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조은미 기자]박준영 변호사가 본인의 일에 대한 사명감과 남다른 책임감을 드러냈다.
31일 방송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는 전문가 스페셜 3탄이 꾸며져 재심 전문 변호사 박준영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박준영 변호사는 본인을 소개하며 "거품이 너무 심하다"라고 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박 변호사는 "너무 영화나 드라마 본 사람들을 기피하는 이유가 굉장히 정의롭지 않나. 나는 그렇지 않다. 이미지에 갇혀 살고 있다. 좋지 않은 일도 많이 했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송은이는 "그런 게 가려져 있어요?"라고 박준영 변호사의 말을 재치있게 받아쳤다.
박준영 변호사는 최근 우울감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런저런 사건 기대를 하시고 요청이 많이 들어오는데, 개인 역량의 한계를 느낀다. 요 며칠은 누워있는 시간이 길었다"라고 위축된 모드로 말을 이어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송은이는 "기대에 대한 부담이 컸던 거 아니냐. 오늘은 기대를 안 하겠다"라고 그를 위로했으나 박 변호사는 "기대를 해도 좋다"라고 반전 대답을 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고졸 출신 변호사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고시촌에서 학원 강의 테이프를 많이 들었다. 실강을 들으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학원비가 만만치 않았다. 2배속 카세트가 있다. 그걸로 빨리해서 들었다"라고 전했다. 5년 공부 후 합격했다는 그는 "법조인 하면 학창시절 모범생, 일찍부터 판검사 꿈을 꾸고 도전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는 아니다. 24살에 인생을 뒤집어보고 싶었다. `사법고시를 보자` 생각을 했다"라고 변호사가 되기로 마음 먹은 계기를 밝혔다.
중, 고등학교 지인들이 모두 놀랐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다들 비아냥거렸다. 공부한다고. 공부하는 걸 갖고 뭐라 하는..."이라고 또다시 위축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진짜 공부 하나도 안 하고 놀았다. 대학도 한 학기 다니고 자퇴한 게 전분데 (사람들이) 오르지 못할 나무 쳐다본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재심 변호사지만 그는 실제로는 성적이 안 좋아서 재심 변호를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박 변호사는 "성적이 안 좋아서 취업이 안 됐다. 대기업, 로펌 다 떨어졌다. 어쩔 수 없이 아무런 연고가 없는 변호사 사무실에 취업을 했고 그게 어찌 보면 저에게는 기회가 됐다. 만약 로펌이나 대기업에 들어갔다면 제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을 거다"라고 말했다.
더해 "억울한 사람들의 마음을 풀어줄 생각에 된 건 아니다"라며 "시험 볼 때는 합격만 하면 억울한 사람을 위해 일하겠다고 기도도 하지만 막상 합격하고 나면 그런 시절을 다 잊어버린다. 그래서 수원에서 일을 시작했고 제 운명을 바꾼 수원 노숙소녀 사건이 있었던 거다"라고 솔직하게 전했다.
그는 "수원 사건을 진행할 때 변호를 소극적으로 진행했다. 노력한 건 맞지만 민감한 부분은 건들지 않았다. 검찰 수사가 조작됐다는 강한 변론은 못했다. 그렇게 안 해도 얼마든지 무죄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첫 재심 변호 당시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안 하니 1심에서 유죄가 났다. 남의 인생을 갖고 장난을 쳤구나 싶었다"라며 태도를 바꾸게 된 배경이 됐다고 했다.
그는 경제 문제에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수임료를 받지 않는다는 그는 "재심이 해결되면 사람의 가치가 올라간다. 출연료나 강의료가 적지 않다"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전에는 직업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라며 "무모했다. 동전의 양면을 보지 못하고 일면만 보고 속없이 세상 물정 모르는 말을 했다고 생각했다"라며 강연에서의 본인이 한 말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박 변호사는 "자백강요도 있었고 잘못된 신고에 의해서 억울하게 내몰린 경우도 있었다"라며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는 사람이 나오게 된 배경을 말했다. 그는 "시대적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라며 "당시에는 DNA 검사도 없었고 CCTV도 없었다. 혈액형 감정도 사건 현장에서는 B형으로 나왔는데 이춘재는 O형이었다. 수사 기법도 오류가 있었는데 범인 잡기가 얼마나 어려웠겠나. 경찰 중에 자살, 과로사로 사망한 사람도 꽤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공권력의 문제라고 단편적으로만 말할 건 아니다. 사건의 양면을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선 변호사 시절 오원춘을 변호한 적 있다고도 해 놀라움을 샀다. 그는 거부는 할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는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었다며 "어떻게 이렇게 흉악한 범죄가 벌어지는지 궁금했다"라고 당시 변호를 맡은 이유를 말했다. MC들은 변호의 여지가 없는데 어떤 걸 변호하는 건지 물었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변호를 했다. 재판 과정에서의 변호는 아니었다"라며 오원춘이 처음 건넨 말을 떠올렸다. 그는 "`내가 조선족인데 뭔가 불리한 재판을 받은 가능성이 있냐`고 물었다. 그래서 `그건 미국인이 저지르던 한국인이건 사형 아니면 무기징역 형이 나올 형이다`라고 답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오원춘의 말을 듣고 황당했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차별을 얼마나 받아 왔으면 본인이 한 범죄에 중대함도 모르고 저런 생각을 했을까 싶었다. 차별에 대한 문제를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사건이 벌어진 장소가 인도 옆이다"라며 불법 주차 범죄 사각지대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아쉬운 건 피해자가 납치된 후에 안방으로 들어가 숨었다. 저항과 소음이 상당했을 거다. 그런데 어떤 신고도 없었다.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곳이었다. 이게 대한민국 사회의 현실이 아닌가. 누가 신고만 했다면 아쉬움이 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박 변호사는 "우리가 곤경을 당하고도 깨달음이 없으면 안 된다. 자극적으로 소비되고 만다. 해야 할 부분을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파산 변호사라는 수식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는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자존심이 상한다. 능력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다"라며 "어쩌다 이렇게 됐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열심히 했는데 이렇게 됐다. 사람들이 좋아해 주시면 더 그런 이미지 잘 지키면서 살아야겠다. 때로는 응원해주시는 게 울컥할 때가 있다"라며 감사한 마음을 보였다.
세 명의 자식이 있다는 그는 "어떤 직업을 갖든 간에 차별받지 않고 살면 좋겠고 그런 사회가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더해 "이미지에 대한 욕심 때문에 어떤 얘기를 들을까라는 불안감도 있다. 생각이 많이 흔들린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자신이 없다"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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