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우진/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조우진/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미소 한 스푼이라도 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영화 ‘내부자들’을 시작으로 ‘남한산성’, ‘강철비’, ‘1987’, ‘국가부도의 날’, ‘돈’, ‘봉오동 전투’, 드라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에 출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어떤 캐릭터든 맛깔나게 표현해내는 배우 조우진이 신작 ‘도굴’을 통해 본격적으로 코믹 연기에 도전하게 됐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조우진은 관객들이 자신을 보고 조금이라도 웃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조우진은 ‘강철비’, ‘국가부도의 날’, ‘돈’ 등에서 캐릭터상 긴장감을 유발해왔다. 이에 혹여나 관객들이 피로감을 느낄까 우려하던 상황에서 ‘도굴’ 출연 제의를 받게 됐고, 반가움이 컸단다.

“‘인디아나 존스’, ‘백 투 더 퓨쳐’ 시리즈를 어릴 때 좋아했다. 극장이나 TV로 보고 이후 비디오로 또 볼 만큼 광팬이었다. 삼촌들, 형들 앞에 앉혀놓고 흉내 낸 기억도 있다. 그런데 ‘인디아나 존스’ 캐릭터를 표방하는 역할이 오니 반가웠다. 시나리오 자체도 재밌었다. 근래 양복 입고 나와 긴장감을 유발케 하고,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작품을 많이 하다 보니 관객들도 지겨워하거나 피로감을 느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도굴’이 좋은 기회다 싶었다.”

영화 '도굴' 스틸
영화 '도굴' 스틸

조우진은 극중 고분 벽화 도굴 전문가 ‘존스 박사’ 역을 맡았다. ‘존스 박사’는 전 세계 고분지도가 뇌리에 박혀 있는 자칭 한국의 ‘인디아나 존스’이자 벽화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는 인물이다. 조우진은 첫 등장할 때부터 편한 인상을 줄 수 있기를 바랐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내가 나타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고, 누구를 죽일 것 같고 그랬다면 이번에는 나 보고 웃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인상을 찌푸리는 게 아닌, 편하게 볼 수 있는 얼굴이면 좋겠다는 생각에 수염도 일부러 거무튀튀하게 기르고, 머리 손질도 많이 안 했다. 운동도 참 안 했다. 슈퍼에 물 사러 가면 그냥 보이는 만만한 동네 아저씨처럼 느껴지기를 바랐다. 그런 사람이 ‘존스 박사’라고 하면 피식 웃음부터 나지 않나.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호감형으로 만들 수 있을지 신경 썼다.”

이어 “감독님께서 ‘존스 박사’의 멋스러움이 있지만, 안쓰러움이 가끔 담겼으면 좋겠다고 하셨고, 나 역시 아재미, 잔망미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큰 웃음은 못드리더라도 피식피식 미소 한 스푼을 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코믹 연기를 많이 안 해봤지만, 결국은 진정성밖에 없더라. 난 진지하게 연기해도 웃음이 터지는 경우가 있지 않나. ‘도깨비’ 때 그런 수확이 있어서 이번에도 진정성 있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회상했다.

배우 조우진/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조우진/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무엇보다 조우진은 코믹 연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충을 토로하며, 앞으로도 배우로서 사명감을 갖고 연구해봐야겠다는 각오를 드러내 인상 깊었다.

“코믹 연기에 대한 두려움은 늘 있다. 이러한 두려움을 탈피하기 위해 배우로서 사명감을 갖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더라. 코믹 연기를 잘하는 분들이 비극도 잘한다. 그런 분들의 자료들을 많이 보는 등 예전보다는 조금 더 투자를 하고 있다. 만약 같은 작품을 했던 배우라면 따로 만나려고 하고 있다. 이병헌은 양쪽 다 유능하지 않나. 평소에도 정말 웃기다. 배성우는 화려한 입담의 소유자고, 웃음지점을 도저히 예상할 수 없는 임원희를 참고해 연기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극장가는 침체된 가운데 ‘도굴’이 개봉 후 4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 11월 극장가 강자로 떠올랐다.

“관객들이 극장에서 영화 보는 자체를 까먹었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는 관계자의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극장 문화의 좋은 점은 같이 웃고 울면서 감정선을 공유한다는 거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힘든 이 시국에 ‘도굴’이라는 작품이 관객들을 극장에 다시 올 수 있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 영화가 관객들에게 잠시라도 위로가 되길 바란다.”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