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천윤혜기자]지난 2017년 넷플릭스 '센스8 시즌2'로 데뷔한 손석구. 그는 이후 드라마 '마더', '슈츠', '최고의 이혼', '60일, 지정생존자', '멜로가 체질', 넷플릭스 'D.P.' 등을 비롯해 영화 '뺑반' 등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짧은 시간 동안 누구보다 바쁘게 열일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러던 그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를 통해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특히 '연애 빠진 로맨스'에서 그가 보여준 새로운 모습은 관객들의 마음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연애 빠진 로맨스'는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자영’(전종서)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우리’(손석구), 이름, 이유, 마음 다 감추고 시작한 그들만의 아주 특별한 로맨스를 그린 작품.
최근 헤럴드POP과 화상인터뷰를 진행한 손석구는 "영화를 두 번 봤다. 처음 봤을 때는 객관성이 없었는데 두 번째 볼 때 이 영화의 정체성이 잘 보였다. 좋은 데이트 영화라는 느낌을 받았다. 요즘에 남녀가 데이트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실제로 데이트할 때 싸우고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내 모습 같다는 생각을 하는 영화 같았다. 데이트 모습에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서 데이트 영화로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았다"고 평했다.
손석구가 연기한 박우리는 일도, 사랑도 호구 잡히는 인물. 하지만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사랑에 환상과 순정을 품고 있는 순수함이 가득한 사람이었다. 그는 그런 박우리를 "나름의 꿈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해석했다고. "소설가로서 꿈을 펼쳐보고 싶은 사람이 사랑을 해봐야 글을 쓸 수 있다는 자격지심이 있다는 부분이 마음에 들어서 그걸 녹여내고 싶었다. 그런 맥락에서 정체성의 기반을 두는 건 사랑에 대한 욕망이다. 사랑하고 싶다는 욕망이 박우리를 이루는 주축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면서 "관객들이 볼 때 어떻게 하면 재밌게 볼까 할 때 제일 사랑을 못할 것 같은 사람으로 캐릭터를 잡아놔야 '어떻게 저런 애가 사랑하겠어?' 하면서 지켜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랑 못 할 법한 찌질한 인물로 그리려고 생각했다. 자기 주장도 확실히 못하는 이미지로 하려고 했다"고 캐릭터를 표현해낸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간 다소 강렬한 캐릭터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어왔던 만큼 '연애 빠진 로맨스'에서의 손석구는 그가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얼굴이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손석구의 새로운 발견이라는 반응도 상당했다. 손석구는 이런 반응에 대해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좋다. 새 모습을 보이는 게 가능하다면 배우로서는 그만큼 수명이 연장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새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엄청 노력하지는 않는다. 부담스러워질까봐 그렇다. 그래서 누구랑 하느냐가 중요한데 그런 얘기를 듣는다면 굉장히 만족한다"며 웃었다.
로맨스 장르는 특히 누구와 작품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손석구의 매력이 돋보였던 이유도 전종서와의 케미가 제대로 살아났기 때문. 그는 전종서와 호흡을 맞춘 부분에 대해서는 "(종서에 대한) 선입견은 없었다. 종서를 처음 보고 '이 친구도 생활하면서 나만큼이나 뜻하지 않은 오해를 살 수 있겠구나' 했다. 저는 뭔지 잘 안다. 외모나 인상도 있고 겉치레를 못한다는 이유로 나랑 비슷할 것 같았다. 이 친구도 배우 생활하면서 힘든 것도 있을 거고 또 저랑 비슷한 게 웃긴 걸 좋아한다. 처음부터 잘 맞았다"며 전종서와 함께 한 것에 더없는 만족감을 표현했다.
그는 "웃는 연기를 자칫 잘못 연기하면 가짜 같다. 배우가 웃어버리면 실수할 확률도 높고 과한 건 지양하는 편인데 이 영화를 보면서는 제가 연기하면서 웃는지도 몰랐다.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는데 자연스럽고 예뻐 보이더라. 저나 종서나 웃는 모습이 예뻐보였다"고 해 눈길을 모으기도.
손석구의 실제 연애관은 박우리와 어떻게 다를까. 그는 박우리에 비해 현실적인 면이 있다고 고백했다. "제 연애관에서 중요한 건 솔직해야 한다고 본다. 저는 박우리랑은 다르고 박우리가 훨씬 더 로맨틱한 것 같다. 실제 저는 나이도 더 먹어서 현실적인 연애를 하는 것 같다."
그는 보다 구체적으로 "어렸을 때보다는 지금이 맺고 끊는 게 확실한 것 같다. 만날 때도 이성적으로 생각한다. 결혼도 하고 싶고 아이도 낳고 싶고 현실적인 책임감이 있지 않나. 그런 걸 덜 생각하는 게 낭만 넘치고 로맨틱한데 저는 몇 년 전의 저보다 덜 로맨틱한 것 같다"고 했다. 덧붙여 "연애 로망은 없는 것 같다. (대신) 이제는 결혼에 대한 로망이 있다. 결혼에 대한 막연한 상상이나 로망이 있고 연애는 좋은 거지 로망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우리와 같은 나이였던 30대 초반의 손석구는 연기에 대한 고민으로 하루 하루를 보냈다. 그는 "저는 아직도 연기해서 벌어먹고 사는 게 신기하다. 영원히 안 될 줄 알았다. 자취방에 갇혀서 캐스팅도 안 될 줄 알았고 고민의 수준을 넘어선다. 30대의 고뇌와 절망은 비슷했다. 우리 영화는 물론 거기에 포커스는 아니지만 '우리는 사랑을 해야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저는 더 답이 없었다. '하긴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어느새 대세 배우가 된 것으로 모자라 올 한 해 정말 쉬지 않고 달려온 손석구. 그는 "40대에 보여줄 연기는 많이 달라질 수도 있지 않나 싶다. 진짜 내가 어른은 아닌 것 같고 물리적으로 자아가 많이 바뀔 것 같다는 징조를 받는다. 그러면서 아트 폼도 바뀔 거다. 좋아하는 연기 스타일도 바뀔 거다. 그러다 보니까 박우리 역할 같은 게 내 젊은 시절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마지막 캐릭터일 수 있겠다 싶다. 언제 또 이런 연기를 해보겠나. 그런 면에서는 특별하다"고 해 앞으로의 손석구를 더욱 기대하게 했다.
한편 손석구가 출연한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는 지난 24일 개봉해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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