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강호/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배우 송강호/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배우 송강호가 '거미집'을 통해 25년 전 영화 작업을 떠올렸다.

송강호가 영화 '조용한 가족'을 시작으로 '반칙왕',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밀정'으로 돈독한 인연을 이어온 김지운 감독과 신작 '거미집'으로 다시 한 번 손을 잡았다. 다섯 번째 함께 한 작업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송강호는 '거미집' 작업을 통해 영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작품. 송강호는 김지운 감독이 장르의 변주로 늘 새로운 작품을 찍는 감독인 만큼 김지운 감독과의 작업은 설렘이 크다고 밝혔다.

"김지운 감독님은 워낙 영화적인 장르의 변주를 통해서 새로운 영화를 찍으신 분이다 보니깐 (같이 작업하는 것에 대해) 되게 설레는 면이 강하다. 영화 여행을 떠난다는 표현을 했는데, 이번에는 어떤 여행을 떠날까 설레는게 있다. 또 어떻게 사람을 괴롭힐까 두려운 마음도 있지만, 설레는 마음이 더 크다."

영화 '거미집' 스틸
영화 '거미집' 스틸

무엇보다 '거미집'은 배우들의 앙상블 코미디가 빛나는 작품이다. 송강호 역시 배우들과 앙상블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과거 영화 작업 당시의 에너지 넘치는 느낌을 받았다.

"'조용한 가족', '반칙왕'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면 그 시기에 '공동경비구역 JSA', '살인의 추억' 현장에서 느꼈던 지점을 이번에 많이 느꼈다. 쉬는 시간에 장영남, 전여빈과 커피를 마시면서 25년 전 배우들과 앙상블을 맞춰가면서 열정적으로 촬영했던 설레고 에너지 넘치는 그때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이야기도 했었다. 물론 모든 작업이 나름대로 소중한 가치가 있지만, 초기의 배우들끼리 앙상블을 맞춰가면서 느낌은 '거미집'에서 똑같이 느끼게 됐다."

이어 "그 이후로는 혼자 혹은 둘이서 연기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걸 많이 했다"며 "5~6명이 한 공간에서 앙상블을 맞춰가면서 밀도감 높여가는 작업들을 '조용한 가족'부터 시작했었는데 '반칙왕'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면 그 시기에 '공동경비구역 JSA', '살인의 추억'까지 그때랑 분위기가 비슷해서 좋았다"고 설명했다.

배우 송강호/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배우 송강호/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송강호는 극중 기필코, 걸작을 만들고 싶은 '거미집'의 감독, 김열 역을 맡았다. 이에 배우로서 수많은 감독들에게 영감을 줬던 그가 처음으로 카메라 뒤의 감독을 연기하게 됐다.

"감독 역할이 쉬운 자리는 아님을 느꼈다. 예전에는 배우들만 고생하고, 편하게 지켜보는 사람이라는 피상적이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는데 누구도 책임지지 못하는 고통 속에서 결정해야 하고, 고뇌해야 하고, 창작활동해야 하는 것이 일개 배우가 감당할 몫이 아닌 세계라는 걸 간접적으로 느꼈다. 카메라 뒤에 있는 건 편한 자리는 아니구나 싶었다."

특히 송강호는 감독으로서 임수정, 오정세, 정수정, 박정수의 연기 열전을 지켜보는 재미를 누렸다. "나도 안으로 들어가서 연기하고 싶을 정도로 흥미진진했다. 영화 속 영화 장면이 다 흑백이다 보니 되게 멋있어 보이더라. 사냥꾼 역할을 잠시 하기는 하지만, 나도 들어가서 연기를 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영화 속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의 열정적이고, 광기 어린 연기가 너무 보기 좋았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OTT 시장이 커진 반면 영화 시장은 위축됐다. 송강호는 자신이 생각하는 영화만의 매력을 언급했다. 이와 동시에 '거미집'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콘텐츠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점이 있겠지만, 영화만이 갖고 있는 매력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영화라는게 암묵적으로 2시간 정도의 러닝타임이 있는데, 그 안에서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담기 위해 모든 것들을 에너지 있게 함축하지 않나. 희열 이런 것들이 꽉 차있는데, 그런 것들이 폭발하는게 영화의 매력 아닐까. '거미집'을 찍으면서 '이게 영화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영화만이 갖고 있는 영화의 맛을 느끼는게 귀한 시대가 됐는데, '거미집'을 통해 그런 걸 느끼실 수 있으니 즐겨주시면 좋겠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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