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감독/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병헌 감독/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이병헌 감독이 '드림'을 희화화하지 않기 위해 신경 썼다고 털어놨다.

영화 '극한직업'을 통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큰 사랑을 받은 이병헌 감독이 신작 '드림'을 통해 4년 만에 복귀했다. 지난 2010년 홈리스 월드컵 실화를 모티브로 진정성을 더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이병헌 감독은 '드림'은 '드림'만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병헌 감독은 '극한직업'을 통해 천만 감독으로 우뚝 섰지만, '드림'은 10년 전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다. 만들어지기까지 부침을 겪었다.

"홈리스 월드컵이 TV에서 짧게 소개된 적이 있었다. 그 실화가 꽤 감동적이라 충분히 의미도, 재미도 있겠다 싶었다. 쉬운 형태의 대중 영화로 만들어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난 너무 재밌겠다고 생각했는데 재미가 없었는지 부침이 있었다. 내 안에 그림이 있는데 시나리오로는 다 설명하기 힘들지 않나. 설득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홈리스가 축구하는 이야기다 보니 편견을 깨는데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이어 "'스물' 이후 준비했었는데 '극한직업' 잘되고도 부침이 있어서 내 고집인가 싶다가도 포기 못하겠더라. 끝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거절에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넘어질 정도는 아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재미 없다고 느껴지지가 않더라. 의미를 챙기면서 이 정도 재미면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고, 계속해서 부침을 깨나갔다"고 덧붙였다.

영화 '드림' 포스터
영화 '드림' 포스터

하지만 '드림'이 한국이 2010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홈리스 월드컵에 첫 출전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이병헌 감독은 마냥 코미디로만 채우는 걸 경계했다.

"코미디가 어디까지 허용될까 판단하는 자체가 어려웠다. 사실 시나리오 초고에는 코미디 요소를 꽉꽉 채웠다. 코미디를 먼저 채워놓고 주변 스태프들, 사람들과 회의하면서 많이 걷어냈다. 걷어내는 과정에서 스태프들이 아쉬워한 것도 조금 있기는 했다. 회의를 계속하면서 희화화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건 걷어냈다. 다만 착한 이야기라 너무 착하게 느껴지는게 약점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내가 올드해봤자 얼마나 올드하겠나 생각으로 스태프들과 공동 작업을 했던 것 같다."

앞서 '드림'의 주연인 박서준, 아이유는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을 소화하는데 있어서 처음에는 빠른 속도에 당황했다고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이병헌 감독은 초반부에는 전작들보다도 더 빠른 리듬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비화를 공개했다.

"전체적인 리듬을 중요시하는 편인데 초반부에는 평소 작업들보다도 빨라서 배우들도 빠르다고 생각했을 거다. 이 이야기가 갖고 있는 전형성을 어떤 연출로 깰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럭저럭 잘 나간 선수가 사건사고에 휘말려서 가고 싶지 않았던 곳에 가서 성장한다는 전개가 사실 너무 전형적이지 않나. 그렇다고 판타지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리듬을 빨리 해보자 생각한 거다. 빨리 재밌게 치고 가자 싶었다. 화면 전환도 그렇고 최대한 휘몰아치려고 했다."

이병헌 감독/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병헌 감독/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병헌 감독의 말맛은 하나의 장르로 불릴 만큼 독보적이다. 이병헌 감독은 많이 써놓고 수정도 많이 하는 편이라고 알렸다.

"부모님이 주신 재능이다. 하하. 겸손하게 말하면 많이 써놓고 수정을 많이 하는 편이다. 모든 작품이 대사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사보다 비주얼이 중요할 수도 있지 않나. 내가 한 작품들은 대사가 중요했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보니 영화적으로 재밌게 보여주려면 캐릭터성, 대사에 집중해서 많이 가꿔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수정을 반복하면서 대사를 가꿔주는 거다. 어떤 단어가 재밌다고 해서 무조건 쓰지는 않는다. 리듬에 맞춰서 기술자처럼 수정을 많이 해나간다. 초고가 완고일 정도로 오타도 별로 없다."

이러한 가운데 '극한직업'을 좋아했던 관객들은 '드림'의 경우는 코미디 부분이 생각보다 약한 것 같다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병헌 감독은 '극한직업'보다 웃음은 덜할지 몰라도 감동은 더 있다고 자신했다.

"관객수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보신 분들이 필요한 이야기네라고 해주시면 더 바랄게 없다. 의미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는 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극한직업'까지 아니더라도 가족과 즐길 수 있는 재밌는 요소가 있고, '극한직업'보다 약간 덜한 웃음 대신 조금 더한 감동을 가져가실 수 있을 거다. 차기작인 '닭강정'으로 병맛 끝까지 가서 웃겨줄 테니 '드림'은 '드림'만의 의미를 봐주시면 좋겠다. (웃음)"


pop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