시면 너무 기쁘다. 제가 생각한 '킹덤' 안의 좀비들은 슬퍼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출발점부터가 왕실의 탐욕인 것도 있지만 사람들이 어떤 역병에 걸린지도 모른 채 살아서도 죽어서도 배고픔에 시달리는 슬픈 존재다. 그런 표현을 하고 싶었다"며 한국만의 좀비를 만들어내고자 했음을 밝혔다.

'킹덤'에서 사람들이 좀비가 되는 설정들은 기존에 봐왔던 좀비물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특히 생사초와 얽힌 이야기들은 김은희 작가만의 필력으로 탄생한 좀비물이라고 볼 수 있었다. "저도 좀비물 마니아기도 한데 이런 좀비가 있으면 어떨까 생각했던 좀비를 구현하려고 했다. 기생충이나 감염과 관련된 서적들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았었다. 내가 관심 있던 분야를 갖고 오면 어떨까 했다. 바이러스나 기생충은 신체적인 특징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서 흥미로울 수 있고 새로운 좀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기생충이라는 세계는 너무 넓고 우리가 알게 모르게 같이 숨쉰다. 몸에 들어와서 물로 유인하는 기생충이 있더라. 그걸 보면서 이런 설정을 가지면 흥미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K좀비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킹덤2'에서 김은희 작가가 가장 공을 들이고 기대했던 장면은 어떤 신이었을까. 그는 이에 대해서는 "대본을 쓰면서 가장 기대했던 장면은 중전이 아이를 안고 있으면 생사역 환자들이 모여드는 장면이었다. 왕이 아니고서는 올라설 수 없는데 왕좌가 무너진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안현 대감이 조학주를 무는 장면은 저도 쓰면서 혼자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가장 기대되는 장면이기도 했는데 감독님께서 잘 표현해주셨다고 생각한다. 시즌1에서는 김성훈 감독님과 하다가 이번에는 박인제 감독님과 했는데 제가 쓰는 같은 글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있구나 라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킹덤2' 포스터
'킹덤2' 포스터

'킹덤2'에서는 주요 인물들이 상당수 죽으며 변화를 맞이했다. 이들의 죽음은 극의 흐름을 봤을 때 '벌써 죽나' 싶을 정도로 놀라웠던 일. 그는 우선 조학주의 죽음이 너무 허무하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악역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어떻게 죽는 게 가장 비참할까에 대해 생각했다. 자기가 집착했던 해원 조씨의 핏줄에게 죽는 게 가장 비참한 죽음이 아닐까 해서 그렇게 썼다"고 밝혔다.

이어 "조학주가 가장 비참하게 죽었으면 좋겠었었다. 또 안현과 무영도 역병에 한 축을 담당한 사람이었다. 물론 무영은 가족의 애정 때문에 그런 거였다. 무영의 죽음은 중전이 어떤 음모를 꾸미고 있는 지에 대해서 창에게 얘기해주며 결국 충신 역할을 해주면서 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주지훈은 '킹덤'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중심축을 담당한 없어서는 안 되는 인물. 김은희 작가는 그런 주지훈에게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시즌1을 할 때에는 주지훈 씨와 깊은 얘기는 못 해봤는데 시간 가지고 보다 보니까 김성훈 감독님이 왜 영리한 배우라고 했는지 알겠더라. 얄밉게 영리한 게 아니고 계속 같이 가고 싶은 느낌이다. 자기만의 해석이 깊었다. 책도 많이 읽고 얘기를 나누면 즐거운 배우다. 앞으로도 계속 오래 같이 갔으면 한다. 하하"

또한 특히 여성의 권위가 높지 않았던 조선시대였기 때문에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여성 캐릭터 서비와 계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두 배우들(배두나, 김혜준)에 대해 믿음이 있었다. 배두나씨는 월드스타이시고 얼굴로 말하는 연기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극과 어울리지 않다고 어색할 수 있지만 천민이고 궁궐 말투를 써보지 못한 캐릭터라 생각해서 그 배우의 해석이 새롭다고 봤다. 김혜준 씨는 정말 어린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10대 후반의 어린 나이에 세도가의 자식으로 태어나서 50대의 왕과 결혼할 수밖에 없던 비극성이 표현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배우의 마스크가 가지는 힘이 너무 좋았다."

이어 "서비나 중전 같은 경우는 뒤로 가면서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사람들이 각자의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 싶었다. 조선시대 여성 신분이 아무리 높다 해도 아들을 낳지 못하면 안 된다. 반면 서비는 신분은 낮지만 의녀로 설정해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 아는 캐릭터였다. 그런 서비와 계비 캐릭터의 대비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김은희 작가/사진=넷플릭스 제공
김은희 작가/사진=넷플릭스 제공

시즌3 역시 기대해봐도 좋을까. 그는 "(시즌제 드라마는) 호흡을 맞춰왔던 배우들, 캐릭터들이 쌓이는 맛이 있는 것 같다. 호흡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며 "단점은 아직까지 체감한 거는 없다. 오히려 저는 시즌제가 잘 맞는 것 같고 앞으로도 이런 작업들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시즌제 드라마에 만족감을 우선 가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시즌3 여부는) 넷플릭스랑 얘기를 해봐야 한다. 또 배우분들이 너무 좋은 분들이라 스케줄 등 제반 사항이 맞아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면서도 "좀 더 커진 세계관, 새로운 배경에서 더 이상 이 역병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이 그 근원을 좇고 싶어하는 얘기가 될 것 같다. 시즌2가 피에 대한 얘기였다면 만약에 허락한다면 시즌3는 한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시리즈고 빠른 시일 내에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전하기도.

또한 전지현에 대해서도 "시즌1, 2에서 봤던 주인공들과 함께 (시즌3에서) 중심축을 담당하는 역할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전지현 씨는 누구나 아시듯 매력 많으시고 일단 여전사 같은 느낌이 너무 좋았다. 이런 배우와 몸을 쓸 수 있는 작품을 하면 좋겠다 싶었다. 액션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실제로 갖고 있는 통통 튀는 매력들을 두 편('킹덤3'와 '지리산')에 걸쳐서 다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연처럼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공개된 '킹덤2'. 상황부터 대사까지 지금 시국과 딱 맞아떨어지는 이야기는 우연이기에 더욱 놀랍고 그렇기에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크다. "('킹덤'은) 2011년부터 기획이 됐던 거고 대한민국 지도를 봤을 때 백두대간으로 봤을 때 자연적인 장벽이 만들어져서 경상도 지역을 선정한 거다. 마음이 가벼운 사람은 없을 거다. '킹덤'을 선보여서가 아니라 무사히 이 사태가 진정됐으면 좋겠다. 창작자의 자유로운 상상이었을 뿐이다. 대사대로 봄이 오면 모든 악몽이 끝나고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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