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POP=최현호 기자]“‘스물’은 참고서를 보고 만든 영화가 아닌 나만의 멍석을 깐 영화 같아요.”

전작 ‘힘을내요 병헌씨’에 이어 본격적인 장편 상업영화의 연출을 맡아 개봉을 기다리는 이병헌 감독의 말이다. 다른 영화들과 달리 오직 ‘웃음’ 하나에 집중한 이 감독만의 야심찬 발언이다. 그는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 세 대세 배우들을 내세운 코미디 영화 ‘스물’로 관객과 만난다.

이병헌 감독
이병헌 감독

오는 25일 개봉하는 ‘스물’은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누구도 사랑할 수 있는, 무한대의 가능성이 열리는 나이 스물을 맞이한 혈기 왕성한 세 친구의 유치하고 찬란한 사랑과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 감독은 ‘스물’에 대해 “스타일은 신경 안 썼다. 보통 이야기를 구상할 때 다른 영화 생각을 하고 차용하는데 ‘스물’은 그런 게 없었다”며 “영화적인 기술보다 놀자는 생각을 했다. 웃음을 주려고 했던 게 기술을 맞추면 나오지 않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병헌 감독은 다른 무엇보다 ‘스물’에서 ‘웃음’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모든 요소가 웃음을 향하고 있는 것.

“제가 원래 영화 시나리오를 쓰면서 바란 것은 ‘웃음’이에요. 웃음이 있어야 별 거 아닌 이야기라도 공감이 되고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할 때 집중되는 게 웃음이거든요. 시사회에서 4번은 봤는데 한두 명은 기절할 정도 웃으시더라고요. 그런 반응에 희열을 느끼죠.”

이병헌 감독
이병헌 감독

그렇다면 이병헌 감독이 꼽은 가장 웃기는 장면은 무엇일까. 해당 장면은 우여곡절 끝에 편집 당하지 않고 살아남게 됐다.

“경재(강하늘 분)와 진주(민효린 분)의 조개구이집 장면이다. 진주가 욕설을 하는 장면 전부터 웃는다. 삭제될 번했는데 투자사에서는 그 장면이 웃긴지 몰랐다. 어쩌면 피식 웃고 끝날 장면 같았다. 특히 진주와 경재의 관계에서도 중요한 장면이었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니 나도 그렇게 느껴졌다. 하지만 내 시나리오를 믿고 싶었고 삭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모니터 시사회에서 반응이 없으면 빼겠다고 약속했다. 결과는 제일 많이 웃고 터졌다. 모니터 시사회로 살아난 신이다.”

웃음도 웃음이지만 이 감독에게는 진지하면서 풋풋한 느낌을 주는 장면들도 욕심을 냈다. 하지만 삭제될 수밖에 없던 신도 있었다. 경재와 소민(정소민 분)의 장면, 베드신이다.

“경제와 소민의 베드신이 있었다. 술을 마시는 장면에서 베드신으로 넘어간다. 이어 다음날 아침으로 넘어간다. 이 장면은 술을 먹고 실수해서 친구끼리 이불속 킥을 날리는 게 아니라 깼을 때 경재가 안아주는 풋풋한 베드신이 있었다. 전형적이지만 저에게는 전형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전체 톤에서 베드신이 튄다고 하고 분량 등의 이유로 삭제했다.”

여러 가지 재기발랄한 장면들이 가득 찼지만 처음에는 러닝타임이 2시간 40분이었다. 이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삭제된 장면들이 많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병헌 감독
이병헌 감독

하지만 그가 이 작품을 하면서 즐거울 수 있었던 것은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 세배우의 역량 덕분이었다. 그는 오직 타이밍만 지시하면 됐다. 이는 이 감독이 타이밍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이들의 톤은 그대로 놔두고 오직 대사 속도만 지시한 것. 말을 주고받는 가운데 조금의 시간차를 두거나 바로 받아치는 타이밍이다. 세 배우의 톤이 좋았지만 그 리듬감만큼은 이 감독의 생각대로 밀고 나갔다. 이 역시 결국 ‘웃음’을 만들어내기 위한 방법이었다.

이 감독은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스물’을 두 번 봤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이 역시 ‘웃음’과 그 이면의 것을 찾아보게 하려는 당부다.

“관객들이 두 번 봤으면 좋겠어요. 처음 볼 때 웃느라고 웃음소리에 대사가 안 들리잖아요. 물론 조조로 보면 되겠지만 처음에는 이 영화로 웃으셨으면 해요. 두 번째는 코미디지만 은유 같은 것들이 들어있어요. 소소반점이나 양 갈래길 장면이요. 그런 신들 안에 있는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묘미일 거예요.”

사진=송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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