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조진웅/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헤럴드POP=천윤혜기자]([팝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조진웅이 영화 '사라진 시간'의 결말 해석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사라진 시간' 속 형구는 자신만 모르는 사이 변해버린 자신의 인생에 혼란을 겪는다. 이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고 그럴수록 형구의 답답함은 가중된다. 그런 형구를 연기하는 순간 조진웅 역시 답답함과 혼란스러움을 느끼지는 않았을까.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조진웅은 이에 대해 "혼란은 형구가 겪는 거지 배우 조진웅이 겪을 필요는 없다. 저는 이런 상황에 들어가서 어떻게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인가, 내 눈 앞에 보이는 피사체를 연구할 건지 형구의 입장을 이해하는 거였다. 형구가 바라보는 것, 형구가 바라보는 시선 모두 형구가 생각하기 나름이니까 저는 그 속으로 들어가 보는 거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다만 형구는 답답하겠다 싶었다. 그러다가 형구가 이 자신의 삶을 받아들인다고 하나, 어쩔 수 없다는 걸 느끼는 지점들이 영화에 있더라. 그럴 때 굉장히 짠했다. '나라면 어떨까'가 아니라 '어떤 심정으로 저걸 받아들이고 대답을 하고 있지?'라며 되게 억지스럽지도 않게 느껴졌다. 어쩔 수 없지 않나."

조진웅/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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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결말에는 수많은 해석이 난무한다.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관객들이 '사라진 시간'을 보고 난 후의 느낌은 물론 제각각일 터. 조진웅은 '무엇이 옳은 해석일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봐야 한다는 영화는 없는 것 같다. 해석은 관객 십 만이 있으면 십 만이 다르다. 나름대로 생각이 비슷한 군은 찾을 수 있겠지만 이 영화는 저에게는 초현실주의적인 미술작품처럼 다가왔다. 그런 작품을 보면 포커스를 어디에 맞춰야 하는지를 모른다. 보는 법을 모르겠더라. 그래서 하나하나의 요소를 따져볼 게 아니고 현상이 무엇인지에 대해 보다 보니까 가치 있어 보이기도 하고 결이 다른 예술 작품 같기도 했다. 영화도 해석적인 차원에서는 각자의 해석이 맞는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다만 그는 영화의 해석적인 측면과는 달리 연기를 함에 있어서는 더욱 불분명한 표현보다는 확실한 표현으로 모호함을 지워내려 했다고. "연기를 할 때 모호하게 설명해버리면 오히려 더 불편한 영화가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공포스러우면 공포스럽다고 얘기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표현들에 대해 극대치를 가져가야 하는데 그걸 모호하게 표현하면 더 불편하지 않을까 싶다. 감독님이 과한 것 같다고 하면 수위를 조절하되 눈빛에 담겨있어야 한다고 본다. 감정만이라도 푸시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형구의 심리를 잘 이해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주안점을 두고 연기했다. 그 기준점을 찾는 게 어려웠다. 답 나오는 영화와는 차원이 달랐던 건 분명하다."

이어 "계산된 리액션으로 형구를 표현한다면 잔인하지 않을까 싶다. 말이 안 될 것 같아서 배우 조진웅은 형구를 그 상황 속에 집어넣었다. 뜨거우면 뜨겁다고 얘기할 거고 슬프면 그렇게 반응할 거다. 하나의 구성은 있을지 모르나 계획된 연기는 없었다. 대신 상대방과의 큐는 맞춰야 한다. 큐는 맞추되 감정형식은 자유로웠다. '니네 집인데 네 집이 아니야'라고 형구를 던져버렸다. 계산하면 할 수는 있겠지만 생동감이 있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고 배역에 몸을 맡겨버리는 자신만의 연기철학에 대해 밝혔다.

조진웅/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조진웅/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그런 조진웅의 연기가 가장 빛이 난 장면이 있었다. 형구가 술을 마시고 괴로워하는 장면은 영화 내에서도 꽤 오랜 시간 이어지며 형구가 겪는 아픔을 온전히 드러냈다. 정진영 감독은 해당 신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며 조진웅의 연기에 "감히 큐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을 정도.

조진웅은 당시 장면을 회상하면서는 "몇 초인지는 모르겠는데 '연기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안 들었다. '내가 왜 여기에 있어야 하지?'가 나와야 하고 돌아갈 수 없다는 이런 느낌인 것 같았다.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라'고 하셨는데 막상 촬영을 하면서 '컷을 왜 안 하시지?' 했는데 어느 순간 작업을 하고 있는 건지 내가 억울한 건지, 내가 왜 있는 건지 모르겠더라. 그건 배우한테는 신명나는 일이다. 많은 것들이 담겨 있는 것 같더라. 그걸 담아야 한다는 강박은 없어서 편했다"고 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편 영화 '사라진 시간'은 지난 18일 개봉했다. ([팝인터뷰③]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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