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故 강수연의 영결식이 많은 영화인들의 눈물 속에 거행됐다.

오늘(11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영결식장에서 故 강수연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이날 영결식은 배우 유지태가 사회를 봤으며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 임권택 감독, 문소리, 설경구, 연상호 감독이 추도사를 전했다.

앞서 故 강수연은 지난 5일 뇌출혈로 심정지가 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7일 오후 3시께 향년 55세로 세상을 떠났다. 황망한 비보에 많은 영화인들은 빈소를 방문하며 고인을 애도했고 故 강수연의 영결식은 영화인장으로 치러지게 됐다.

유지태는 엄숙한 목소리로 "아직 전혀 실감이 안 난다. 영화 속 장면이었으면 했다. 수연 선배님을 떠나보내는 자리에 가족분들과 영화계 선후배분들이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고인을 기리는 묵념 시간을 가졌고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오늘 우리 영화인들은 참으로 비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 배우 강수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믿기지 않고 믿을 수 없는 황망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서 당신을 떠나보내고자 한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만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졸지에 제 곁을 떠나가니. 건강하게 보였는데 어찌된 일입니까. 모스크바에서 처음 만난지 33년이 흘렀다. 그동안 아버지와 딸처럼, 오빠와 동생처럼 지내왔는데 나보다 먼저 떠날 수 있는가"라고 황망해했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수연 씨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장시간 머물면서 영화제를 빛내준 별이었고 상징이었다. 21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월드스타라는 왕관을 쓰고 힘들게 살아왔다.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끝까지 잘 버티면서 더 명예롭게, 더 스타답게 잘 견디면서 살아왔다. 당신은 억세고도 지혜롭고도 또 강한 사람이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내색하지 않고 부모님과 큰오빠를 지극정성으로 모셔왔고 동생을 잘 이끌어왔다. 범접할 수 없는 미모와 위엄을 갖추면서 강한 리더십과 포용력으로 후배들을 사랑하고 믿음으로 뒤따르게 하면서 살아왔다. 이제 오랜 침묵 끝에 새로운 영화로 타고난 연기력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강수연의 모습을 보게 되리라 누구나 믿고 기뻐했었다. 그 영화가 유작이 되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처음 응급실에서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장착하고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도 평화로운 모습으로 누워있는 당신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비록 강수연씨 당신은 오늘 우리 곁을 떠나서 천상의 별로 우리 영화를 비추면서 끝까지 화려하게 우리들을 지켜줄 거다. 부디 영면하시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 그러면서 "조문해주시고 유족들을 위로해주신 모든 분들께 유가족을 대신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임권택 감독의 추도사도 이어졌다. 임 감독은 "수연아, 친구처럼 딸처럼 동생처럼 네가 곁에 있어 늘 든든했는데 뭐가 그리 바빠서 서둘러 갔나. 편히 쉬어라"라며 짧지만 절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설경구는 "선배님 한 달 전에 오랜만에 촬영 끝나면 보자고 할 얘기가 많다니 보자고 했는데 선배님의 추모사를 하고 있다. 너무 서럽고 비통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너무 비현실적이고 영화의 한 장면이라 해도 찍기 싫은 장면일 텐데 이 자리가 너무 잔인하다. 강수연 선배님은 영화 경험이 거의 없던 저를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알려주셨다. 모두를 촬영 마치 때까지 챙겨주셨다. 저는 선배님의 막내고 퍼스트고 세컨이었던 것이, 선배님의 조수였던 게 행복했다. 알려지지 않았던 저에게 용기를 줬고 선배님은 영원히 저의 사수였다. 모든 배우들에게 애정과 사랑을 주신 걸로 알고 있다. 우리 배우들의 진정한 스타이셨다. 새까만 후배부터 한참 위의 선배님까지 아우를 수 있는 거인같은 대장부였다. 바쁜 와중에도 기쁜 마음으로 반겼고 식사를 소탈했고 친근했고 섬세했고 영화인으로 애정이 충만하셨다. 너무 당당해서 너무 외로우셨던 선배님, 아직 할 일이 너무 많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데 너무 안타깝고 비통하다. 선배님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별이 돼 빛을 주실 거다. 언제든 어디든 어느 때든 찾아와달라. 나의 친구, 나의 누이, 나의 사부님 보여주신 사랑과 염려, 배려와 헌신 영원히 잊지 않겠다. 사부와 함께여서 행복했다. 감사하다. 사랑하다. 그리고 더 보고 싶다"고 했다.

문소리는 시작부터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는 강수연의 비보를 듣고 상실감이 느껴졌던 마음을 전하며 슬퍼했다. 그러면서도 "(선배님이 돌아가시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갑자기 피식 웃음이 났다. 영화의 세계라는 게 땅에만 있는 게 아닐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 하늘에서도 못하겠나. 언니 거기에서 영화 한 편 하라. 우리도 싸워가며 웃어가며 그러지 않았나. 그 가운데 언니가 있다면 뭐든지 다 해결됐다. 언니 잘 가라. 한국 영화에 대한 언니의 마음 잊지 않겠다. 언니 목소리도 잊지 않겠다. 그리고 다음에 만나면 같이 영화하자"고 해 안타깝게 했다.

연상호 감독은 "어린 시절 TV로만 보던 배우가 해운대에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가는 게 비현실적이었다. 2011년 독립 장편 애니메이션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가게 됐다. 시상식이 끝나고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한 칸 관계자가 저를 불렀다. 그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만났는데 관계자는 열정적으로 영어로 얘기하더라. 저와 프로듀서는 영어를 할 줄 몰랐는데 지나가다가 그 모습을 본 강수연 선배님이 오셔서 통역해주시더라. 어째서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해외 관계자 앞에 쩔쩔 매는 신인 감독의 통역을 자처하셨을까. 연기로 세계에 알리고 영화제를 알리며 자기 일처럼 나섰다"고 회상했다.

그는 "강수연 선배님 그 자체가 한국영화였다. 무거운 무게를 지는 것은 선배님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몇 년 전 저는 한 영화를 기획했다. 새로운 시도였기 때문에 두려움도 컸다. 어떤 배우와 함께 이런 새로운 시도를 해야할까 했는데 머릿속에 강수연 선배님이 떠올랐다. 도저히 다른 배우는 떠오르지 않았다. 용기를 내 전화를 걸어 시나리오를 보내드리고 몇 번의 만남 끝에 '그래 한 번 해보자' 하셨을 때 뛸듯이 기뻤다. 든든한 백이 생긴 것 같았다. 촬영하면서도 강수연이라는 거대한 배우와 각별한 사이가 될 줄 몰랐다. 이 영결식이 끝나고 영원한 작별 대신 작업실로 돌아가 강수연 선배님의 얼굴을 마주보게 된다. 배우 강수연의 연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한국 영화 그 자체였던 선배님. 선배님의 마지막 영화를 함께 하며 선배님의 새 영화를 선보이기 위해 동행할 거다. 마지막 순간까지 선배님의 든든한 백이 되어드리겠다"고 인사했다.

추도사 후 故강수연의 동생은 답사를 했고 영화인들은 그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건넸다. 유지태는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는 강수연이라는 이름을 영원히 기억할 거다. 선배님이 밝혀놓은 찬란한 빛을 따라 영화를 하게 된 많은 후배들을 앞으로도 지켜봐 주실 거라 믿는다. 선배님 보고 싶다"고 했다.

한편 고인의 장지는 용인공원이다.

사진=故강수연 배우 장례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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