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이미지 기자] “현장서 살아있는 감정 중요하다 생각” 브라운관, 스크린, 무대를 넘나들며 내공 깊은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 배종옥이 신작인 영화 ‘결백’을 통해 다시 한 번 파격적인 변신을 꾀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급성 치매에 걸린 캐릭터를 통해 기억을 잃고 혼란스러운 내면 그리고 애틋한 모성애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대체불가 존재감을 발산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배종옥은 캐릭터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결백’에서는 안쓰러움으로부터 접근했다고 털어놨다.
“‘결백’이 실제 뉴스를 통해 접했던 독극물 막걸리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고 해서 흥미로웠다. 어떻게 글로 풀었을까 호기심으로 시나리오를 받아봤는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너무 재밌게 읽었다. 이야기를 잘 풀었더라. 시나리오에서부터 재밌게 봐서 출연하게 됐다.”
배종옥은 극중 기억을 잃고 살인 용의자가 된 엄마 ‘채화자’ 역을 맡았다. ‘채화자’의 딸인 변호사 ‘안정인’(신혜선)이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슴 속 깊이 묻어두었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난다. 배종옥은 ‘채화자’를 안쓰러운 감정으로 이해했다.
“늘 캐릭터에 대한 열망이 있다. 캐릭터를 잘 이해하지 못하면 캐릭터가 계속 흔들리면서 붕붕 떠있다. 배우라면 캐릭터를 잘 이해하는 게 우선이다. ‘채화자’의 경우는 안쓰러움에서부터 접근했다. ‘채화자’가 겪은 일들을 생각해보면 끔찍하지 않나. 충격이 올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런 안쓰러움에서부터 ‘채화자’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특히 배종옥은 기억을 잃었을 때, 기억이 돌아왔을 때는 물론 과거까지 오가며 다양한 감정선을 담아내야 했다. 이에 배종옥은 평소에는 하지 않는 현장 모니터링까지 꼼꼼하게 했다.
“치매 이야기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너무나 많이 본 소재다. 예전에 드라마 ‘원더풀 마마’ 했을 때도 치매 연기를 했었다. 이번에는 급성 치매이기는 했지만, 그런 거에 대한 부담보다는 감정 연결에 신경을 썼다. 기억을 잃었다가 기억이 돌아왔다가 과거로 갔다가 더 과거로 갔다가 하는 장면은 안 끝날 것처럼 힘들었다. ‘결백’ 촬영장에서는 평소 안 하는 모니터링을 할 만큼 캐릭터의 감정을 연기하는 게 많이 힘들었다.”
뿐만 아니라 배종옥은 ‘채화자’ 캐릭터를 위해 2~3시간이 걸리는 특수분장을 감행, 시골 촌부로 거듭났다. “좋은 분장팀이 잘해준 것 같다. 2~3시간 걸렸는데 쉽지 않더라. 상당히 오래 걸리는 작업이었는데 내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채화자’의 이미지를 상상하고, 고민해보면서 계속 입혀갔던 것 같다.”
더욱이 배종옥은 영화 속 딸로 나오는 신혜선과 일부러 거리를 두고 지냈다. 이는 배우에게는 현장에서 나오는 살아있는 감정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현장에서 막 친하게 지내다가 낯선 모녀의 관계를 표현하라고 하면 어떻게든 하기야 하겠지만, 그렇게 한다면 관객들이 감동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웬만한 연기를 하지 않으려면 그 상황에 확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준비해간 사전 연기에 현장에서 바로 부딪히는 살아있는 감정까지 포함된다면 훨씬 다르지 않을까 싶었던 거다. 신혜선에게 분장한 모습도 가능한 안 보여주려고 노력했고, 개인적인 대화는 나누지 않으려고 했다.”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스토리 구성이 탄탄한 작품들을 만나기가 은근히 쉽지 않다. ‘결백’은 스토리 구성이 탄탄하니깐 관객들이 ‘이건 왜 저래? 저건 왜 저래?’라고 따질 새 없이 확 몰입해서 재밌게 봤으면 좋겠다. (웃음)”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